유키카, 『서울여자』, 에스티메이트, 2020.07

많은 이들은 유키카의 『서울여자』를 두고 ‘시티-팝 리바이벌 시대의 제대로 된 시티-팝 앨범’과 같은 수사를 붙이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I FEEL LOVE」는 브라스와 아날로그 신스가 잘 어우러진 팝 트랙이고, 「Yesterday」와 「안아줘」와 같은 트랙은 유키카가 K-Pop 아티스트로서의 잠재력 역시 갖고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는 지점들이며, 「발걸음」은 듣기 편한 R&B를 지향하는 트랙이다. 물론 우리가 과거 일본에서 유행했던 음악적 트렌드를 ‘시티-팝’이라는 단어로 뭉뚱그려 본다면 「서울여자」가 그것을 표방한 트랙임은 분명할 테지만, 그것과 결을 달리하는 미드-템포의 잼 「그늘」 같은 트랙도 있다. 그러니까 본작을 ‘시티-팝’이라는 단어 하나로 설명하려 드는 것은 조금 아쉬울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으레 팝 시장 내에서 특정한 캐릭터를 부여받은 아티스트가 기획된 앨범을 발매하는 것은 하나의 방법론과 같은 것이었다. 나는 유키카가 그러한 경우라고 생각한다. ‘꿈을 안고 바다를 건너와 한국의 서울에서 살아가는’ 사람으로서의 캐릭터를 부여받은 유키카의 이야기를 ESTi의 총괄 프로덕션 아래에서 전개하는, 그런 경우 말이다. 그렇다면 내가 이런 앨범을 감상하면서 눈여겨보아야 할 점은 무엇일까. 프로덕션 단계에서 트랙별로 기복이 있지는 않은지, 유키카가 갖는 캐릭터가 어떠한지, 또 유키카가 어떠한 장르를 잘 소화하고 그렇지 못한지, 그런 것들이 아닐까.

결론적으로 꽤 괜찮은 모양새다. 소리는 군더더기 없이 효과적이고, 유키카의 노래 또한 그러하며, 캐릭터는 매력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물론 본고를 쓰는 시점을 기준으로 유키카는 이미 본작을 발매한 회사와의 계약을 해지했고, 앞으로 다시금 이런 콘셉트 아래에서 자신의 음악 활동을 이어나갈 것인지는 미지수다. 다만 나는 본작에서의 퍼포먼스로 말미암아, 앞으로의 활동을 기대할 만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본작은 꽤 괜찮은 앨범일 터다. – XENI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