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Yves
SAAY, 『S:INEMA』, Universal Music Ltd., 2022.10
   

예전에도 그랬지만, SAAY의 두 번째 정규 앨범 『S:INEMA』에서 그녀는 R&B와 관련된, 가능한 모든 범위의 선율과 리듬, 혹은 전경 그 자체를 우리에게 내보인다. 가까운 시점으로는 Janelle Monáe와 SZA, 혹은 Corinne Bailey Rae와 Beyoncé가 있고, 먼 과거의 시점으로는 Prince와 Sade, 혹은 D’Angelo가 있다. 그런 앨범 내에서 SAAY는 교태롭거나 고혹적이거나, 때로는 리드미컬하거나 신명 나게 뛰놀기도 하는 등 도저히 하나의 앨범에 담겨 있다고 믿기 힘들 정도의 수많은 레퍼런스를 직접 체현한다. 국적을 막론하고 작금의 R&B 아티스트가 고전을 넘어 교양의 영역에 자리한 아티스트를 동경하고 그들의 유산을 다루는 앨범을 만든다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다만 감히 예상컨대 Frank Ocean도 질겁할 수준의 인물풍경화가 아로새겨진 『S:INEMA』가 한국 R&B 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형태의 앨범은 아닌 듯하다.

아닌 게 아니라 『S:INEMA』를 만들던 SAAY에게 영감이 되었을 법한 이들을 주욱 나열해보자면 그 길이는 아마 Solange의 『A Seat At The Table』 (2016)의 크레딧에 견줄 수 있을 만큼 길 테다. 「Sh*t Makerrrrrrrr」, 「Tint」와 같이 Kehlani와 SZA 등 현대 컨템포러리 R&B 씬을 그대로 복각해놓은 것과 다름 없는 트랙들부터, 「Summer In Love」, 「Caffeine!」과 같이 팝 어필이 돋보이는 트랙들과 밀레니엄 이전의 R&B에서 통용되던 후덥지근하고 매끄러운 음색과 습윤한 점성을 느낄 수 있는 「ALARM」이나 「Believe, Be Live」와 같은 트랙들까지. 그 뿐만이 아니다. 소싯적 Prince가 엿보이는 풍부한 록 사운드가 담긴 「ROCKY」나 후렴구의 아날로그 신스 리드가 기가 막힌 「Sweet As Hell」 등 다양한 색상의 콜라주와도 다름 없는 이것은 작금의 한국 R&B 씬에서 쉬이 마주할 수 있는 경험은 아니다.

나이가 토성의 공전 주기와 비슷해지면 누구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을 테지만 유독 SAAY는 마치 지금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는 것처럼 자신 있게 그녀의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물론 「Interstellar」와 「Talk 2 Me Nice」가 연달아서 등장한다는 사실에서 엿보이듯 썩 정돈된 구조의 서사는 아니다. 하지만 SAAY는 본인의 이야기를 카드 덱을 펼치듯 펼쳐놓고 우리가 가져가고 싶은 것만 양껏 가져가기를 종용한다. 개인의 우울, 연인과의 이별과 같은 감정적인 이야기부터 듣는 이의 열정을 고양시키거나 자신의 주체적인 면을 언급하는 태도까지 선택지는 꽤 다양한 편이다. 인생은 마치 한 편의 영화와도 같다는 상투적인 표현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청각적 몽타주와 미장센이 즐비한 『S:INEMA』는 SAAY가 연출한 영화와 다름 없다. – XENI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