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 리뷰> XG, 「LEFT RIGHT」, 『SHOOTING STAR』, XGALX, 2023.01.25 [written by. 만능초보] (Rating: Good)](https://www.tonplein.com/wp-content/uploads/2023/05/IMG_0064-1024x1024.png)
XG는 멤버 전원 일본 출신 혹은 일본계로 구성된 7인조 (K-)Pop 그룹이다. XGALX 프로젝트의 출자가 일본 대기업 AVEX에서 비롯된 점, 그리고 그룹에서 일본이라는 정체성을 소거하기 어려운 점 등을 미뤄 나는 그들의 음악을 ‘일본 음악’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그들이 한국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점, 아티스트 육성 프로그램 및 각종 프로모션 방식 등에 비추어 볼 때, 그들 주위를 집요하게 맴도는 ‘K-Pop 여부 논란’의 답은 ‘Yes’로 나온 듯 보인다. 따라서 나는 본곡 리뷰를 ‘국내’와 ‘해외’ 양쪽 카테고리에 모두 위치 시키기로 판단했다. 이러한 카테고리 구분에 대해서 사실 프로젝트 기획측부터가 어느 정도 거리를 두며 국적에 좌우되지 않는 ‘X-Pop’이라는 키워드를 밀고 있다. 하지만 K-Pop이 단순히 지역성에만 의거하는 장르가 아닌 점을 고려할 때, ‘K-’ (혹은 ‘J-’)를 소거하려는 전략적 의도에는 동조하기 어렵겠다.
물론 이 프로젝트가 ‘K-’라는 범위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 묻고 도발하는 측면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기 위해 제창한 ‘X’ 아니겠는가.) 다만 그렇기에 오히려 더더욱 그들이 K-Pop 스테레오타입을 체화하는 과정은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즉 — 일전에 K/DA가 그랬던 것처럼 — K-Pop은 그 지역적 특성에서 크게 해방되더라도 충분히 그에 걸맞게 모방 가능한지에 관해 질문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나는 “GALZ XYPHER” 영상으로 그들을 처음 접하고 크게 감탄한 것을 기억하는데, 이는 물론 랩 멤버 전원이 압도적인 실력으로 비트를 하이재킹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고급스럽게 치장한 비주얼, 가사에 한•영•일어를 섞는 이른바 글로벌적인 접근, 무엇보다 이 싸이퍼라는 콘텐츠와 이를 통해 실력파임을 입증하고자 하는 프로모션 자체가 모두 K-Pop의 방식을 해상도 높게 전유하기 때문이기도 했다. 소위 K-Pop 3세대 대두와 비슷한 시기 《쇼미더머니》 시리즈가 대대적으로 흥행하며 K-Pop과 힙합 사이에 질긴 인연을 맺게 된 걸 떠올려보면 더욱 연관성이 돋보인다.
본고에서 다루는 맥시 싱글의 타이틀 트랙 「SHOOTING STAR」 역시 강한 악센트로 찍어 누르는 듯한 파워풀한 힙합을 기반으로 삼는다. 다만 해당 트랙이 랩과 보컬 섹션을 직관적으로 구분하며 다소 평면적인 전개로 이끄는 반면, 얼터너티브 R&B에 기반을 둔 「LEFT RIGHT」는 유려하게 흐르는 듯한 매력을 뽐내며 힙합 혹은 악센트 강한 댄스 팝을 넘어서 K-Pop 스테레오타입을 더 넓은 범위로 수행해낼 수 있음을 나타내는데, 그 맵시가 상당하다. 멜로우한 신스에 트랩 리듬을 얹은 비트는 리드미컬한 랩 싱잉을 요구하는데, 미니멀한 프로덕션 가운데서도 각자 다른 방식으로 그루브를 타며 시종 즐거움을 놓치지 않는다. 멜로디는 “I want your body movin’ left right left right” 하고 직관적인 동작을 지시하며 중독성을 만드는 hook을 중심으로 유려하게 파도를 탄다. “the only direction I know” 하고 쭉 뻗는 고음부와 “sing it real low” 하고 피치를 급격히 낮추는 등의 연출은 소소한 재미 요소다. 또 기본적으로 힙합 리듬을 포기한 것도 아니기에 “XG we certified”라는 스웨그도 자연스럽게 융화하는 등, 보컬과 랩의 매력이 서로 큰 충돌 없이 한 물결을 이룬다.
「LEFT RIGHT」는 좋은 R&B 넘버이자 J-Pop 넘버일 수도 있다. 그러나 본곡을 더욱 특별히 다루게 되는 이유가 있다면 그것이 K-Pop을 모사하고자 한다는 점에 있다. 우리는 앞서 XG가 일본 음악으로 볼 수 있는 동시에 K-Pop으로 호명될 수 있는 근거를 살펴보았다. 이와 같은 사례는 XG 뿐만 아니다. 《PRODUCE 101 JAPAN》을 통해 데뷔한 JO1, JYP가 제작에 참여한 《Nizi Project》의 NiziU, 등등…. 새삼스럽지만 일본에서 K-Pop의 영향력은 상상 이상으로 강력하다. 일상 속에 자연스레 침투한 광경부터 업계 내에서도 주요한 레퍼런스 소재이자 경쟁 및 벤치마킹 대상인 점, 그리고 실제로 성공 사례가 등장한 로컬라이징 기획까지. 어느새 지역적/국가적 맥락을 초월해버린 K-Pop의 현재를 우리는 이들에게서 볼 수 있겠고, 교차/교란적 맥락이 지니는 의의에 준수한 곡으로 설득력을 부여하고자 하는 XG의 도전은 드디어 본격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