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온음
이랑, 『늑대가 나타났다』, 유어썸머, 2021.08
   

자고로 이랑은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아티스트였다. 목소리를 낸다는 것이 중의적인 표현임을 감안하더라도, 어떤 의미에서든 그는 자신이 가진 목소리를 명확하게 표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1집과 2집에서는 그러한 목소리의 방향이 스스로를 향하고 있었다. 물론 1집에서 2집으로 넘어가는 시간 동안 여러 사건이 있었을 것이고 그 영향 때문인지 가끔은 그의 시선이 본인의 경계를 넘어가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이랑의 목소리는 나와 나를 둘러싼 가까운 경계 안에서 퍼져 나갔다. 하지만 2021년 발매된 3집 『늑대가 나타났다』는 그의 시선이 본격적으로 넓은 공간으로 퍼져나갔다는 점에서 유효한 발자취로 남는다. 이랑은 인터뷰에서 “아티스트로서의 책임 의식, 프라이드를 반영했다”, “자기 노래를 가지고 어떤 시위나, 집회 혹은 행사에 나와서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인물들이 너무 부러웠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통해 짐작할 수 있는 것은 그가 단순히 음악을 통해 견지하는 시선을 내부에서 외부로, 개인 및 집단에서 사회로 돌렸을 뿐만 아니라, 그 음악을 사회 전반에서 울려퍼질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늑대가 나타났다』의 트랙 중 가장 주의깊게 살펴봐야 할 트랙은 「늑대가 나타났다」와 「환란의 세대」다. 두 트랙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연대를 보여주며 동시에 각자의 방식으로 모두가 함께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다. 특히 곡의 가사에서 그려지는 사회를 향한 시선은 아득한 먼 과거의 것과 현대의 모습을 담아내기도 하는데, 이렇게 앨범 내에서 교차하는 사회를 향한 목소리는 모두를 포용하고 연대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외의 트랙에서도 이랑 특유의 담담하게 내뱉는 일종의 사건 발화를 통해 우리가 개인, 집단을 넘어 사회라는 개념을 생각하게 만드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랑의 『늑대가 나타났다』는 단순히 한 아티스트가 커리어를 전개하며 음악적 시선을 확장해 나간다는 점뿐만 아니라, 그것이 시선을 넘어 일련의 연대의 매개체로서 작용하게 되는 현대 사회에서 집단이 연결되는 지점을 포착하기에 특별하다. -양소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