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자들마저 따뜻하게 만드는 둥실둥실한 소리의 운용, 그리고 ‘R&B스러운’ 보컬과 ‘힙합스러운’ 랩을 둘 다 수준급으로 펼치는 원슈타인의 퍼포먼스, 거기에 끈적이는 연애 이야기를 재치 있는 비유로 소화해낸 노랫말까지. 「적외선 카메라」는 이미 여러 다양한 요소들이 꽉 찬 육각형을 이루는 트랙이고, 그 자체로 이미 훌륭한 트랙이라고 말해질 수 있겠다.
그런데 원슈타인이 ‘쇼미더머니9’의 경연에서 제출한 「적외선 카메라」에는 두 가지의 특별함이 있다. 첫째로, 「적외선 카메라」는 나름 ‘힙합 경연’을 표방하는 쇼미더머니에서 드물게도 R&B의 문법을 구사하며 아슬아슬했던 장르의 경계를 무너뜨리고자 시도했다. 물론 「적외선 카메라」가 힙합이냐 R&B냐에는 어느 정도 논쟁의 여지가 있을 수 있겠다 ― 나는 원슈타인이 트랙을 이끌어가는 방식이나 그 가창에 있어서 그를 R&B로 평가한다. 하지만 적어도 그간 쇼미더머니에서 시도되어온 트랙들이 대부분 힙합의 영역에서 벗어나고자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적외선 카메라」는 특별한 트랙이 된다. 둘째로, 「적외선 카메라」는 팬데믹이라는 비상시국과 그를 상징하는 몇 가지 기제 중 하나라 할 수 있을 ‘적외선 카메라’를 연애 이야기로 치환한다 ― 팬데믹과 소재의 연관은 ‘쇼미더머니9’의 경연 무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다소 피상적이고 식상하게 사용되어온 대중음악 내에서의 팬데믹을 보다 구체적이고 참신하게 차용했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 이 두 가지 특별함은 (서술했듯) 모두 어느 정도의 혁신적임을 담보하는 셈이다. 연말결산 대상 기간 동안 제출된 트랙들 중 이 같은 성취를 이룩한 트랙은 많지 않았다. 그 점에서 나는 「적외선 카메라」가 ‘Track Of The Year’의 한 자리를 차지하기에 충분하다 본다. – coloringCY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