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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소녀, 「Butterfly」, BlockBerryCreative, 2019.02

본작에서 주목할 점은 이달의 소녀가 전하고자 하는 노랫말에 있다. “넌 마치 Fly like a butterfly / 날 멀리 데려갈 Wings”, “세계가 점점 작아져 가 / 데려가 줘 Way too far”. 두서없이 던진 이 문장은 그들의 영상과 만나며 제 역할을 수행한다. 필자가 지금까지 수많은 케이팝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충격을 받은 경험이 없진 않을 테지만, 「Butterfly」가 선사하는 충격은 다른 종류의 것이었다. 본작의 뮤직비디오에서 받은 첫 번째 충격은 뮤직비디오가 재생되는 4분 35초 동안 이달의 소녀 멤버가 출연한 분량과 비-멤버 인물이 출연한 분량이 엇비슷하다는 점이었다. 케이팝이라는 장르에서 뮤직비디오는 주로 안무와 멤버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에 의미를 두었다. 하지만 「Butterfly」의 뮤직비디오에는 간간이 안무를 추는 멤버가 등장할 뿐, 각 멤버의 매력을 뽐내는 장면은 일절 등장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달의 소녀 멤버가 등장하지 않는 절반가량의 시간에는 정체 모를 다국적의 여성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여성들은 도저히 뜻을 알 수 없는 몸짓을 한다. 

두 번째 충격은 여기서 피어난다. 그들의 몸짓에 집중하고 있노라면 멤버들의 안무가 재등장하는데, 어느새 이조차도 “안무”보다는 “몸짓”의 형태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모든 장면을 분석하지는 못했으나, 대략 가늠해보아도 멤버들이 안무를 하는 장면에서의 컷은 항상 3초를 넘어가지 않는다. 이런 방식으로 영상이 전개되다 보면 감상자는 그들이 추는 안무를 짜여진 춤이 아닌 한순간의 움직임, 혹은 몸짓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고 이는 앞서 나온 여성들의 몸짓과 연결되며 그 의미를 확실하게 만든다. 

여기서 노랫말에 대해 더 이야기를 해보자면, 앞서 말한 두 마디의 가사를 포함한 본작의 가사 대부분에는 ‘대상’이 명확하게 지목되지 않는다. 그저 알 수 없을 ‘너’일 뿐이다. 여기에서 ‘너’는 인간에 국한되지 않은 채 그 범위를 넓혀간다. 결국 청자는 이 곡의 대상을 특정할 수 없게 되고, 이는 매 순간 모습을 바꾸며 팬에게 ‘세계관의 통합’을 의미하기도,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사랑’, ‘우정’등의 다양한 감정을 선물하기도 한다. 필자의 머리속에는 다른 무엇보다도 ‘연대’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자리 잡았다. 노랫말로 다가온 이달의 소녀의 메세지는 영상으로 전환되며 알지 못하는 여성들의 몸짓을 이끌어내고 그들의 연결을 도왔다. 그리고 계속된 생각의 끝에 노랫말과 영상이 겹치며 이들이 결국 연결되어있다, 곧 이들의 연대가 이루어졌다는 생각으로 끝맺어졌다. 필자의 관점에서 이달의 소녀는 여성일지도, 혹은 인류일지도 모를 집단의 연대를 이끄는 선구자로 거듭났다. 이는 감히 필자의 케이팝 청취 역사상 가장 충격적이고 감탄스러운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장황하게 이야기를 늘어놓았지만, 필자의 의견은 결국 한 가지로 종합할 수 있다. 이달의 소녀는 스스로 장담했듯, 작은 날갯짓으로 거대한 허리케인을 만들었다. – 양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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