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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are the Night, 『아, 이 어지러움』, big.wav music, 2019.04

꿈속에서도 카메라를 챙기라 말하는 이들. We Are The Night의 본작, 『아, 이 어지러움』의 첫 트랙 「카메라를 챙겨」가 본작의 분위기를 잘 설명해주는 것만 같다. 분명한 드럼/하이햇 라인과 몽롱하게 흩날리는 전자음, 나른한 보컬이 마치 꿈속에 있는 것만 같다. 그러다 문득 카메라 플래시 소리가 들릴 때, 우리는 꿈속에서 카메라를 든 화자의 손을 맞잡을 수 있을 것이다. 「Bunker」에서의 둥실거리는 건반에 이어지는 왜곡된 보컬, 「SF」에서의 한껏 반짝거리는 신시사이저, 「악몽이라도」에서의 음산하고 축 처진 연주와 보컬, 그리고 차분하게 이어가는 랩 퍼포먼스, 「거짓말」에서 따스한 몽롱함 위로 객원 아티스트 Gogang과 지바노프가 무드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퍼포먼스를 이어가는 것에서도 그렇다. 본작이 끝날 때까지 우리는 We Are The Night이 펼쳐놓은 꿈에서 깰 일이 없다.

We Are The Night의 작사가 함병선은 본작의 노랫말을 쓰며 가족, 친구, 동료, 애인 등 자신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의 메시지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누구와 대화를 하던, 그 대화 속에 어떠한 이야기가 있던 그 속에는 언제나 함병선 자신이 있었다. 그래서 본작의 노랫말은 꿈결과 같이 불확실하고, 어느 면에서는 불안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희망적이기도 하다. 마지막 트랙 「운동회」와 같은 경우가 그렇다. 앨범 내에서 가장 분명하고 따뜻한 연주와 함께 과거 운동회의 기억을 떠올리며, 온기를 잃어버린 지금일지라도 거북이의 그림자를 찾는 모습은 우리에게 알 수 없는 위로를 준다. 사실 함병선이 풀어낸 자신의 이야기는,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할 것이다. 이렇게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 어지러움을 느끼는 것은 분명 그 혼자만이 아닐 테니까. – coloringCY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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