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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 『Eternity』, Afternoon Records, 2019.01

이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문의 문」이다. 건반에 목소리만 얹혀 나오다 베이스와 함께 드럼 브러쉬 소리가 들어오는데, 대개는 고즈넉한 느낌을 주는 브러쉬 마찰음이 유독 소란스럽게 들렸다. 드럼 브러싱이 꽤 소란스러운데 그게 또 노래의 차분한 분위기와 묘하게 어울린다.

차분하다는 것은 이 노래 특징일 뿐 아니라 이 EP의 특징이기도 하다. 구성이 단순하지는 않음에도, 앨범은 전체적으로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다. 다만 가라앉아 있되 음울한 느낌을 내지는 않는다. 첫 곡에서부터 유하는 몇 가지 요소들을 가지런히 모아 아늑한 분위기를 낸다. 그러니 이 앨범은 어떤 온기를 품고 가라앉아 있는 셈이다. 곧바로 심상을 그려내기는 어렵게 쓰였지만, 노랫말에도 그런 온기가 배어있다. 마지막 두 트랙이 다소 현학적으로 쓰이기는 했지만, 이 앨범의 노랫말은 이야기로 마음을 나눈다는 것과 있을 곳을 찾아 어딘가로 떠나간다는 것, 이 두 가지 주제에 중심을 맞추고 있다. 「마음속에」와 「나는」에서 그 주제들은 어떤 희망과 함께, 그러니까 마음을 넉넉히 주고받을 수 있는 곳으로 향한다는 희망과 함께 다뤄지는 듯 읽히는데, 앨범의 온기는 바로 그 희망에 스며든다. 많은 사람들이 따스하게 들을 수 있을 것이다. – 조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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