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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와 설빈, 『노래는 저 멀리』, Self Released, 2019.10

‘포크’라고 하면 흔히 떠올릴 수 있을 만한 것들을 고루 갖춘 앨범이다. (대체로) 통기타를 핵심으로 하는 악기 구성, 거세어지거나 화려해지거나 하지 않는 가창, 목가적이고 때로 민속적인 노랫말. 전반적으로 평온하고 담뿍한 분위기를 안고서, 이들은 조금은 지쳐있으며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그런 연정에 대해 노래한다. 그리고 이들은 노래에 대해 노래한다. 첫 곡에서 노래는 그저 하염없이 불리는 무엇이다. 그것은 외롭거나 서럽거나 그리운 마음에 비처럼 내리며, 덧없이 들리며 먼 곳에까지 그 무엇이다. 이들은 노래가 내려 닿을 여러 마음들을 하나씩 돌아본다. 어떤 때에는 용기가 없고, 어떤 때에는 불안해하고, 어떤 때에는 아무것도 알 수 없고, 어떤 때에는 소박하고 잔잔하다. 그리고 마지막 곡에서 노래는 먼 곳으로 사라졌다가 외롭거나 서럽거나 그리운 그 마음으로 돌아오는 무엇이다. 트랙 순서대로 들을 때 『노래는 저 멀리』는 노래에 대한 노랫말이 마음에 대한 노랫말들을 감싸는 앨범이다. 그리고 노래란 이런저런 마음들에 엉겨 붙어 함께 하는 것임을 관찰하여 기술하는 듯한 앨범이다.

모든 곡들이 똑같이 단조롭게 구성되지는 않았기에, 듣기에 재미있는 구석들도 많은 앨범이다. 가령 「동아줄」이나 「길고 긴 밤」은 베이스와 드럼이 다른 트랙들보다 더 도드라지게 들리는 노래들이고, 둘 다 뒷부분에서는 더 많은 소리들을 쌓으며 역동적인 진행을 들려주는 노래다. 「아리랑」과 「노래는 저 멀리」에 나오는, 어택이 느리고 리버브 잔향을 길게 끄는 기타는 앨범 안에서 사뭇 독특한 정서를 연출한다. 여러 목소리를 가지런히 겹쳐 놓는 「노래는 저 멀리」의 뒷부분은 이 앨범의 하이라이트일 것이다. – 조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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