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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여름, 『The Republic of Trees』, 붕가붕가레코드, 2019.02

첫 트랙 「Preface」에서부터 기존 생각의 여름의 작법과 다른 점들이 포착된다. 온전히 영어로만 쓰인 노랫말들이 첫 번째이고, 차분한 기타 연주의 뒤로 자리 잡은 채 몽글거리는 전자음들의 포착이 두 번째이다. 이어지는 트랙 「Looking Downward for Decades」에서는 나레이션의 뒤로 스산한 앰비언스가 뒤를 따르고, 또 이어지는 트랙 「Implanted in the Past」에서는 기타 연주가 등장하기는 하나 그보다 더 돌출되는 신시사이저와 전자음, 앰비언스에 주연의 자리를 내준다. 그 외에도 「From a Tree Perspective」에서의 후반부 전개나 「Love Me as Mosses Do」의 초반부에서 드러나는 lo-fi함과 같은 경우가 본작의 위치를 이전 생각의 여름의 작품들과 다른 위상에서 논의되게끔 구분 짓는다.

지난 2010년 서정민갑과 생각의 여름이 함께한 인터뷰를 떠올려본다. 그 인터뷰에서 생각의 여름은 “기타라는 악기를 가지고 어떤 방식으로 한국말이 어울리는 노래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생각의 여름의 행보가 그러한 스스로의 고민에 부합하는 과정이었다면, 본작에서의 생각의 여름은 ‘기타라는 악기’와 ‘한국말이 어울리는’ 두 가지 요소를 잠시 내려놓았다고 보아야할 것이다. 하지만 본작에서의 생각의 여름은, 그러한 내려놓음이 있었을지라도, 그가 서정민갑과의 인터뷰에서 이야기하던 ‘진정성’을 오롯이 가지고 있다. 나무의 시선으로 사람들을 바라보는 노랫말들은, 그만큼 진실한 울림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 coloringCY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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