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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I, 『Extraplex』, EARWIRE, 2019.07

음산한 노이즈와 불길한 보컬 샘플이 확장성을 띤 채 파고들어온다. 소리들이 파고들어갈수록 지하에 침잠해있던 것들이 형체를 분명히 하여 우리의 앞에 선다. 음산함과 불길함은 트랙이 전개될수록 더욱 침잠해 내려가지만, 그렇기에 그것은 숨어들어가는 것이 아닌 드러나는 것일지 모른다. 첫 트랙 「Into the Basement」는 그렇게 세워진다. 다음 트랙 「Malling with You」는 그렇게 드러난 음산함과 불길함을 더욱 분명히 한다. 신경질적으로 흩어지는 소리들의 파편이 일순간 사그라지고, 이번에는 우리 어디로 가?”라고 뇌까리는 음침한 목소리가 들어선다. Malling이라 함은 대형 복합 쇼핑몰에서 외식, 쇼핑, 여가활동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한 번에 해결하는 행동을 의미한다.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는 공간 위에서 화자는 스스로의 방향을 결정하지 못한 채 되묻는다. 그래서 「Malling with You」에서의 화자의 움직임은 지극히 공허하다. 그러한 공허함을 불편하고, 불쾌한 소리들이 대변하기도 한다.

「Malling with You」에서 화자가 스스로의 방향을 정할 수 없는 것만큼이나, 다양한 선택의 폭 위에서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게 하는 우리의 현실은 마치 「mígōng」(미궁)과 같다. 「mígōng」의 진행은 이전 트랙들과 비교하면 너무 달콤하고, 둥실거린다. “Why are you worried?”라고 지속적으로 묻는 목소리만큼이나, 「mígōng」은 우리의 그러한 현실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라도 되는 양 유혹한다. 하지만 그것은 곧 “완전한 허위”임을 다시 인식하게 되고, 화자는 미궁을 벗어날 출구를 탐닉하게 된다. 다음 트랙의 제목이 「Where is my Exit?」라는 물음인 것처럼 말이다. 그 트랙에서 화자는 “미친 사람들”에 대해 논하며 도시에서 벗어날 방도를 갈구한다. 하지만 트랙 내에서 “시작”이라는 단어가 무수히 반복되는 것처럼, 그러한 화자의 고뇌는 끝내는 끝날 일이 없다. 그것은 “미친 사람들”의 도시에서 출구를 찾는 우리 역시 그럴 것이다. – coloringCY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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