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here
Home > 히피는 집시였다, 「마저」
이미지에 대체텍스트 속성이 없습니다; 파일명은 불-scaled.jpg 입니다.
히피는 집시였다, 「마저」, goodtomeetyou, 2019.11

지난 2 년 동안 히피는 집시였다가 걸어온 길에 남긴 세 개의 발자국은 그들 스스로가 만들어낸 것이었다. 프로듀서 제이플로우(Jflow)와 보컬 셉(Sep)은 서로 뒤엉키기 보다는 자신이 해야할 일을 정확하게, 그리고 확실히 해내었다. 그렇기에 히피는 집시였다의 음악이 매 순간 특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음악으로 일구어낸 공을 온전히 이들에게 맡기기에는 아주 조금의 아쉬운 부분이 있다. 물론, 정말, 아주 작은 부분을 제외하고는 히피와 집시였다의 음악에 두 멤버가 빠질만한 곳은 없다. 하지만 그 아주 작디 작은 공간에는 지금까지 그들과 함께 발을 맞춰온 피처링진, 그리고 악기 실연자들과 엔지니어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본작을 말하기에 앞서, 「마저」의 모든 순간에는 히피와 집시였다의 역사를 함께한 주연급 조연 ‘김오키’가 함께 했다는 사실을 다시금 언급하고 싶다. 그의 색소폰은 항상 그래 왔듯 청자를 향해 수많은 메세지를 던진다. 그리고 색소폰의 소리는 옆에서 연주되는 악기들과 함께 본작의 모든 공간을 메워간다. 하지만, 본작에 참여한 악기들은 진부함을 피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를 채택했고, 여기에서 프로듀서 제이플로우의 역량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제이플로우가 담당한 악기들의사운드 메이킹은 악기의 기존 모습을 뒤틀어 독창적인 모습을 창조했고, 이는 어쩌면 이미 우리가 그들의 음악에서 경험해 봤을 법한, 혹은 그러지 못했거나 앞으로 경험해 볼 모습으로 청자에게 다온다. 또한, 이를 타고 오르는 셉(Sep)의 목소리는 조화로운 공존을 택하고 있으며, 그렇기에 본작에서의 모든 순간은 새롭고 특별한 시간으로 거듭난다.

모순적이다. 히피와 집시였다의 앞선 순간들이 담긴 「마저」에는 그들의 앞으로의 모습마저 함께 한다. 아주 초창기 『나무』와 『언어』의 모습부터 전작인 『빈손』의 모습까지 담겨있고, 본작이 수록된 『불』의 모습도 일정 부분 함께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것들이 쏟아져 들어왔음에도, 「마저」는 전혀 위태로워 보이지 않는다. 히피는 집시였다는, 언제나 그랬듯 옳은 판단을 내렸다. – 양소하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