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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피는 집시였다, 『불』, goodtomeetyou, 2019.11

본작은 히피는 집시였다의 네 번째 앨범이지만, 네 장의 앨범을 거치면서도 그들의 색깔은 흐려진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그들은 멈춰있지 않았다. 그들의 방향성을 확립한 첫 정규 앨범 『나무』를 시작으로, 두 번째 앨범 『언어』에서는 CIFIKA, 화지와 같은 아티스트들과 함께하며 그들이 세운 방향성을 확장시켰고, 세 번째 앨범 『빈손』에서는 앰비언스를 가미하는 등 그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방향을 개척하여 자신들의 앞으로 끌어온 바 있다. 그리고 앞선 앨범들보다 훨씬 긴 준비시간을 거쳐 탄생한 그들의 네 번째 앨범인 본작, 『불』은 그동안 히피는 집시였다가 걸어왔던 커리어의 집대성과 같다. 색깔은 유지되었지만, 그 속에서 많은 변화들이 포착되고, 그것은 그들의 커리어를 아우른다.

히피는 집시였다의 보컬 Sep의 장기와도 같았던 팔세토를 내려놓고 인상적인 가창을 보여주는 「젊음」, 보컬에 적당량의 왜곡을 주어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는 「파도」, 『빈손』에서의 그것과 같이 날카롭게 몰아치는 「상심」, 민요의 뱃노래에서 영감을 받은 노랫말로 민요풍의 독특한 무드를 완성한 「춤」과 같은 트랙들이 대표적인 변화들이다. 또한 짱유, Hoody, 우원재, 김오키 새턴발라드, JUSTHIS와 같은 아티스트들이 객원으로 참여하여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탰고, 다양한 변화들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앨범 전체적인 기조는 『나무』와 『언어』를 거치며 자리 잡힌 방향성을 긍정적으로 발전시킨 그대로 확고하다. 특히 김오키 새턴발라드가 세션으로 참여한 「마저」와 같은 경우, 짙은 색소폰 연주가 마치 『나무』에서의 「지네」나 『언어』에서의 「우리에겐」과 같은 트랙을 연상시키면서도 그것이 뒤에 자리 잡은 보글거리는 노이즈와 어우러지며 본작 최고의 감흥을 이끌어낸다. 결국 본작은 지금까지 히피는 집시였다가 우리에게 보여준 색깔들을 다채로이 보여주었고, 그렇기에 그들의 방향성이 가장 완성형에 가깝게 드러난 작품이라 해도 무방하다. 그들은 본작을 통해 우리의 기대를 다시 한 번 뛰어넘었다. – coloringCY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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