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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Sobrightttttttt』, Balming Tiger, 2019.10

탁한 물 위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는 소금의 모습이 본작의 앨범 커버에 있다. 그리고 그 그림이 곧 본작의 방향성을 대변한다. 소금과 같은 Balming Tiger 크루 소속의 프로듀서 wnjn이 총괄한 본작의 프로덕션은 탁한 물빛만큼이나 종잡기 힘들다. 첫 트랙 「Kill me」에서 왜곡 가득한 보컬 샘플과 기이하게 부풀어 오르는 신시사이저, 쉴 새 없이 울리는 하이햇이 음울한 분위기를 조성하다가도, 바로 다음 트랙 「Dance!」에서 그 분위기가 경쾌함과 산뜻함으로 돌연 바뀌어버리는 모습이 그렇다. 어느 순간에서는 신시사이저와 전자음을 중심으로 트랙을 이끌다가도, 또 다른 트랙에서는 가상 악기들이 최대한 배제된 채 드럼과 하이햇을 바탕으로 한 날 선 분위기가 들어서기도한다. 그 과정에서 네오-소울, 힙합, 얼터너티브-알앤비 등 여러 장르들의 소스들이 고개를 내밀며 본작을 다채롭게 꾸민다. 전체적으로 짧은 트랙의 러닝타임과 맞물려 그러한 변화들은 더욱 더 ‘급작스러운’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앨범 커버를 다시 살펴보자. 탁한 물 속에 무엇이 살고 있을지 우리가 알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우리는 소금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은 확실히 알 수 있다. 그렇게 다채롭게 변하는 프로덕션 위에서도 본작에서의 소금은 그에 휩쓸리거나 하지 않고 오히려 더욱 분명히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허스키한 음색과 분명하지 않은 발음이 돋보이는 소금의 보컬은 wnjn이 주조해낸 사운드 위에서 언제나 자신의 몫 그 이상을 해낸다. 「Dance!」에서의 캐치함, 「BadBadBad」에서의 끈적임, 「Take a waltz」에서의 그루비함이 그렇다. 또한 그녀의 노랫말은 간결한 어휘들로 솔직한 것처럼 글을 꾸며냄과 동시에 독특한 멜로디를 위해 영민하게 배열되어있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 상대와의 관계에서 끊임없이 ‘김칫국’을 마시는 상황을 재밌게 표현하면서 뛰어난 멜로디 메이킹을 선보인 「Kimchisoup」와 같은 트랙이 대표적이다. AOMG에 입단한 소금의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하게 만들기 충분할 정도로 빼어난 작품이다. – coloringCY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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