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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X, 『SECOND LANGUAGE』, BANA, 2019.02

이들의 첫 번째 『LANGUAGE』에 대해서는 올해까지 정말 많은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가장 주된 이유는 아마 그 앨범의 소리들이 그만큼 드문 것이었기 때문일 테다. 그 소리들은 비록 전무하게 새로운 것은 아니었을지언정 한국 힙합 씬 안에서는 확실히 드문 것이었다. 『LANGUAGE』를 발매함으로써, 이들은 그 파격성의 전례를 하나 더 늘린 셈이다. 그러므로 두 번째 ‘LANGUAGE’가 그와 같은 소리들을 낸다면 그것은 전작만큼 희소할 순 없을 것이고, 따라서 소리들의 새로움이라는 면에서 전작처럼 높은 평가를 받기는 힘들 것이다. 이 점을 고려한 것인지 『SECOND LANGUAGE』는 조금 더 힘을 빼고 시작한다. 「무뢰배」는 「18거 1517」과 비교할 때 조금 더 익숙한 (또는 덜 까다로운) 소리들을 들려준다. 이는 라틴 풍의 느슨한 퍼커션 리듬으로 이뤄진 「우린」의 인트로도 그렇다.

위와 같은 생각을 배경으로 할 때, 나는 김심야의 랩에 더 주목하게 된다. 「우린」부터 그렇다. 「우린」의 뒷부분에서 음절들의 간격과 강세를 절묘하게 조정하는 그의 랩은 그 어느 때보다 차지게 귀에 감긴다. 그리고 「우아」와 「Bougie」를 거쳐 김심야는 XXX의 또다른 고유성을 (다시) 구성한다. 연예인과 예술가들을 구분해서 대우하라는 식의 태도는 낡았다 할 만큼 오래된 태도다. 새로운 것은 이것이다. 스스로를 소위 연예인들과 구분해달라고 말한 바로 그 같은 곡에서, 김심야는 예술은 사실 별 의미가 없는 야부리라고 말한다. 스스로가 지키고자 했던 품위가, 돌아보니 야부리꾼의 품위라고 느껴질 때의 그 당혹감. 이 앨범에서 읽히는 건 단지 돈이나 방송 같은 것들과의 작위적인 대결만이 아니다. 예술이라는 거추장한 이름이 속 빈 강정임을 알아챘음에도, 여전히 그 이름을 통해서만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는 부조리다. 「수작」이나 「뭐 어쩔까 그럼」 같은 곡들에서부터 언뜻 보였던 그 당혹감은 이 앨범에서 더 적나라한 어휘들을 통해 분명해진다. 그것은 7번에서부터 9번 트랙에까지 일련의 불평들로 다시 재현된다.

분명 단점 없는 앨범은 아니다. 특히 뜬금없고 진부한 여성혐오로 채워진 「FAD」는 심각한 오점으로 느껴진다. 그럼에도 이 앨범을 지금 리스트에 올리는 것은, 『SECOND LANGUAGE』를 거치며 XXX가 씬 안에서 자신들의 고유한 영역을 더욱 강고하게 구축해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프랭크의 비트는 전작만큼 과감하지는 않더라도 결코 한국힙합 씬의 주류적 경향을 따르지는 않는다. 김심야의 가사와 랩 스타일 또한 그렇다. 이 앨범은 다시 한 번 이들을 씬의 가장 독특한 선수들로 만든다. 나는 그 점을 높이 산다. – 조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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