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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고주파, 『곡면』, Self-Released, 2019.09

동양고주파의 연주는 여러 면에서 매력적이다. 노트 수가 확 늘어나는 마디들에서도, 이들의 연주는 조급해지지 않는다. 동양고주파는 빠르게 들려야 할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을 분명하게 구분한다. 속도감을 조절하는 이들의 솜씨가 그처럼 훌륭한데, 가령 점점 빨라지며 숨 가쁜 절정부를 연출하는 「노니」의 뒷부분이 그렇다. 거기에 양금 음색으로 꾸며진 동양고주파의 록 연주는 더 화려하고 독특하다. 그 맑은 소리가 디스토션 걸린 베이스를 만났을 때, 양금의 현란함은 한층 더 돋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양금이지만, 주인공이 하나 뿐인 것은 아니다. 「그때와 지금」에서 그렇듯 현란한 태핑 리프로 베이스가 주목을 낚아채는 구간도 있으며, 「상자」의 40초에서부터 그렇듯 악기들의 리듬을 똑같이 하나로 맞추며 함께 박력을 더하는 구간도 더러 있다. 수시로 프레이즈를 바꾸어가며 지루할 틈을 내지 않는 이들의 유연한 연주는, 지리적으로도 다양한 특색들을 갖췄다. 장르적으로는 영미권에 속할 이들의 연주는, 악기의 선택과 연주가 연출하는 분위기에 있어서는 범-아시아적이다. 이만큼이나 화려한 소리들을 선명하게 들을 수 있게 해 준 믹싱도 탁월하다. 뭐 하나 빠지는 구석이 없는 앨범이다. – 조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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