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here
Home > Red Velvet (레드벨벳), 「짐살라빔 (Zimzalabim)」
Red Velvet, 「짐살라빔」, SM Ent., 2019.06

롤러코스터를 탔다고 상상해보자. 직원의 안내멘트와 함께 롤러코스터는 레일을 따라 움직이기 시작한다. 천천히 상승하던 롤러코스터는, 정상에서 잠시 멈춰선 뒤, 무서운 속도로 추락한다. 그렇게 탑승자의 시공간을 뒤틀어 달리던 기차는 끝에 도달해서야 속도를 늦추기 시작한다.뜬금 없이 롤러코스터 이야기를 한 이유는, 필자가 본작을 들으며 느낀 감상이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느낀 감상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짐살라빔 (Zimzalabim)」에서는 수많은 소리들이 등장해 주변을 둘러싸다가, 곧바로 사라지고, 계속해서 이와 같은 행위가 반복된다. 이는 우리가 롤러코스터에서 감상할 수 있는 소리와 닮아있다. 롤러코스터를 타 본 사람은 알겠지만, 롤러코스터가 올라갈 때는 많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레일과 바퀴가 부딪쳐 만드는 ‘쿠궁쿠궁’하는 소리부터, 앞뒤 승객이 긴장한 채 떠드는 대화 소리, 주변 놀이기구 탑승객들의 비명까지 다양한 소리들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은 채 명확하게 전해온다. 하지만 상승을 멈추고 하강하는 순간, 위치를 알 수 없는 비명소리와 이를 덮어버리는 거센 바람 소리만이 남을 뿐이다. 이처럼 본작에서는 시작과 함께 점점 많은 소리들이 등장하고 사라지며 뒤섞이다, 코러스에 들어서는 ‘짐살라빔’이란 단어를 되뇌는 말소리를 음산한 종소리와 무거운 베이스가 휘감을 뿐이다.

롤러코스터는 탑승자가 조종할 수 없는 놀이기구로, 이를 즐기는 최선의 방법은 오로지 몸을 맡기는 것뿐이다. 이와 비슷하게, 본작 역시 우리의 예상을 계속해서 빗나간 채 진행하고, 결국 우리를 무력하게 만들어 버린다. 그렇기에 본작을 즐기는 최선의 방법 역시 앞선 것과 비슷하게, 온전히 노래가 진행하는 방식에 집중하고 몸을 맡기는 것 뿐이 없다. 하지만 이렇게 소비자의 주체성을 억누르는 억압된 상황을 제공함에도, 계속해서 롤러코스터와 본작을 찾게 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재밌으니까. – 양소하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