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here
Home > 카코포니(cacophony), 『夢 (Dream)』
카코포니, 『夢』, Self-Released, 2019.11

겨울이 봄을 향해가듯 그대에게 돌아간다고 말하는 「귀환」, 카코포니는 이를 당연히 그래야만 하는 순리와 같이 서술하지만 그를 둘러싼 소리들은 당연하지 않게도 제법 웅장하고, 때로는 범람하는 시냇물 같기도, 때로는 날카로운 겨울바람 같기도 하다. 꽤나 따뜻한 분위기를 풍기는 「타히티」와 그러한 따뜻함이 북받치는 감정과잉으로 이어지는 「이 우주는 당신」은 「귀환」에서 이어지는 카코포니의 발자국들일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너무 높이 올라갔다. 높이 올라간 이상 추락할 때의 빠른 속도와 엄청난 고통은 그녀 자신이 감수해야만 할 것이다. 상대와 자신 사이 감정의 무게중심이 자신 쪽으로 쏠려있다는 것을 자각한 「X」에서부터 시작되는 그녀의 추락은 「Believe」에서의 자기분열과 「Tu me dis」에서의 공포, 부정을 거쳐 왜 날 사랑한다 말했어?”라고 외치는 「제발」에서의 상대에 대한 원망으로 구체화된다.

하지만 그러한 원망이 온전히 원망으로만 남을 수 없는 이유는, 상대에 대한 그녀의 감정이 아무리 흑화 된다 할지라도 그 밑바탕은 설명될 수 없고, 거역할 수도 없는 열렬한 사랑이기 때문이다. 「온 밤」에서 왜 내게 아픔을 주나요?”라는 서글픈 물음을 던지면서도 결국 그러한 물음들 역시 그녀의 온 밤을 채우는 것처럼 말이다. 「온 밤」에 이르러 한껏 차분해진 소리는 다시 잠에 들길 희망하는 「I am sorry」를 거쳐, 「Fate」에 이르러 뒤틀리는 전자음들로 인해 꿈으로 인도된다. 다음 트랙 「침묵의 노래」에서 그녀는 아팠던 기억들을 걸러내고 상대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만을 남기려 하지만, 도리어 걸러낸 아픔들은 마지막 트랙 「Parallel World」에서 미련으로 남아 그녀에게 또 다른 차원의 평행세계를 갈구하게 한다. 어쩌면 마지막 트랙이 인도한 세상 속에서도, 그녀는 결국 상대에게 돌아갈 지도 모른다. 겨울이 봄을 향해가듯

소리의 질감, 섬세한 노랫말, 감정적인 보컬 등을 통해 카코포니는, 본작에서 그녀의 사랑이란 과연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썼다. 사랑과 이별, 단절과 회상의 과정은 어쩌면 모두가 익히 겪었고, 겪고 있을 장면들이지만, 본작의 소리들, 본작의 장치들이 카코포니의 이야기를 모두가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그녀 자신만의 특별한 위치에 놓는다. 당신의 눈앞에 사랑하는 누군가가, 혹은 사라져가는 누군가가 있다면 더욱 와닿을 연애담이다. – coloringCYAN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