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들테크노전사들과 함께, 비장애인 중심의 음악을 이동시키자 : 한받씨와의 대화

by 조지환

노들장애인야학(이하 노들야학)에는 노들테크노전사들이라는 이름 아래 모인 장애인 음악가들이 계십니다. 장애인으로서 겪는 차별에 맞서기 위해 악기를 연주하고, 가사를 쓰고, 노래를 부르고, 곡을 만드는 노들야학의 학생들이십니다. 아마츄어증폭기, 또는 야마가타 트윅스터라는 이름으로도 활동하고 계신 한받씨께서는 지난 2019년부터 노들테크노전사들과 함께해오고 계십니다. 노들테크노전사들과 그들의 음악, 그리고 그들의 투쟁에 대한 이야기를 청해 듣기 위해, 지난 6월 한받씨를 만나뵈었습니다.

사실 음악하는 장애인들은 드물지 않습니다. 우리의 음악적 실천의 현장들 곳곳에는 결코 적지 않은 수의 장애인들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흔히 상상하는 음악적 실천은 대개는 오직 비장애인들의 실천입니다. 모범적이라고 생각되는 음악의 형태, 그 모범적 형태의 음악을 재현하기 위해 따라야하는 규범들, 그리고 이를 위해 설계된 훈련 방법들…. 이런 것들 모두가 비음악인의 실천들을 본으로 삼아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를테면 모두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또렷하게 가사를 발음해야 한다거나, 훌륭한 연주를 위해서는 두 팔과 열 손가락을 모두 자유자재로 다룰 줄 알아야 한다거나, 제 때에 무릎과 발목을 움직여 페달을 밟아야 한다고 하는 등의 것들이 표준적인 음악적 실천의 규범들로 생각되고 있지요. 어떤 종류의 장애들은 그런 일들을 불가능해 보일 정도로 어려운 일로 만들거나, 때로는 정말 불가능한 일로 만듭니다. 그 때문에 장애인이 음악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사람들은 으레 그것을 대단히 예외적이며 신기한 일로 여기곤 합니다. 우리는 음악에 대해 생각하며 비장애인들의 활동들만을 떠올리는 데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문제는 이것입니다. 우리는 이른바 ‘정상적인’ 음악에 대한 관념을 가지고 있으며, 그 관념은 음악적 실천에 대한 공공의 상상 속에서 장애인들의 자리를 제거합니다. 음악적 실천의 현장은 비장애인들만의 것으로 간주됩니다. 장애인들에 대한 차별과 배제는 그들을 음악적 장 외부로 내몰아냅니다. 이미 도처에서 장애인들이 각종 음악적 과정들에 참여하고 있음에도 말입니다.

노들테크노전사들은 지금 비장애인을 중심으로 조직된 음악을, 모두에게 열려있는 장소로 이동시키고 있습니다. 보이거나 들리리라고는 기대하지도 예상하지도 못했던 것들을 보여주고 들려주는 행동이 투쟁의 핵심이라고 한다면, 그들은 지금 음악에서의 비장애인 중심주의에 맞서 투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장애인을 향한 모든 차별에 저항하고 있습니다.

 
 

지환: 안녕하세요 한받씨. 우선 한받씨 소개를 부탁드려요.

 

한받: 저는 주로 야마가타 트윅스터라는 이름으로 음악을 해오고 있는 사람입니다. 2003년에 홍대 앞에서 데뷔했으니, 이제 20년 가까이 되어가네요. 현재는 자립음악가, 또는 민중엔터테이너, 이런 식으로 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지환: 민중엔터테이너라는 것은 무엇인가요?

 

한받: 민중과 함께하는 엔터테이너를 뜻해요. 민중을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민중의 흥을 돋우는 연예인이라는 의미로 쓰고 있어요.

 

지환: 오늘은 한받씨께 노들테크노전사들에 대해 여쭙고자 해요.

 

한받: 노들테크노전사들의 활동도 하나의 민중엔터테이닝이라고 생각되네요.

 

지환: 그렇겠네요. 우선, 노들음악대에 대해 여쭙고 싶어요. 노들테크노전사들이 있기 오래 전부터 이미 노들 음악대가 있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먼저 노들음악대에 관해 이야기해주시면 좋겠어요.

 

한받: 저는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한 2010년 즈음 노들야학의 교사분들과 학생분들께서 의기투합하여 시작하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 때는 함께 모여 「장애해방가」 같은 노래들을 부르셨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민중음악가 김호철1씨께서 노들음악대를 이끄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때 저도 [노들음악대의 공연을] 봤던 기억이 나요. 제가 야마가타 트윅스터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연대공연을 갔던 적이 있는데, 그 때 노들음악대도 공연을 했던 것 같네요.

그 이후 몇 년 전까지는, 지금 크리킨디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는 ‘페스테자’라는 그룹이 1년 정도 노들음악대의 음악 수업을 맡아서 했어요. 그러다 개인사정 등으로 페스테자분들이 그만두시면서, 3년 전부터 제가 들어오게 되었어요.

제가 전자음악을 하는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노들야학 학생들과 전자음악을 함께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제가 “노들테크노전사들”이라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지환: 노들테크노전사들을 줄여서 “NTS”라고 하시던데, NTS는 무슨 뚯일까요?

 

한받: 원래 생각했던 것은 노들테크노싱어송파이터Nodeul Techno Singer-Song-Fighter였어요. “싱어송라이터”라는 말이 있잖아요. 우리는 노래로 싸우는 사람들이니까, “싱어송파이터”로 바꾼 거죠. 근데 그게 좀 어려우신 분들은 노들테크노솔져Nodeul Techno Soldier라고 말씀하시기도 하시더라고요.

 

지환: 저는 처음에는 BTS를 염두에 두신 건가 했어요. (웃음.)

 

한받: 아 제가 약자를 만들어보니까 NTS가 나오더라고요. BTS를 염두에 두고 약자를 만든 것은 아니었는데 말예요. (웃음.)

 

지환: 그럼 이제 노들테크노전사들에 대해서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한받: 제가 2019년에 노들야학의 섭외를 받으면서,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제가 전자음악을 하니까, 테크노 스타일로 해보면 재밌겠다 싶었어요. 그렇게 하면서 노들테크노전사들이라는 이름으로 음악대 활동을 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을 드리니까 다들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첫 해에는 예전부터 노들음악대를 하셨던 분들께서도 같이 하셨고, 작년부터는 음악을 좋아하는 장애인분들이 새롭게 참여하시면서 현재까지 이르고 있어요. 그 중에서는 꾸준하게 열심히 노래를 하시려는 분들도 계셔요. 그렇게 고정적으로 노들테크노전사들에서 활동하고 계신 장애인분들이 열 분 안쪽으로 계십니다. 첫 해에는 약 스무 분 정도가 계셨는데. 제 생각에는 테크노 음악이 맘에 들지 않았던 분들도 계셨던 것 같네요. (웃음.)

 

지환: 김호철씨께서 계셨던 때에는 기존의 민중가요들을 주로 부르셨던 거죠?

 

한받: 그렇죠. 사실 [그 때나 지금이나] 기조는 이전과 비슷해요. 저도 테크노 음악을 하고 있긴 하지만, 투쟁의 메시지를 담은 음악을 하고 있으니까요. 다만 장르적으로 차이점들이 있죠. 그래도 또 전자음악을 오히려 좋아하시는 분들도 계셔요.

초기에는 다양한 악기들을 써보려고 했어요. 샘플링 패드를 쓴다거나, 턴테이블 스크래치 사운드도 넣어보려고 디제이 컨트롤러도 써봤고요. [함께하시는 분들께서] 그런 악기들을 신선하게 느끼셨어요. 투쟁 현장에서는 처음 듣는 소리기도 했으니까요. 초반에는 그렇게 다양한 시도들을 하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노래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든지 그런 악기들을 다시 도입해서 함께 할 생각은 있어요.

 

지환: 투쟁가들도 점차 장르적으로 다양해지는 모양새더라고요. 이를테면 케이팝이 민중가요가 된다거나하는 식으로요. 또 이전부터 힙합 민중가요도 있었고요.

 

한받: 예 그렇죠.

 

지환: 노들테크노전사들께서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한받: 저희들은 음악수업을 하기도 하니까, 노래를 함께 만들고, 함께 부르고, 연습하고, 또 투쟁 현장에 연대 공연을 나가는 식으로 활동하고 있죠.

 

지환: 한받씨께서는 어떤 역할을 맡고 계신가요?

 

한받: 저는 바람잡이라고 할까요. 지휘를 맡기도 하지만, 무대 앞에서 왔다갔다하면서 춤도 추는 식으로 바람잡이 역할을 해요. 함께 하는 노들테크노전사들과 관객들, 그리고 현장에 계신 분들 모두 흥이 나실 수 있게끔 하는 거죠.

 

지환: 어떤 노래를 연주하고 부르셨는지도 궁금해요. 아까 수업하시는 모습을 보니까 프로젝트 파일을 열어놓고 계셨는데, 어떤 노래들로 공연을 하시는 건가요?

 

한받: 대체로는 가사를 외우시기를 어려워하시고, 또 글자를 모르시는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기존의 트로트 노래들을 테크노 스타일로 편곡한 뒤, 개사해서 부릅니다. 장애인들이 경험하는 불합리한 부분들을 알리고 투쟁의 메시지로 전환시킬 수 있도록 가사를 개사해요.

 

지환: [트로트를 편곡하고 개사한다는 점에서] 야마가타 트윅스터의 「돈만 아는 저질」이랑 비슷하다고 보면 될까요?

 

한받: 예, 그렇다고 볼 수 있죠. 「아빠의 청춘」을 「노들의 투쟁」으로 바꾸고, 「님과 함께」의 “저 푸른 초원 위에”라는 구절은 “저 푸른 노들 위에”로 바꾸는 식으로, 기존의 트로트 노래들을 개사하여 우리 메시지를 전할 수 있도록 하면서 테크노 스타일로 편곡해서 부르는 거죠. 이게 한 가지 방식이고요, 다른 방식으로는 아예 새롭게 우리만의 노래를 만들기도 해요. 개사 및 편곡하거나, 아니면 새로이 작곡하거나. 이렇게 크게 두 가지 노래들이 있습니다.

지금 레퍼토리로는, 일곱 곡 정도를 언제든 투쟁 현장에 나가서 부를 수 있도록 연습하고 있습니다. 우선 맨 처음에는 「노들 Rock You」라는 노래가 있어요. 퀸의 「We Will Rock You」를 개사해서, 투쟁 현장에 우리가 왔다는 걸 알리는 인트로로 부르고 있어요. 그 다음에는 「아빠의 청춘」을 개사한 「노들의 투쟁」, 또 그 다음에는 노들야학 교가인 「불어라 노들바람」을 부릅니다. 그 다음에는 제가 야마가타 트윅스터로서 투쟁 현장에서 자주 부르는 「노발대발송」을, 노들테크노전사들과 함께 불러요. 또 탈시설 운동과 관련해서 최근에 만든 「탈시설 해방가」라는 노래가 있어요. 그 다음으로는 아까 이야기했듯 「님과 함께」를 개사한 「님과 함께 노들 함께」가 있어요. 가장 최근에 만든 노래로는, 서울 시장이 바뀌고 나서 만든 「오세훈 들어라」가 있습니다.2

 

지환: 굉장히 최근이네요. (웃음.)

 

한받: 그렇죠. 오세훈 시장이 역시나 또, 예상했던 대로 잘 못하니까요.3 (웃음.) 오세훈 시장에게 우리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만든 곡입니다. 여기까지가 현재 노들테크노전사들의 레퍼토리입니다.

 

지환: 노들야학이 학교니만큼 노들테크노전사들께서도 음악수업을 받으실 텐데요. 필요하다면 음악활동을 위한 훈련이나 연습도 진행하실 것 같고요. 수업이나 연습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여쭐 수 있을까요?

 

한받: 거의 반복 위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대부분 노래를 계속 함께 부르면서, 노래가 언제든 몸에 밀착될 수 있게끔 하고 있어요. 언제든지 공연에 나갈 수 있게끔 준비하는 거죠. 그 외에도 휠체어 댄스라고, 휠체어를 탄 상태에서 여러 가지 동작들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연습도 해보기도 하고요.

 
사진 출처: 노들장애인야학 홈페이지. (촬영: 비마이너 박승원 기자.)
 

지환: 노들테크노전사들에 관한 보도자료에서, 한받씨께서 생각하시는 노들 테크노 전사들의 수업 방향과 목표들이 있더라구요. 네 가지4가 있었는데, 모두 급진적인 정치적 활동을 목적하는 것으로 보였어요.

저는 올해 노동절 처음 노들테크노전사들의 공연을 보았어요. 장애인들이 노래를 부르고 연주하여 만들어낸 음악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기대하는 표준적 음악의 형태와는 조금 달랐어요. 저는 그 공연에서 듣고 보았던 음악이, 일반적으로 가정되는 ‘들음직한 음악’의 규격을 깨부순다는 점에서 급진적이라고 생각했어요. 노들테크노전사들의 노래와 춤은, 들음직한 음악이란 무엇인지를 배타적으로 선별하는 그런 규범들과 선입견들을 무효화시키고 있었어요. 바로 그런 점에서, 노들 테크노전사들의 공연에서는 제도권에서 교육받고 훈련받은 비장애인 연주자들이나 가수들의 공연에서보다 훨씬 강한 역량이 느껴졌습니다.

한받씨께서는 노들테크노전사들의 음악의 정치적 의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한받: 장애인 당사자가 자신의 목소리와 자신의 몸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거리에서 춤추고 즐기며 행복하게 알릴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상당히 급진적인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또 아까 이야기하신 것처럼, [노들테크노전사들의 음악은] 기존의 대중음악이나 우리가 익히 들어왔던 음악들과는 완전히 가치가 다른 음악, 오히려 기성 음악의 가치들을 전도시키는 음악이죠. 저는 여기 노들야학이나 전장연에서 그런 것들에 많이 영향을 받거든요. 기성의 가치를 전도시키는 새로운 가치, 우리가 지금까지 잊고 있었거나 잊기를 강요당해 왔던, 지워져야 했던 가치들. 그런 가치들을 새롭게 올리고 세울 수 있다는 점에서, [노들테크노전사들의 활동은] 정말 급진적인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노들테크노전사들의 모습을 보면서 전율을 느낄 때가 많고요.

 

지환: 기존의 가치를 거부하고 새로운 가치를 부상시킨다고 할 때, 한받씨께서는 그 가치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한받: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던 것들이 허상임을 알려줄 수 있는 그런 가치가 아닌가 생각해요. 단순하게 이야기하자면, 반자본주의적인 가치겠지요. 자본주의는 보다 원형적인 가치를 우리로부터 빼앗아가고, 그것을 오히려 부자연스럽고 부자유스런 상태에 놓아두잖아요. 장애인들이 [자신들의 힘을] 발현하는 모습을 볼 때, 우리는 그 잊어버린 가치를 다시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지환: 올해 노동절 전장연 집회에 갔을 때 들었던 발언이 기억나네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노동은  비장애인의 노동으로 규격화되어 있어서, 장애인들은 노동할 수조차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발언이었습니다. 한받씨께서 말씀해주신 것이 이런 문제들과도 연관이 있겠네요.

 

한받: 그렇죠. [그런 문제들과도] 연관이 있다고 생각해요.

 

지환: 저는 노들테크노전사들의 공연을 보면서 야마가타 트윅스터의 공연도 생각났어요. 제가 야마가타 트윅스터의 공연에서 굉장히 급진적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무엇이었냐면, 「돈만 아는 저질」 같은 경우는 한받씨께서 공연 도중 무대 밖으로 나가시잖아요? 흔히 공연이라고 한다면 무대 위에서만, 또는 무대 안에서만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한받씨께서는 무대 밖으로 나가셔서 [경찰이나 보안요원 등에 의해] 저지를 당하는 선까지 관객들을 이끌고 가시잖아요. 저는 바로 그 점이 해방적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노들테크노전사들의 공연 또한 무대와 관련된 규범들에 대해 타격력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사람들은 무대에 오를 주인공들에 대해서도 선별적으로 생각을 하잖아요? 누가 무대에 오를 수 있고, 누가 오를 수 없는지에 관해서요. 사람들은 무대를 비장애인들만의 것으로 여기는 데에 익숙해져 있는 듯 보여요. 노들테크노전사들의 음악은 그런 관념들에 도전한다는 점에서도 파격적일 수 있을 것 같네요.

 
사진 제공: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한명희 조직실장.
 

지환: 또, 음악을 함께 만들며 노래를 부른다는 것이 즐거운 일이잖아요. 음악활동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기쁨도 있고요. 노들테크노전사들께서 음악활동을 하시면서 가장 즐거웠던 때로 꼽으시는 때는 언제일까요?

 

한받: 방금 수업 시간에 여쭤봤는데요, 다들 현장에 가서 노래했던 것을 정말 즐거웠던 경험으로 이야기하시더라고요. 최근에, 올 2월인가 강원도 평창으로 장애인포럼에 공연을 하러 갔었는데, 비대면 행사여서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무대에서 함께 외부인들을 대상으로 노래를 했었어요. 그게 좋았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뿐 아니라 작년에는 옥천에도 영화제 관련해서 무대 행사를 갔었는데, 그 공연을 [즐거웠던 때로] 기억하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함께 연대 공연을 가는 것, 거기에서 많은 희열을 느끼시는 것 같아요.

 

지환: 그러면 혹시 수업 중에나 연습 중에 힘드셨던 때는 언제였을까요?

 

한받: 에너지가 소모가 있기는 있어요. 함께 노래를 부를 때, 제가 흥을 돋울 수 있게끔 많은 에너지를 쏟아서 하는 부분이 있는데, 제가 아무래도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가끔 체력적으로 힘든 때가 있어요. 또 수업 중에도, 한 시간 반 수업을 한다고 하면 한 시간 반 동안 노래를 해야 하니까, 그것도 힘들 때가 있어요.

또 초반에 여러 악기들을 써서 노이즈로 들릴 수도 있을 그런 새로운 사운드들을 써보려고 여러 시도들을 하다가 흐지부지 됐었는데, 그걸 어떻게 되살려볼 수 있을까하는 고민들도 있습니다. 그런 부분들이, 아까 말씀드렸던 가치의 해방과도 확실히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런 소리들을 내는 것은] 기존 악기들의 연주와는 또 다른 형식의 연주잖아요. 새로운 소리들, 소음이라고도 할 수 있을 그런 소리들을, 어떻게 하면 노들테크노전사들과 함께 만들어갈 수 있을까하는 점이 고민입니다.

 

지환: 한받씨께서 노들테크노전사들과 함께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때를 꼽으신다고 하면 그건 언제일까요?

 

한받: 우선 첫 번째 공연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아있는 것 같아요. 저희 첫 공연이, 제가 기억하기로는 4월 20일이었어요. 그 날을 장애인의 날이라고들 하지만 저희는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이라고 불러요. 저희에게는 투쟁의 날이죠. 그 날 마로니에 공원에서 노들테크노전사들이 첫 공연을 했었거든요.

 

지환: 그 때가 2019년이었나요?

 

한받: 예. 2019년 4월 20일이었어요. 그 날이 첫 공연이었으니까 저도 긴장을 많이 했어요. 그 때는 한 스무 분 가까이 참여하셨어요. 그 때는 턴테이블 스크래치 소리도 막 들리고……. 장애인들의 목소리로 흥겹게 투쟁의 노래를 함께한다는 것, 그걸 [노들테크노전사들로서는] 처음으로 실천해냈던 날이었어요. 정말 잊을 수 없는 [공연입니다.]

 

지환: 앞으로 노들테크노전사들은 어떻게 활동을 해 나가게 될까요? 또 혹시 포부 같은 것이 있으시다면 들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한받: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우리가 강요받아왔던 그런 가치가 아니라, 우리가 잊고 있었던, 지워져야 했던 그 가치를, 노들테크노전사들의 활동을 통해 다시 되살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 억압이나, 이 사회의 불합리한 부분들, 모순들을 노들테크노전사들의 활동을 통해서 까발리고, 억압 속에서 숨죽이고 있는 민중들과 소수자들이 노들테크노전사들을 보면서 다시 일어나 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지환: 노들테크노전사들의 음악은 단지 사회적 차별에 대한 폭로 뿐 아니라, 소수자들에 대한 격려까지 목적하고 있다고 정리할 수 있겠네요.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1. 「잘린 손가락」, 「깃발가」, 「꽃다지」, 「파업가」 등 여러 곡의 민중가요들을 작곡한 것으로 잘 알려진 민중음악가. 그가 쓴 노래들 중 「단결투쟁가」 등은 오늘날까지도 여러 노동 집회에서 가장 자주 불리는 민중가요들이다. 본문에서 언급된 「장애해방가」 또한 그가 작곡하였다. 김호철은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장애인 이동권 투쟁을 위하여 「이동권연대투쟁가」를 쓰기도 하였다. 
  2. 이 영상에서 노들테크노전사들의 공연을 볼 수 있다. 「노들 Rock You」, 「노들의 투쟁」, 「불어라 노들바람」, 「노발대발송」의 실황이 녹화되어 있다.
  3. 오세훈 서울시장은 선거운동 당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농성단의 정책요구안을 들고 사진까지 촬영하고서는, 읽지도 않은 정책요구안을 다시 농성단에게 돌려주며 장애인 정책에 무관심한 모습을 보였다.
  4. 1.장애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가사를 쓰자. 2.장애인의 이야기를 자신의 목소리로 노래하자. 3.장애인 자신이 직접 악기를 선택, 연주해 보자. 4.장애인 차별철폐 투쟁의 선봉에 서서 노래하자. 야마가타 트윅스터의 글 「바야흐로 대세는 BTS가 아니라 NTS다! – 노들테크노전사들과 함께한 일년을 돌아보며」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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