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아카이브 – 상상으로서의 비평


6월 중

서면 인터뷰 (번역 도움: 조지환, XENITH)

안녕하세요, 선생님. 먼저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It’s an honor to me that I’m having an interview with you. At first, please introduce yourself briefly to our readers.

저는 미술사가이자 비평가인 클레어 비숍입니다. 영국에서 태어나 2008년부터 뉴욕에서 살기 시작했고, 현대 미술, 공연, 전시, 특히나 미술과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저는 항상 명료하며 이해하기 쉬운, 그러나 아주 효과적인 문체로 글을 쓰고자 합니다.

I’m an art historian and critic who grew up in Britain but have been living in New York since 2008. I write on contemporary art, performance, and exhibitions, with a particular interest in art and politics. I try and write in a clear and accessible but punchy style.

선생님께서는 주로 미술사에 대한 연구 및 강의를 진행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술사에 대한 특별한 애정이나 공부에 대한 계기는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I know that you are mainly conducting research and lectures on art history. How did you start your special love and study for art history?

웨일스의 시골에 있던 고등학교를 다니며 중세 건축을 가르치는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덕분에 제가 살던 지역의 성과 교회가 가지는 건축적 특징을 알 수 있었고, 또 전국을 여행하며 그런 것을 살펴보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어요. 이후, 대학교에 진학하며 현대 미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1500년대부터 1900년대 사이의 것들에는 제게 그다지 흥미롭지 않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어요. 하지만 그때 받은 동기부여들로 인해, 지금까지도 시각적 경험을 언어로 옮기는 것을 도전하고 있습니다.

At high school (in rural Wales) I had a teacher who taught medieval architecture. I loved being able to identify the architectural features of castles and churches in the region, and whenever I travelled around the country. It was only later, at university, that I got interested in modern and contemporary art—and realized that the stuff in between (say 1500 to 1900) didn’t interest me so much. But what motivated me then, and still does, is the challenge of translating a visual experience into language.

선생님이 미술사를 공부하고 연구하시며, 현재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혹은 가장 재미있게 생각하는 부분은 어떤 것인가요?

What do you find most important or interesting to study and research art history currently?

솔직하게 말해, 현대 예술계의 99%는 지루하고 부패해 있기 때문에 주목할 만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들어 가장 흥미로운 것은 (적어도 미국 내에서는) COVID-19 팬데믹 이후에 발생한 미술관과 그 관련 활동입니다. 그러나 예술계와 예술사는 다르죠… 연구와 집필에 관련해서는, 1970년대에 이른바 ‘새로운 미술사’라고 불렸던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 정신분석, 탈식민주의론의 도입과 함께 일어난 현상에 대해 규율을 다시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저는 다른 장르나 접근법과의 교차를 통해 미술사가 뒤흔들리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사이디야 하트먼이 ‘비판적 조작’을 통해 문학을 역사로 가져오는 방식은 저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는데, 그녀의 저작 “Wayward Lives”는 그러한 접근이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To be honest, I find the contemporary art world 99% boring and corrupt and not worth paying attention to. The most interesting thing right now (at least in the US) is the activism around museums that has sprung up in the wake of the covid-19 pandemic. But the art world is not art history, of course… In terms of research and writing, I think the time has come for a major overhaul of the discipline along the lines of what took place in the 1970s with the so-called “new art history” (the introduction of Marxism, feminism, psychoanalysis and postcolonial theory). I’d love to see art history shaken up through cross-pollination with other genres and approaches. One that inspires me is Saidiya Hartman’s “critical fabulation,” which brings literature into history; her book Wayward Lives (2019) provides one possible model for this approach.

미술사라는 것을 조망함에 있어서는 개인의 비평적 시선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선생님이 미술사를 연구하고 가르침에 있어서 가지고 계신 비평적 관점은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It seems that an individual’s critical gaze must always accompany the view of art history. So, what is your critical point of view in the processing of studying and teaching art history?

저는 항상 미술사는 비평에 의해 뒷받침되고, 또 그 역의 경우로 존재하기도 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제가 2012년에 작성한 ‘참여 미술의 역사’라는 책은 현대 미술의 장르에 대한 비평적 욕구 불만에서 나온 글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의 저는 그것뿐만 아니라 다른 이슈들 역시 해결되어야 할 것임을 더욱 잘 알고 있습니다. 가령 무엇이 정전에서 빠져나왔고, 왜 그랬는지와 같은 것을요. 예술가들은 우리가 ‘예술 작품’이라고 부르는 해결된 시각적 물체의 틀을 벗어나고자 많은 일을 벌이고 있습니다.

I’ve always thought that art history needs to be underpinned by criticism and vice versa. The history of participatory art that I wrote in 2012 (Artificial Hells) came out of a critical frustration with that genre of contemporary art. Ten years later I’m much more aware that other issues need to come into play too. What has eluded the canon and why? Artists do a lot of things that exceed the framework of resolved visual objects that we call “works of art.”

다양한 관점들 가운데에서, 선생님이 그러한 관점을 택한 이유가 있나요?

Why did you choose such a perspective among the various critical perspectives?

저는 항상 제 고유의 관점이나 방식을 떠올리는 게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그래도 얘기해보자면, 그것은 제가 무언가를 쓰는 과정을 통해 어딘가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저는 때때로 제가 쓰고 싶지 않은 방법에 대해 더욱 분명히 알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I find it really hard to think about my own method or perspective; it’s something I arrive at through the process of writing. I’m usually clearer about how I don’t want to write.

선생님께서는 기본적으로 미술사를 중심으로 하고 계시지만, 그 외에도 비평, 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연구 및 글쓰기를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한 다양한 분야의 작업들이 서로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혹은 어떻게 다양한 작업들이 맞물려서 돌아가는지 얘기해 주실 수 있나요?

You are basically focused on art history, but I know that you are also studying and writing in various fields such as criticism and philosophy. Can you tell me how the work in these different disciplines affects each other, or how the various works interplay with each other?

제가 하는 일이 미술사와 비평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분명 정치철학, 정신분석, 문화연구의 비평적 도구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확실하게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간학문적 맥락을 이야기할 때, 저는 종종 제가 완전히 표류하고 있다고 느끼고는 합니다. 제 생각에는, 저는 ‘비평을 위한 도구들을’ 다른 분과들에서 빌려오고 있지만, 제 스스로가 그 분과들에 기여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제 작업의 비평적 효과들은 분명 국지적인 것으로 남을 것입니다. 예술사, 예술적 실천, 그리고 퍼포먼스 등과 관련해서 말입니다.

I do think of what I do as art history and criticism, but I draw on critical tools from political philosophy, psychoanalysis, and cultural studies. I’m not sure they interplay with each other too well; when I speak in interdisciplinary contexts I often feel completely adrift. I think it’s because I borrow from those other disciplines, but don’t see myself contributing to them. The critical impact of what I do definitely remains local—within art history, artistic practice, and performance.

선생님의 [디지털 격차 : 동시대 미술과 뉴미디어]라는 글에서 시각 예술의 노후화로 끝을 맺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추가적으로, 선생님이 생각하시기에 현재의 새롭게 발전하는 기술과 문화들이 어떤 방식으로 동시대의 미술과 미술사의 연구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I was impressed by your article “Digital Divide: Contemporary Art and New Media” which connects the tip of the aging of visual arts. Moreover, how do you think the emerging technologies and cultures of today will influence the study of contemporary art and art history?

새로운 기술은 이미 미술사적 방식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소셜미디어는 그것이 예술에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 이미지를 찾아내고 추적하는 일이 유례없이 간편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또한 그것은 디지털 미술사나 문화 분석같이 빅데이터를 다루는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저는 그것에 회의적이지만요. 이런 방식들은 거대한 이미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분석하지만, 예술 작품을 하나의 데이터로 축소하고 데이터 모델링과 시각화라는 틀로 그것을 대하는 방식을 제한합니다. 그리고 기술이 어떻게 예술을 지도하게 될 것이냐에 관한 연구들이 다루는 질문들은, 제가 보기엔 다소 따분하고 반-이론적인 경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New technologies are already influencing art historical methods. Social media, for example, has made it easier than ever to find and track images online, as well as the affects that accompany this art. It’s also led to new methods for dealing with big data, like Digital Art History and Cultural Analytics (of which I remain sceptical). These methods construct and analyze enormous image databases, but reduce the work of art to data, and restrict analysis to data modelling/visualization. And the steering research questions tend to be (in my view) somewhat banal and anti-theoretical.

선생님이 비평 작업을 하시면서 가지고 계신 관점이 있으신가요? 혹은 ‘이것만은 지켜야겠다’라고 하는 주안점이 있으신가요? 혹은, 선생님께서 비평 작업을 하시면서 중심적으로 다루고자 하는 주제나 요소들이 있을까요?

Do you have a certain point of view on work of critique? In other words, is there any main point that you are trying to emphasize or comply with? Or, considering your work of critique, what subject or element do you focus on?

비평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이 사고의 유일한 방법은 아닙니다. 저는 비평뿐만 아니라 시적, 퍼포먼스적, 완곡한 접근법 역시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설령 나 자신이 그것들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지 않더라도 말입니다. 저에게 목표가 있다면, 제 글을 명확하고, 재미있고, 창의적으로 쓰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아이디어를 읽는 것은 벌칙이 아니라 재미있어야 하는 일이니까요.

Critique is important, but it’s not the only way of undertaking thought. I also appreciate more poetic, performative, and oblique approaches, even though I am not very accomplished at them myself. If I have a goal, it’s to try and keep my writing clear and interesting and original. Reading ideas should be enjoyable, not punishing.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개념적인 의미가 아닌 개인적인 의미에서의 비평이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To you, not in a conceptual sense, but in a personal one, what is the critique?

예전에 저는 비평을 세계에 대한 저항이자 그것을 분명하고 명확하게 서술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보다 나은 세상을 상상하기 위해 당신의 지식과 상상력을 동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I used to think that it was about speaking up and articulating resistance to the world. Now I think it’s about using your knowledge and imagination to envisage a better world.

선생님에게 미술사라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Then, what is the history of art to you?

대부분의 인문학 분야와 똑같은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현재를 더 잘 이해하고 미래를 개선하기 위해 (멀거나 가까운) 과거를 바라보는 일이며, 이 세계의 인간성을 증대시키는 일이지요.

I would say it’s the same as most disciplines in the humanities: looking at the (distant or recent) past to better understand the present and improve the future; increasing the amount of humanity in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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