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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진아, 『우리의 방식』

   

전작 『나의 모양』에서도 5곡의 자작곡을 선보였던 권진아이지만, 그녀는 이번 EP 『우리의 방식』에서는 전곡을 작사/작곡하며 그녀의 싱어송라이터적인 역량을 한껏 선보이고자 했다. 그럼에도 전반적인 방향성은 변하지 않았다. 그녀는 여전히 꿋꿋하게 그녀가 가장 잘하는 발라드를 주된 무기로 삼는다. 대신 일부 트랙에서 드러나는 권진아표 발라드를 벗어나려는 모습은 몰입감을 끝까지 유지시키려는 그녀의 시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첫 트랙 「우리의 방식」에서는 다급한 듯이 울리는 피아노 소리가 록 사운드에 합류할 때의 쾌감이 흡족하고, 「You already have」에서는 차분한 어쿠스틱 기타 소리가 건반 중심의 앨범 진행에서 탈피하며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어른처럼」 같은 경우 죠지와의 듀엣으로 또한 기존의 권진아를 사랑하던 팬들에게 새로운 감흥을 던져주는 트랙일 것이다. 「잘 가」와 「여행가」의 경우 우리가 권진아의 발라드를 떠올릴 때, 그 이전에 잘 다듬어진 발라드 트랙을 떠올릴 때 느낄 수 있는 소리들로 구성되어있다. 그렇기에 해당 트랙들이 불러일으키는 감흥은 무난함 그 이상을 바라보지 못한다. 『나의 모양』에서 「그냥 사랑할래」와 같이 권진아가 작사/작곡했으면서도 보다 색다른 매력을 선보이던 트랙이 있었다는 사실은 본작에 대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권진아의 탁월함은 그녀의 작사와 가창의 역량에도 있을 것이다. 「우리의 방식」 같은 경우 그녀가 해당 트랙에 자신이 꿈꾸는 자유를 담고 싶어 했다는 소개글과 같이 세상으로부터의 자유로움을 소망하는 노랫말이 적혔다. 그녀는 때로는 세상의 테두리 안에 갇혀 지내 잊고 있던 사랑하는 수많은 방식들을 알잖아와 같이 직설적으로 말하고, 때로는 불안하게 아름답게 헝클어지자와 같이 돌려 말하며 그녀의 자유를 외친다. 후자의 경우 숨소리를 강조하는 가창으로 인해 더욱 노랫말의 빛이 발한다. 이외에도 괜히 꽃잎을 만지작거린다는 「꽃말」이나, 널 싫어해 널 미워해 널 좋아해라고 말하며 짝사랑의 복잡한 감정을 직접 말하는 「You already have」와 같은 트랙들이 권진아의 세심한 작사가 담긴 트랙들일 것이다. 우리가 익숙한 발라드 음악을 들을 때 가창과 노랫말에 보다 집중하게 된다고 한다면, 권진아의 훌륭한 가창과 세심한 노랫말은 발라드를 구사하는 그녀에게 있어 아주 큰 강점이 되는 요소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이러저러한 이유로 우리는 그녀가 만든 이번 작품 역시 괜찮은 권진아표 발라드 음반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흔들림이 없는 그녀의 모습은 전체적으로 ― 특히 우리가 보아왔던 그녀의 발라드를 담은 트랙들에서 ― 새로운 감흥, 일정 수준 이상의 감흥을 전달해주지는 않더라도, 또 「우리의 방식」 같은 트랙은 그녀가 그녀의 색에서 정체되지 않고자 하는 바람이라고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한 마디로 우리는 그녀에게서 자신이 가장 잘하는 방식의 음악을 구사하면서도, 또한 그 방식으로부터 탈피하고자 하는 욕심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기존의 색은 더욱 단단하게, 그러면서도 또한 새롭게 꾸며낼 그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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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듣고,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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