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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예린, 『tellusboutyourself Remixes』

   

백예린의 본작, 『tellusboutyourself Remixes』에 대해 논하기 위해 나는 그것이 기반으로 두고 있는 작품 『tellusboutyourself』에 대해 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이에 대해서는 양소하가 먼저 자신의 견해를 개진한 바 있기에 나는 그의 논의를 바탕으로 하여 『tellusboutyourself』에 대해 살필 것이다. 내가 그의 논의에서 동의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면 그것은 백예린이 앨범에서 선보이는 소리의 운용이 보다 다채로워졌다는 데에 있다(“『tellusboutyourself』에서 엿볼 수 있는 가장 큰 변화는 무엇보다도 프로듀싱에 관련할 것이다. … 다양한 스타일의 사운드 프로그래밍의 활용으로 때로는 모던 록을, 때로는 고전적인 알앤비와 팝 발라드의 느낌을 선사하거나 혹은 완전히 일렉트로닉적인 사운드를 차용하는 경우도 찾아볼 수 있었다. 그렇게 보다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품고 있는 …”). 반대로 내가 그의 논의에서 거절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면 그것은 백예린의 목소리와 노랫말에 대한 부분일 것이다(“이렇듯 『tellusboutyourself』에서는 보다 다채로운 백예린의 목소리를 감상할 수 있다는 데에서 그의 성장을 엿볼 수 있다. … 『tellusboutyourself』의 다채로움은 백예린의 목소리와 프로듀싱적 측면뿐만 아니라, 그가 써 내려간 노랫말에서 역시 찾을 수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그가 ‘보다 다채로운’, ‘성장’이라는 어휘를 사용한 것이 『tellusboutyourself』의 전작 『Every letter I sent you.』와의 비교우위를 강조하기 위함이었다면, 나는 반대로 『tellusboutyourself』가 그 전작에 비해 목소리와 노랫말의 다각적 활용이 더욱 빛이 났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하고 싶지는 않다.

『tellusboutyourself』에 대한 논의는 여기서 줄인다. 지금 중요한 것은 백예린의 음악적 열정이 『tellusboutyourself』가 발매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것에 대한 리믹스 앨범인 본작을 탄생시켰다는 점이다. 김한주, FRNK, 윤석철, 구름, glowingdog, 키라라라는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여섯 아티스트들이 모였고, 그들은 『tellusboutyourself』에서 한 트랙씩을 골라 리믹스했다. 대중음악에서 좋은 리믹스 작품이란 무엇인가를 물을 때 그것은 원곡을 바탕으로 둔 채 그를 완전히 소실시키지 않고, 그러면서도 리믹스에 참여한 아티스트의 개성이 오롯이 묻어나오는 작품일 것이다. 달리 말하면 좋은 리믹스 작품에서는 원곡의 지향과 리믹스를 수행한 아티스트의 지향이 각기 자율적인 것이라, 한 면에서는 원곡과 전혀 다르게 들리되 또 다른 면에서는 원곡으로 정향하게 될 것이기에, 바로 그러한 다각적 감상의 가능성이 색다른 감흥을 불러일으키게 되리라는 것이다. 그에 적합한 예시를 하나 들자면 나는 「Kyo181 (HWI Remix)」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 트랙은 「Kyo181 (HWI Remix)」가 원곡으로 두고 있는 「Kyo181」을 적절하게 연상시키면서도 HWI가 뽐내고자 했던 전자음, 신시사이저의 질감이 잘 드러나 우리에게 해당 트랙을 다각적으로 읽을 수 있게 하였다.

그러면 이제 「Lovegame (Kimhanjoo Remix)」부터 보자. 그것이 원곡으로 삼는 「Lovegame」은 부드럽게 간결한 리프와 베이스, 그리고 후반부의 신시사이저 솔로에 이성애자 여성들에게(또한 자기 또래의 여성들에게) 전하는 충고의 노랫말까지 매력적인 트랙이었다. 하지만 실리카겔의 김한주가 매만진 「Lovegame (Kimhanjoo Remix)」는 한 편으로는 「Lovegame」과 전혀 다른 감상을 유도한다. 가령 트랙이 재생된 지 1분이 채 지나기 전에 그가 앨범 소개글에 쓴 것과 같이 ‘우르르 쾅쾅’하며 들어서는 강렬한 드럼과 그 위를 어지럽히는 전자음, 신시사이저, 그리고 노이즈들이 그렇다. 또한 백예린의 목소리는 잔뜩 변조되어가지만 후반부에 전자음들이 퇴장한 상태로 같은 노랫말을 읊조리는 김한주의 목소리는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도, 「Lovegame (Kimhanjoo Remix)」는 그것이 원곡으로 하는 「Lovegame」과 전혀 다른 감상을 유도한다. 그런데 그럼에도 「Lovegame (Kimhanjoo Remix)」가 「Lovegame」과 온전히 결별하거나 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것은 백예린의 목소리가 변조되는 정도가 점점 심해지며 김한주가 어지럽히는 소리의 대열에 합류하는 과정과, 마지막에 김한주가 백예린이 직조한 멜로디를 클린하게 이어받는 장면이 교차되며 마치 백예린의 멜로디가 트랙의 중심에 들어서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김한주의 소리들에 넋을 잃다가도, 한 편으로는 그것의 원곡 「Lovegame」의 한 요소를 명확하게 기억해낼 수 있다.

앞선 문단은 내가 좋은 리믹스 음악을 이해하는 방식으로서의 하나의 예시다. 그리고 본작의 모든 트랙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각자가 가진 원곡과 자신들과의 양립 가능한 양면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Bubbles&Mushrooms (FRNK Remix)」에서 FRNK는 「우아」와 같은 그의 트랙이 생각나는 질감의 전자음과 신시사이저라든지, 군데군데에서 출현하는 김심야의 목소리와 같은 요소들이라든지 하는 것들을 이용하여 ― 또한 한국어 노랫말에 방점이 찍히는 원곡과 달리 영어 노랫말이 주가 된다는 점에서도 ― 원곡인 「Bubbles&Mushrooms」와 다른 감상을 유도하다가도, 그것의 소리가 원곡의 통통 튀는 감각을 다른 차원으로 풀어낸 것이라는 점에서 원곡이 개입하는 여지가 있다. “무거운 마음을 무겁지 않게” 표현하고자 했던 구름의 방향이 담긴 「Hall&Oates (구름 Remix)」와 DnB의 속도감 있는 리듬을 가지고 온 「I am not your ocean anymore (glowingdog Remix)」는 각자 추구하고자 했던 소리를 잘 구현해내되 전자에서는 도리어 이전까지 백예린과 많은 협업을 해온 구름인지라 그 결과물이 예상 가능한 ― 달리 말하면 기시감이 느껴지는 ― 범주 내에 있어 약간의 아쉬움이 남고, 후자에서는 DnB의 리듬 위로 원곡에서의 세련된 멜로디가 또 다르게 들리면서도 트랙을 이끄는 원동력으로서 여전히 기능한다는 점에서 좋다.

키라라가 활약한 「0415 (KIRARA Remix)」에서는 빅-비트를 바탕으로 전개되는 소리들과 키라라 특유의 상승하는 피아노 연주, 반짝이는 전자음들이 우리로 하여금 본 트랙을 백예린의 것이 아닌 키라라의 것으로 들리게끔 한다. 키라라는 어쩌면 원곡 「0415」에서 살짝 가미된 전자음의 색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며 그를 자신의 음악으로 전유하고자 했던 것 같은데, 반전은 본격적으로 백예린의 보컬이 키라라의 본 트랙에 개입할 때에 발생한다. 점점 상승하는 피아노 연주가 백예린의 보컬을 덮어가고, 트랙의 전개는 백예린의 목소리를 신경 쓰지 않는 듯 자신의 방향을 향해 질주하지만, 백예린의 목소리 역시 그에 맞선다고 해도 될 정도로 그러한 소리들 사이에서 굳게 피어난다. 다시 말해 「0415 (KIRARA Remix)」에서 백예린의 목소리는 지극히 키라라의 것으로 볼 수 있을 트랙의 소리들에 섞이지 않은 채로, 감상의 초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서로가 서로를 외면한 채로 남으니 이것이야말로 본 트랙이 보여주는 백예린과 키라라의 강렬한 대결이다. 「0415 (KIRARA Remix)」를 키라라의 트랙으로 독해하면서도 그것이 본래 백예린의 것이었음을 잊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트랙은 본작의 세 번째 트랙 「“HOMESWEETHOME” (윤석철 Remix)」다. 전자음들이 일렁이던 원곡 「“HOMESWEETHOME”」, 그리고 전자음과 신시사이저로 점철된 본작의 트랙들 사이에서 어쿠스틱한 본 트랙은 가장 이질적이다. 지금까지 본고의 논의에서 나는 본작의 트랙들이 원곡에서의 백예린의 보컬과 멜로디를 어떻게 꾸며내는가를 중심으로 하였다. 그리고 「“HOMESWEETHOME” (윤석철 Remix)」는 이에 오롯이 백예린의 목소리가 보다 맑게 피어나게 하는 방식을 택했다. 포근한 어쿠스틱 기타 연주와 베이스, 피아노 연주는 백예린의 보컬이 더욱 따뜻하게 들리게끔 하고, 후반부에 백예린의 목소리가 살짝 볼륨이 줄고, 그 위를 관악 연주가 덮는 것 역시 어떠한 따스함을 연출하는 탁월한 방법이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HOMESWEETHOME” (윤석철 Remix)」는 원곡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가져가면서도, 원곡의 노랫말로 피어나는 화자의 망설임을, 그리고 그러한 망설임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이 가진 따뜻한 힘을 더욱 강화하여 우리에게 드러낸다. 그렇게 「“HOMESWEETHOME” (윤석철 Remix)」의 소리들이 원곡의 노랫말이 드러내고자 했던 무드와 조응할 때, 그러면서도 그것이 한 편으로는 윤석철의, 다른 한 편으로는 백예린의 얼굴을 가지게 된다고 할 때 우리는 본 트랙에 대해 보다 다각적인 감상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본 트랙은 앞서 말했듯 전자음과 신시사이저로 점철된 본작의 흐름을 큰 거부감이 없이 환기한다는 점에서도 적절한 트랙이다. 그런 의미에서 「“HOMESWEETHOME” (윤석철 Remix)」는 본작에서 다른 트랙들에 비해 가장 이질적이면서도, 또한 가장 탁월하게 내가 제시한 ‘좋은 리믹스 음악’의 기준을 만족시킨 트랙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coloringCYAN
음악을 듣고,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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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thoughts on “백예린, 『tellusboutyourself Remix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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