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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ft Punk, 『Discovery』

   

이전에 <온음>에서 수행한 2010년대 국외음악 결산에서 Kanye West의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에 대해 다룰 때 비슷한 말을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Daft Punk의 『Discovery』에 대해서는 발매된 지 20년이 지나는 동안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찬사가 오갔기에 내가 여기에 더 무슨 말을 보태는 것이 참으로 민망할 따름이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가진 내가 이렇게 글을 쓰게 된 것은, 모두가 알다시피 2021년을 기해 Daft Punk의 역사가 마무리되었기 때문이다. 슬픔과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 채로, 나는 그들의 작품들 중 내가 가장 좋아하고 열광했던 『Discovery』에 대해 짧은 글을 적고자 한다. 어쩌면 이것은 작품에 대한 논의가 아니라, 그저 나의 개인적인 소회를 풀어내는 글에 지나지 않을지 모른다.

누군가 나에게 입문용 웰-메이드 전자음악 앨범을 물어온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Daft Punk의 『Discovery』를 추천하곤 했다. 이제는 전설이 되어버린 프랑스 출신 듀오 Daft Punk는 그들의 첫 정규 앨범 『Homework』를 통해 많은 테크노/하우스 전자음악가들에게 번뜩이는 영감을 선사했다면, 그로부터 4년 뒤에 발매된 본작을 통해서 그들은 보다 많은 이들에게 부담 없이 자신들의 천재적인 성취들을 전시하고자 했던 것 같다. 가령 『Homework』의 「Daftendirekt」에서부터 「Revolution 909」로 이어지는 도입부가 어딘가 건조하면서도 날이 선 반복으로 사람들을 댄스 플로어 위에 올렸다면, 본작 『Discovery』의 인트로 트랙 「One More Time」은 디스코 리듬 위에서 유영하는 오토튠이 잔뜩 낀 Romanthony의 보컬이 더욱 친숙하게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만 같았다. 기존에 구사하던 프렌치-하우스에 더해진 디스코(본작의 이름이 Disco – very로 읽힐 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려보자)와 보컬(보코더), 그리고 샘플링, 이 세 가지 요소가 본작을 규정할 수 있는 핵심 요소일 것이고, 동시에 그렇기에 본작이 마니아들을 위한 인상이 강했던 『Homework』에 비해 더욱 접근하기 쉬운 앨범이 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나는 첫 문장에서 썼던 것처럼 본작을 다른 이들에게 추천하는 것을 꺼리지 않았다.

하지만 단순히 접근하기가 쉬워졌다는 점에서만 내가 본작에 대해 열광했던 것이 아니다. 나는 본작에 수록된 각 트랙들에 대해서도 넘칠 만큼의 흡족함을 느꼈다. 전술한 「One More Time」이 Daft Punk의 변화한 지향점을 반영하는 적실한 인트로였다고 한다면, 이어지는 트랙들은 그렇게 세워진 지향점을 바탕으로 보다 다채롭게 본작을 채색한다. 그러한 색깔들에는 장엄한 종소리가 한껏 우리를 긴장시키다 이내 전자음이 한껏 흥을 돋우고, 그것을 전자-기타 연주가 이어받으며 우리를 하늘 위로 이끄는 이름 그대로 ‘다이나믹’한 트랙 「Aerodynamic」이 있을 것이고, 단 16개의 단어로 상당함을 넘어서는 감흥을 선사하여 Daft Punk의 천재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놀라운 트랙 「Harder, Better, Faster, Stronger」가 있을 것이며(나는 이 트랙을 본작 최고의 트랙으로 꼽는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질감의 소리에 차갑고 딱딱한 사이보그/로봇이 말을 거는 것과 같은 보컬이 공존하여 ― 최고의 아웃트로와 함께 ― 색다른 감상을 안기는 「Digital Love」가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2000년대 클럽 음악의 감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8비트의 트랙 「Superheroes」와 「High Life」라든지, 우리의 감정을 차분하게 이끌어가는 「Something About Us」, 본작의 트랙들을 이루는 주요 요소 중 하나인 샘플링이 가장 탁월하게 드러나는 「Crecendolls」와 「Face to Face」까지, 1시간의 시간 동안 우리를 지나는 14트랙 중 단 하나도 아쉬운 트랙이 없다.

본작에 대해서 나는 ‘그것은 탁월한 프렌치-하우스 앨범’이라고 말할 수 있으면서도, 또한 ‘그것은 아주 나이스한 디스코 앨범’, ‘그것은 보컬과 샘플 활용이 훌륭했던 앨범’ 등등 여러 찬사를 건넬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본작을 이루는 요소들이 『Discovery』 이후의 전자음악들에 상당한 영감을 준 것은 분명해 보인다. Daft Punk는 말하자면 디스코와 하우스의 융화, 그리고 보컬과 샘플의 적절한 사용을 통해 2000년대의 전자음악에 새로운 유행을 선도하면서도, 그보다 더 먼 미래의 전자음악까지 바라보았을지 모르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본작 이후로도 『Human After All』과 『Random Access Memories』라는 걸출한 작품들을 우리에게 선보였고, 그것들 역시 각기 다른 측면에서 본작을 발판으로 삼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전술했듯 2021년을 기해 Daft Punk의 역사는 막을 내렸다. 그렇기에 나는 그들의 커리어에서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본작, 『Discovery』에 대한 글을 적었다. 그들이 찍어나간 발자국이 참으로 거대했기에, 그들의 마지막에 많은 이들이 응답하지 않았던가 싶다. 나도 이 글을 통해 그들을 마지막으로 보내고자 한다. Thank you, and Farewell Daft Punk!

   
coloringCYAN
음악을 듣고, 글을 씁니다.
http://www.tonple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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