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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의 음악적 특성 : 2.5 세대를 기점으로

서론

어떠한 장르의 특성을 분석하고 정리하는 작업은 어쩌면 어렵고 불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특히나 케이팝(K-Pop)과 같이 팝(Pop) 장르로 규정되는, 곧 일정한 특성을 가지지 않은 채 그것이 모호하게 존재하는 장르 내에서의 특성을 규정하는 일은 더더욱 어렵고 불필요할지 모른다. 하지만 케이팝이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2021년에 들어 나는 현재의 케이팝이 가지는 특성을 한차례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이는 케이팝이라는 장르 자체가 가지는 특성을 정리하는 작업일 뿐 아니라 그 장르가 속해있는 거대한 시장 전반에 대한 규정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연결되었으며, 이는 곧 계속해서 성장을 이어 나가는 케이팝이라는 장르와 그 시장의 특성을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나는 이 글을 통해 현재의 케이팝이라는 장르가 가지는 음악적 특성들을 되짚어 보고 이를 간단하게 개괄하는 작업을 이어갈 생각이다.

그리고 그러한 작업에 앞서 정의해야 할 몇 가지 요소가 존재한다. 가장 먼저 정의해야 할 요소는 ‘케이팝’이라는 장르 자체에 있다. 케이팝이라는 장르, 혹은 단어는 그 자체로 한국이라는 나라를 표상하는 문자 ‘K’와 팝 장르의 ‘Pop’이 합성되어 만들어진 것으로, 그 장르를 구성하는 정의는 지금까지도 다양한 의미가 혼재되어 사용되고 있다. 가령 애플 뮤직의 장르 구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흔히 케이팝으로 규정되지 않는 음악들이 케이팝으로 분류가 되는 등의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며, 국내에서도 데이식스(DAY6), 원위(ONEWE) 등 케이팝 기획사에 소속된 밴드 형식의 아티스트를 케이팝으로 규정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담론이 발생하곤 한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케이팝에 대해 보다 확실한 정의를 규정한 뒤 이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야 할 것이며, 내가 이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케이팝의 주된 정의는 ‘댄스 음악을 기반으로 하는 아이돌 그룹/솔로 아티스트의 팝 음악’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어서 정의해야 할 요소로는, 제목에서부터 등장하는 케이팝의 세대론에 대한 관점에 있다. 케이팝을 세대론적 관점으로 분류하는 작업은 케이팝이 보다 커다란 시장으로의 성장을 이룩한 2000년대부터 흔히 시행되어왔던 것으로, 현재에는 더욱 발 빠른 성장의 속도로 인해 그 세대의 분류가 보다 모호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 글에서 차용하고자 하는 세대론적 분류 방식을 아이돌로지(idology)에 게재된 스큅의 정의를 통해 이어가고자 한다. 이는 해당 분류 방식이 가지는 정당성에 크게 동의할 뿐만 아니라 그것이 분류하는 세대론의 관점이 나의 관점과 가장 가깝기 때문이다. 물론 해당 글에서 제시되는 분류법에 비해 이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세대론의 분류법은 그것이 담고 있는 케이팝의 요소가 현저히 적으며, 그에 따라 앞선 글과 온전히 같은 접근을 취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기반에 있는 근원적인 관점에서는 스큅의 분류를 기준에 두고 글을 작성했음을 다시 한 번 명시한다. 그렇게 나는 앞서 언급된 두 가지 정의, 곧 케이팝이라는 장르 자체의 정의와, 케이팝을 분류하는 세대론적 관점에 대한 정의를 다음과 같이 규정한 뒤 본격적인 개괄을 시작하려 한다.

0. 왜 2.5 세대 이후의 케이팝인가

흔히 2.5 세대 케이팝으로 분류되는, 2000년대 후반 데뷔 그룹부터 시작되는 세대의 케이팝은 사후적인 시선에서 보았을 때 현재의 케이팝의 근원이 되는 가장 가까운 기반으로서 자리하고 있다. 가령 2.5 세대에 들어 케이팝은 이전까지의 주 무대였던 국내와 동아시아 시장을 넘어 전 세계의 음악 시장으로 손을 뻗치기 시작했으며, 이와 같은 성장세의 가속화에 따라 동시에 케이팝이라는 장르가 가지는 음악적 퀄리티와 그 특성은 발전을 거듭하게 되었고, 현재의 케이팝에서 활용되는 일렉트로닉 장르의 도입의 기저를 제시한 샤이니(SHINee), f(x)등의 그룹 역시 2.5 세대로 분류하고 있다. 또한, 2 세대에 들어 케이팝이 특정 팬층이 향유하는 장르를 넘어 전 국민이 즐기는 장르로 도약했고, 이에 따라 발생한 다양한 현상들, 가령 팬덤의 발전과 케이팝 시장 전반의 양적 성장 등의 현상들이 2.5 세대에 들어 더욱 확실하게 정착하기 시작했으며, 이와 함께 성장하는 시장에 발맞춰 다양한 음악, 기획적 시도가 이루어졌다는 점 또한 특기할만하다. 이렇듯 2.5 세대의 케이팝은 시장의 규모, 음악/기획 측면에서의 발전 등을 필두로 다양한 부분에서 현재의 케이팝 시장의 근원이 되는 요소를 정착시킨 커다란 기반으로 남았다. 그렇기에 나는 2.5 세대 이후로 더욱 확연하게 규정되기 시작한 케이팝의 음악적 특성을 탐구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그러한 음악적 특성을 탐구함에 있어서 총 세 가지의 요소를 기준으로 그것을 양분하고 있는 케이팝의 음악적 특성을 예시와 함께 다루어 볼 생각이다. 또한, 이 글에서는 2.5 세대 이전의 케이팝과 현재의 케이팝을 비교 및 분석하는 작업보다는, 2.5 세대 이후의 케이팝에 더욱 초점을 맞추어 그에 따른 특성을 정리하는 작업이 이어질 예정이다. 따라서 글에서 2.5 세대를 중심적인 기준으로 두고 있기는 하나, 그 이전과 이후의 케이팝을 양분시키고 대조함으로써 각각의 특성들을 정리하기보다는, 2.5 세대를 기준으로 더욱 확고해진 케이팝의 특성들을 정리하며 논의를 전개할 것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1. 2.5 세대 이후 케이팝의 음악적 특성 – 스토리텔링

가장 먼저, 2.5 세대 이후 케이팝의 음악적 특성으로 짚어볼 수 있는 것은 스토리텔링이다. 스토리텔링은 단지 하나의 요소가 아닌 케이팝이 기획과 음악을 통해 구현하고자 하는 다양한 특성을 담고 있다. 특히 스토리텔링은 케이팝의 음악 내에서 서사와 콘셉트라는 두 가지 요소로 구현되고는 한다. 먼저 서사라는 요소에 집중해본다면, 서사는 주로 ‘음악적 커리어 내에서의 연속작’과 같은 의미로 취급되고는 한다. 가령 방탄소년단의 [화양연화], [LOVE YOURSELF]와 여자친구의 [학교], 아이즈원(IZ*ONE)의 [꽃] 3부작 등은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케이팝에서의 음악적 서사의 사례에 해당한다. 이렇듯 서사라는 스토리텔링의 요소는 특정 그룹이 자신의 커리어 내에서 특정한 주제와 소재를 중심으로 연속적인 속성을 가진 작품을 연달아 발표한다는 특징과 맞물린다. 그리고 이러한 서사는 케이팝이 음악을 통해 제시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의 측면에 있어서 보다 세밀한, 혹은 보다 거대한 이야기의 틀을 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점을 가지며, 또한 그 거대한 틀 내에서 특정한 주제와 소재를 중심으로 다양한 음악적, 혹은 기획적 시도를 수행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서사라는 특성이 가질 수 있는 강점에 해당한다. 이렇듯 케이팝의 스토리텔링이 함유하는 특성 중 서사라는 요소는 보통 데뷔 이후 커리어를 전개해나감에 있어서 수행되는 작업으로, 그들이 구현하고자 하는 내러티브를 보다 커다랗게, 혹은 다양하게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까지도 자주 활용되는 요소이기도 하다.

서사라는 특성이 주로 아티스트의 커리어에 기반한 채 이루어지는 요소라면, 콘셉트는 보다 단기적으로, 혹은 무척이나 장기적으로 이루어지는 스토리텔링의 요소이다. 콘셉트라는 요소는 주로 두 가지로 나누어져 수행된다고 볼 수 있는데, 첫 번째는 특정 작품에 국한되는 콘셉트로, 두 번째로는 아티스트가 온전히 함유하는 콘셉트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가령 첫 번째의 경우는 이전의 케이팝에서부터 자주 활용되었으며 현재에도 주로 활용되는 콘셉트의 활용 방식인데, 가령 청량함을 필두로 쾌활한 이미지를 선보였던 데뷔 초기 세븐틴의 콘셉트와, 몽환적인 분위기의 사운드와 노랫말로 신비한 모습을 선보였던 오마이걸(OH MY GIRL)의 작품 등을 예시로 들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렇듯 특정한 분위기, 스타일로만 이루어지는 콘셉트뿐만이 아닌, 특정한 주제나 소재를 통해 작품을 만들어내는 경우 또한 존재하는데, 치어리더라는 소재를 통해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가 가지는 특징을 부각했던 트와이스(TWICE)의 「Cheer Up」의 경우를 대표적인 예시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콘셉트는 특정한 작품 내에서 그 작품이 가질 수 있는 분위기와 스타일 등을 확실하게 만들어내기도, 혹은 그 작품이 선보이고자 하는 요소를 더욱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다음의 경우를 보자. 특정 아티스트가 자신만의 콘셉트를 가지게 되는 계기에는 주로 두 가지가 있을 것이다. 첫 번째로는 ‘세계관’이라는 존재에 있다. 엑소(EXO)를 시작으로 케이팝 시장 내에 깊게 뿌리내린 세계관이라는 기획 방식은 아티스트 자체가 가지는 스타일을 확고하게 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야기와 내러티브를 함축하여 선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까지도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되고 있다. 가령 드림캐쳐의 경우 ‘악몽’이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한 세계관을 필두로 이에 어울리는 어두운 분위기의 록(Rock)을 중심으로 한 음악을 선보이며 시장 내에서 독특한 입지를 다졌다. 또한, 이달의 소녀의 경우 루나버스(Loonaverse)라는 그들만의 거대하면서도 세밀한 세계관을 구축하여 그것을 음악과 기획의 다양한 방면에서 구현해내기도 했는데, 특히 이달의 소녀의 경우에는 아티스트의 세계관을 다양한 분야에서, 가령 작품의 콘셉트와 사운드, 노랫말, 뮤직비디오 등의 방면에서 구현해내며 그들의 세계관을 통해 청자와 팬들에게 더욱 다양한 재미를 선사하기도 했다. 이렇듯 세계관이라는 기획 방식은 특정 아티스트에게 확고한 콘셉트를 정착시켜 아티스트로서 가질 수 있는 스타일을 탄탄하게 구축하기도, 혹은 이를 통해 구현할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청자와 팬덤에게 하나의 놀이거리를 선사하는, 곧 다양한 가치를 함유할 수 있는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세계관에 이어, 아티스트가 콘셉트를 가지게 되는 두 번째 방식으로는 아티스트에게 특정한 스타일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의 스타일이란 음악적으로도, 기획적으로도 부여할 수 있는 특정한 주제, 혹은 분위기를 의미하는데, 가령 레드벨벳(Red Velvet)의 경우, 강렬한 느낌의 레드와 부드러운 느낌의 벨벳이라는 두 가지의 콘셉트로 나누어 자신의 커리어를 전개시키는 방식을 택했다. 특히 레드벨벳은 그들이 갖고 있는 두 가지의 콘셉트를 확연한 음악적 특색으로 구현하여 이를 각인시켰는데, 가령 레드 콘셉트의 경우난잡하고 강렬한 댄스 음악으로, 벨벳 콘셉트는 섬세하고 부드러운 알앤비(R&B) 풍의 음악으로 선보이며 그들이 가지고 있는 양분된 두 가지 콘셉트를 음악 내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이렇듯 콘셉트라는 스토리텔링의 요소는 때로는 작품 내에서, 때로는 아티스트 전반을 아우르는 요소로서 존재하여 그를 통해 보여줄 수 있는 다채로운 음악적 스타일을 만들어내는 데에 도움을 주고 있다.

크게 잡아 서사와 콘셉트라는 주요한 두 요소로 이루어진 케이팝의 스토리텔링이라는 특성은 2.5 세대 이후의 케이팝에서 더욱 중요한 특성으로서 다루어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3 세대의 시작에 있는 엑소로부터 파생된 세계관이라는 기획 방식, 혹은 더욱 보편화된 콘셉트와 서사라는 기획 방식은 아티스트 혹은 특정 작품이 가지는 내러티브와 스타일을 더욱 뚜렷하게 만듦으로써 음악이 가지는 작품성과 이를 듣고 보는 청자와 팬덤이 즐길 수 있는 요소를 더욱 다채롭게 만들 수 있다는 점1에서 시장 내에서 보다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케이팝이라는 장르의 음악 내에서 스토리텔링이라는 특성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가령, NCT의 경우 ‘무한개방, 무한확장’이라는 콘셉트를 가지고 있긴 하나, 이것은 기획적인 측면에서만 다루어질 뿐 그들의 콘셉트가 음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볼 수 있으며,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의 경우 자체적으로 음악을 제작하는 아이돌이라는 독특한 특징과 그들만의 뚜렷한 음악적 색채를 가지고 있으나, 이는 특정 스토리텔링적 요소를 수반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힘들다. 이렇듯 스토리텔링은 케이팝의 음악 내에서 활용되지 않을 수도 있으며, 꼭 그것의 유무가 작품성이나 흥행의 여부에 관여한다고 보기 힘들다. 하지만 스토리텔링은 2.5 세대 이후 케이팝의 요소 중에서도 분명 중요하게 다뤄지는 요소이며, 그것이 가지는 긍정적인 특징이 많기 때문에 현재까지도 케이팝의 음악 및 기획 과정에 있어서 자주, 그리고 중요하게 여겨지는 특성으로 남는다. 

2. 2.5 세대 이후 케이팝의 음악적 특성 – 다이나믹

케이팝의 다이나믹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앞서 그것이 등장하게 된 발단에 대해 먼저 이야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2 세대의 케이팝이 특정 팬층의 향유를 넘어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장르가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후크 송의 부상에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해당 시기에 발매되었던 수많은 후크 송의 존재뿐만이 아니라, 해당 시기에 후크 현상 및 케이팝 내의 후크 송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진 것 또한 그 현상을 입증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다. 몇 연구자들의 말을 빌리자면, 강현구와 고훈준2은 당시 케이팝의 중요한 음악적 특성으로 후크의 요소를 들며 원더걸스의 「Tell Me」이후 모든 아이돌 그룹이 후크송을 기본으로 하는 음악을 사용한다고 하였으며,  이러한 후크 송의 특징에 대해 이난수3는 짧고 매력적인 후렴구의 반복, 솔직하고 간결한 가사, 화려한 군무, 풍부한 사운드 등을 들었고, 보다 자세한 연구를 수행한 정찬중, 최성영, 배명진4은 4/4박자, 평균 123bpm, 평균 41%의 반복구 비율, 평균 31초의 반복구 시작 시간 등을, 양종모와 김진이5는 리드미컬한 빠른 템포, 단조, 단음계, 1~2가지 코드 패턴의 반복, 동형 진행 등의 특징을 제시했다. 이렇듯 당시 다양한 방면으로 연구가 진행된 후크 송의 존재는 케이팝 시장 내에서 무척이나 강력한 역할을 맡고 있음이 분명했으나, 그럼에도 그것의 유효성에 대한 논란은 계속해서 불거졌다. 특히 그 당시 만연하던 후크 송의 등장과 케이팝의 양적 성장이 맞물리며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는 후크 송에 대한 대중들의 불만은 날로 심해져 갔고, 결국 2.5 세대에 들어서며 케이팝 시장의 해결 과제 중 하나는 이러한 후크 송의 단순함 및 이에 대한 불만을 탈피하는 것으로 정해졌다. 그리고 결국 이러한 후크 송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식으로서 많은 아티스트와 기획사가 택한 방식은 다양한 요소의 결합을 통해 역동성을, 곧 다이나믹함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선택되었다.

여기서의 다양한 요소라 함은 음악의 장르가 될 수도, 혹은 전개 구조와 곡의 악곡 구성이 될 수도 있다. 그렇게 정말 ‘다양한’ 요소가 하나의 음악에 함축되면서 2.5 세대 이후에, 특히 3 세대의 케이팝은 음악이 가지는 다채로운 특성들을 중심으로 역동성을 제공함으로써 이전에 존재했던 후크 송의 단순함이라는 문제를 탈피하고자 노력했다. 가령 레드벨벳의 경우를 보자. 레드벨벳은 해당 그룹이 가지는 두 가지 콘셉트 중 특히 댄스 음악, 혹은 일렉트로닉 장르를 소화하는 레드 콘셉트에 있어 다양한 역동성을 보여주었는데, 이는 때로는 난잡할 정도로 정신없이 쏟아지는 반복구의 등장으로 수행되기도 했으며(「Dumb Dumb」, 「Rookie」), 혹은 굉장히 독특한 전개 방식과 곡의 구성을 통해(「Ice Cream Cake」, 「짐살라빔 (Zimzalabim)」) 수행되기도 했다. 또한, 최근의 사례를 보더라도 이러한 경향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을 볼 수 있는데, 시그니처(cignature)의 「눈누난나 (Nun Nu Nan Na)」의 경우 그것이 가지는 악곡의 다양성과 보컬의 쾌활함, 고역대와 저역대의 충돌 등을 통해 뚜렷한 역동성을 만들어냈으며, 스트레이 키즈의 「神메뉴」는 ‘마라 맛’이라는 새로운 스타일을 구현하는 동시에 그것을 필두로 한 날카롭고 강렬한 사운드의 존재와 그것의 계속되는 변주, 멤버들의 랩과 보컬, 그리고 후렴 파트의 사운드의 엇나간 조화 등을 통해 트랙 내에서 계속하여 등장하는 다이나믹한 구성을 선보였다. 이렇듯 케이팝의 음악 내에서 ‘다이나믹함’이라는 요소는 현재에 들어 더욱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으며, 그것이 선사하는 짜릿함과 독특한 재미는 케이팝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음악적 특징으로 정착하고 있다. 특히나 예전부터 다양한 일렉트로닉 및 알앤비, 힙합 등의 장르를 수용한 케이팝의 역사를 따라 현재에는 하나의 곡 내에서 다양한 장르가 맞물려 등장하는 경우도 자주 활용되곤 하는데, 후렴 이후 갑작스러운 트랩 비트의 등장을 통해 랩 파트를 삽입하는 방식은 이제는 셀 수 없이 많은 사례가 존재하며, 강렬한 힙합, 혹은 일렉트로닉 비트와 부드러운 알앤비 풍의 멜로디가 겹쳐지며 그러한 낙차를 통해 역동성을 만드는 경우 역시 수많은 곡에서 재현되고 있다. 그렇게 3세대 이후, 특히 2010년대의 후반에 들어 더욱 거세지고 있는 케이팝의 역동성은 후크 송의 단순함을 탈피한다는 연유를 시작으로 그것만이 선사할 수 있는 재미를 함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그 활용성을 넓혀가고 있다.

하지만 앞서 말한 스토리텔링과 마찬가지로, 케이팝의 다이나믹함 역시 장르의 음악에서 반드시 수행되어야 하는 요소로서 존재하진 않는다. 오히려, 케이팝의 다이나믹함과 반대되는 매끄럽고 유려한 진행을 통해 흥행에 성공하거나 더욱 많은 대중의 인기를 얻는 경우도 존재한다. 가령 현재 자타가 공인하는 최대의 흥행을 기록한 방탄소년단이 그 중요한 예시가 될 것이다. 이전부터 방탄소년단은 그들의 곡 내에서 케이팝스러운 역동성을 보여주기보다는 유려한 진행과 뱅어의 존재를 통해 많은 인기를 얻어왔는데, 가령 「불타오르네 (Fire)」의 경우 전형적인 일렉트로닉 트랩 장르의 문법을 따르는 동시에 강렬한 드롭 파트를 중심으로 화려한 전개를 선보이는 트랙으로, 분명 트랙 내에 역동성이 존재하고 있지만, 그것은 일렉트로닉 트랩 장르의 근본적인 역동성으로서 존재할 뿐 케이팝의 역동성과 동일하다고 보기에는 힘들며, 그들의 영미 진출에 본격적인 발걸음이 되었던 「DNA」역시 매끄러운 댄스 팝의 전개와 드롭 파트의 강렬한 신디사이저의 존재가 눈에 띄긴 하나, 그 역시 케이팝의 역동성과는 꽤나 다른 방향으로의 진전을 위시했다고 볼 수 있다. 혹은 비슷한 경우로서 블랙핑크(BLACKPINK)의 경우를 들 수 있을 텐데, 블랙핑크 역시 「휘파람」, 「불장난」, 「뚜두뚜두 (DDU-DU-DDU-DU)」등의 트랙을 통해 보다 일렉트로닉 팝스러운 유려한 전개와 강렬한 드롭 파트 등을 중심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혹은 이와 반대되는 사례도 존재하는데, 특히 멜로디를 중심으로 하는 경우가 그러하다. 주로 걸그룹 사이에서 발견되는 이러한 경우는 멜로디의 유려한 진행을 위해 그 역동성을 포기하는 방식을 주로 활용하곤 하는데, 오마이걸의 경우 「Closer」등의 트랙을 통해 보다 몽환적인 멜로디를 중심으로 활용하며 역동성보다는 유려하고 섬세한 전개를 곡의 주된 구성 방식으로 삼았으며, 러블리즈(Lovelyz) 역시 「Destiny (나의 지구)」,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우리 (Beautiful Days)」등의 트랙을 통해 보다 멜로디를 중심에 둔 곡의 구성을 선보인 바 있다. 이렇듯 멜로디를 주된 요소로 활용하는 그룹과 트랙의 경우에도 앞서 설명한 케이팝의 역동성과는 반대되는 특성을 지녔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들, 가령 뱅어와 팝스러운 매끄러움을 중시하는 경우와, 멜로디의 유려한 전개를 활용하는 방식의 경우에도 이들이 지향하는 바가 이전의 단순함을 탈피하고 보다 화려한 재미를 제공하고자 하는, 곧 케이팝의 역동성이 발현된 이유와 부합하기 때문에 이들 역시 2.5 세대 이후의 케이팝이 지향하는 바와 같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 2.5 세대 이후 케이팝의 음악적 특성 – 보컬 운용

비단 여러 명의 인원으로 운영되는 그룹이라면 해당 그룹의 다양한 목소리를 운용하는 작업은 반드시 수행되어야 하는 바이다. 그리고 케이팝은 이전부터 주로 4인 이상의 그룹 형태로 존재해왔고, 그러한 멤버 간의 보컬과 랩 등을 운용하는 방식 역시 이전부터 반드시 존재해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보컬 운용의 중요성은 2.5 세대에 들어 더욱 부각되었다. 그 이유에는 단지 케이팝의 음악과 그 시장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수많은 원인이 존재했을 것이며, 그것은 특히 미디어의 방향성과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2.5 세대 이전까지의 케이팝은 그 당시의 미디어 환경과 쉽게 결합되어 있었고, 특히 TV와 방송국이라는 거대한 매체 아래에서 운영되었던 케이팝 그룹들의 경우에는 개개인의 특성이 무척이나 강조되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그러한 개인의 특성은 단지 음악에만 국한되지 않은 채 예능, 연기 등으로도 그 손을 뻗쳤으며, 그러한 개인의 특성은 음악 내에서도 중요한 요소로서 활용되었다. 실제로 그 당시의 거의 모든 그룹에는 ‘포지션’이라는 것이 존재했으며, 그것은 앞서 말한 음악, 연기, 예능 등의 분과로 나누어지기도, 혹은 음악 내에서 메인 보컬, 서브 보컬, 메인 래퍼, 리드 댄서 등의 역할로 나누어지기도 했다. 또한 음악 내에서 역시 개인의 특성이 많이 강조 되었는데, 그것은 비단 멤버들의 개성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점 뿐만 아니라 보다 확연한 보컬과 랩 등의 결합이나 화성 등의 조화의 순간이 자주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그 사례를 엿볼 수 있다. 이렇듯 개개인의 특성이 더욱 강조되었던 이전의 케이팝에 비해 2.5 세대 이후의 케이팝에 들어서는 다양한 요인으로 인하여, 가령 뉴미디어의 성장으로 인해 바뀌어 버린 매체의 영향과 다인원 그룹의 보편화, 케이팝 시장의 전 세계적 성장 등의 요인들로 인하여 케이팝 내에서의 특성도 개인에서 팀으로 그 중심이 넘어가기 시작했다. 가령 가까운 예시로 현재의 케이팝 그룹에서의 ‘포지션’이라는 요소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요소로 전락하였다. 이전에 존재했던 고정된 포지션의 정의를 벗어나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멤버가 늘어나기도 했으며, 이전까지는 반드시 존재했던 ‘리더’의 존재가 무색해지기도 했다. 또한 한 그룹에 다수의 메인 댄서, 메인 래퍼, 메인 댄서 등이 존재하며 더욱 다양하고 높은 수준의 음악을 선보일 수 있게 되기도 했다. 이렇듯 현재의 케이팝에 들어서는 개개인의 특성과 개성을 살린 포지션이라는 존재가 무색해지는 동시에 이를 강조하기 보다는 멤버들의 조합 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강해지기도 했다.

그렇게 팀으로서의 비중이 점점 더 커지면서 케이팝의 음악적 특성인 ‘그룹’이라는 존재성을 증명하는 여러 멤버의 목소리를 운용하는 방식은 더욱 다양해졌다. 특히나 그러한 보컬 운용이 케이팝에 활용됨에 있어서는 이전부터 존재한 알앤비식 보컬의 운용 방식, 곧 화성을 중심으로 한 보컬의 결합 방식이 주된 방법으로 채택되었다. 가령 엑소의 경우 뛰어난 메인 보컬이 다수 존재했으며, 많은 인원의 보컬을 한 곡에 담아냄에 있어서 화성을 주도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을 택했는데, 이는 「Call Me Baby」와 「Tempo」에서 두드러지는 아카펠라 형식의 파트에서도 주요하게 활용되었으며, 「Love Me Right」, 「Monster」, 「Ko Ko Bop」등 그 음악의 콘셉트와 스타일이 확연한 트랙 내에서도 다양한 멤버들의 보컬 합과 화성을 활용하는 경우를 자주 확인할 수 있었다. 혹은 레드벨벳의 경우에도 이러한 보컬 운용이 눈에 띄는 그룹 중 하나인데, 특히 그들의 알앤비적 요소가 두드러지는 벨벳 콘셉트의 경우에 있어서, 「Bad Boy」, 「Automatic」등의 트랙에서 그 알앤비 풍의 보컬을 활용하며 다채로운 화성과 보컬, 랩의 운용 등을 통해 그들의 보컬을 확연한 알앤비식의 보컬 운용 방식으로 승화해냈다. 또한 이달의 소녀의 경우에도 그들의 보컬 운용이 중요하게 자리하고 있는 그룹으로서, 다양한 유닛과 솔로 활동 등을 토대로 한 보컬 운용은 그들의 완전체 활동인 「Butterfly」, 「Cuiorsity」등에 있어서도 다인원 멤버들의 목소리를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또한 그들의 특성에 따라 다채로운 음역대를 채우는 등의 방식을 통해 효과적인 보컬 운용을 보여주었다. 이어, 온앤오프(ONF)의 경우에도 「사랑하게 될 거야 (We Must Love)」, 「신세계 (New World)」등의 트랙을 통해 여러 멤버들의 보컬과 랩이 각각의 역할을 확실하게 수행함과 동시에 각자의 매력을 뚜렷하게 선보이면서 그들의 뛰어난 보컬/랩적 역량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렇듯 2.5 세대 이후의 케이팝에 있어서, 많은 인원의 멤버들과 역동성을 중심으로 한 케이팝의 음악 내에서 멤버들의 보컬을 효과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한 특징으로 자리 잡았으며, 특히나 화성을 만들어내거나 적재적소에 각 멤버의 보컬을 배치하는 작업은 케이팝의 보컬 운용 방식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자리를 점하게 되었다.

마치며

나는 앞서 2.5 세대 이후의 케이팝 음악에서 주요하게 자리하는 특성인 스토리텔링, 다이나믹, 보컬 운용에 대하여 설명했다. 물론 서론에서 말했듯 음악의 특정 장르를, 특히 팝 장르로 분류되는 케이팝에 대한 음악적 특성을 분류하고 정의하는 작업은 무척이나 힘들고 어쩌면 필요 없는 작업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케이팝의 역사가 점차 길어지고 그들의 작업물이 쌓여가며 점차 확고해지는 음악적 특성을 정리하는 작업은 분명 지금에 필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했으며, 이전의 케이팝을 돌아보고 동시에 이후의 케이팝을 예견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2.5 세대를 기점으로 현재의 케이팝을 중요하게 지탱하는 세 가지 음악적 특징인 스토리텔링, 역동성, 보컬 운용은 계속해서 케이팝의 음악을 구별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할 것이며, 이와 함께 그것들은 끊임없는 발전을 이어갈 것이다. 특히나 케이팝이 국내 시장과 아시아 시장을 넘어, 그리고 이제는 영미권 시장을 넘어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는 현재에 있어 케이팝을 조금이라도 규정하고 정리하는 작업은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기에 나는 이 글에서 정리한 세 가지 특성을 중심으로 더욱 다양한 케이팝의 특징을 정리하는 작업을 요구하는 바이다. 또한, 그러한 특성을 분석하는 것을 필두로 케이팝에 대한 시선이 더욱 다각화되고, 이를 통해 케이팝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마무리한다. 

  1. 김문정, 김면, 2018 「K-POP 아이돌 음반의 스토리텔링 사례 분석」, 『한국엔터테인먼트산업학회논문지』 제12집 제1호, 한국엔터테인먼트산업학회
  2. 강현구 • 고훈준, 2013 「K-POP의 음악 패턴 분석」, 『디지털정책연구』 제11집 제3호, 한국디지털정책학회
  3. 이난수, 2012 「K-POP의 ‘감흥’에 대한 연구 : 후킹효과(Hooking Effect)를 중심으로」, 『인문학연구』 제43집, 조선대학교 인문학연구소
  4. 정찬중 • 최성영 • 배명진, 2010 「후크송의 음향학적 분석에 관한 연구」, 『한국통신학회논문지』 제35집 제2호, 한국통신학회
  5. 양종모, 2011 「케이 팝(K-pop)의 학교 음악교육에 수용 탐색을 위한 음악적 특성 분석」, 『음악응용연구』 제4집, 한국음악응용학회 / 김진이, 2013 「K-Pop의 형성과 음악적 특성에 관한 연구」, 동아대학교 예술대학원 석사학위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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