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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ZY, 「달라달라」

원더걸스(WONDER GIRLS)-미스에이(miss A)-트와이스(TWICE)로 이어지는 라인업은 JYP엔터테인먼트가 명실상부한 걸그룹 명가임을 증명했다. 세 그룹 모두 이름만 대면 모두가 알 정도로 큰 성공을 거뒀고, 이런 성공은 이후에 나올 차기 걸그룹에 대한 기대를 증폭시켰다. 하지만 프로듀스 101에 출연해 큰 인기를 얻은 멤버 전소미가 JYP를 떠나는 등, 차기 걸그룹이 탄생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이런 기대와 우려 속에서 등장한 신인 그룹이 바로 있지(ITZY)다.

있지의 데뷔 곡 「달라달라」(이하 본작)는 자칭 ‘퓨전 그루브’ 트랙이다. 이들이 정의하는 ‘퓨전 그루브’는 힙합, 하우스, EDM을 결합한 장르인데, 한 마디로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유행하는 장르를 모두 섞은 것이다. 그러나 사실 EDM은 하우스를 포괄하는 용어다. 따라서 본작의 설명에서 EDM을 제외하고 힙합과 하우스를 결합한 것으로 이해해도 상관 없다. 혹자는 ‘퓨전 그루브’라는 단어를 보고 “JYP에서 이번엔 엄청나게 신선한 곡을 만들었구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힙합과 하우스는 포용력이 넓은 장르이다. 이미 프랑스에서는 힙합과 하우스를 혼합한 장르가 인기를 끌고 있다. 결국 이들은 이미 충분히 알려진 장르를 ‘퓨전 그루브’라는 새로운 용어를 붙여 새로운 발견인 양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차이점은 있다. 프랑스 등지에서 유행하는 장르는 힙합과 하우스를 조화롭게 조합한 것과 달리,본작은 힙합과 하우스라는 두 장르를 확연하게 떨어뜨려 놓았기 때문이다.

곡을 세밀하게 살펴보자면, 벌스에서는 퓨처베이스 풍의 힙합, 후렴구에서는 날카로운 신스사운드와 베이스를 결합한 하우스를 차용했다. 이렇게 구획을 직접 나눌 수 있을 정도로 해당 트랙은 곡 내에서도 분명하게 장르를 구분짓는다. 하지만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고 꼭 결과물이 맛있지는 않은 법. 이를 분리해서 들었을 때는 모두 훌륭하게 메이킹 되었지만, 한 곡 내에 여러 장르를 무리해서 집어넣다 보니 혼선이 일어난다. 힙합을 느낄 새도 없이 장르가 하우스로 바뀌어 버리고, 하우스의 느낌을 받을 쯤이면 다시 힙합으로 분위기가 전환된다. 게다가2절에서는1절의 중독성 있는 플럭 사운드 대신 출처 불명의 베이스가 난무하는 트랩사운드가 등장해 분위기를 망친다. 결국 본작은 한 트랙 내에서 다양한 장르를 느낄 수 있다는 신선함이 아닌, 두서 없이 섞이는 장르들의 소용돌이에 빠져 어느 하나도 제대로 느낄 수 없게끔 만든다. 

다음 문제는 가사다. 분명 「달라달라」라는 제목에서부터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트랙 내내 “I love myself”같은 가사를 집어넣어 “스스로를 사랑해라”와 같은 주제를 표방한다. 그러나 스스로를 사랑하기 위해서 남과 자신을 비교하는 것은 최악의 방법일 터,달라달라에서는 제목부터 가사까지 계속해서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나는 다르다.’, ‘나는 특별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는 가사의 당위성을 떨어뜨리는 동시에, 가사를 통해 던지고 싶은 메세지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게 만든다. 또한 미쓰에이와 트와이스의 데뷔 곡에서 보여준 당당한 여성의 이미지를 이번에도 어김없이 활용했다. 굳이 차이점을 찾으라면 이전의 두 곡에서 사랑이야기만을 배제한 정도일 뿐, 3연속으로 같은 컨셉을 차용한 점은 진부함과 함께 새로운 걸그룹에 대한 기대를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게다가 이젠 JYP의 음악에서 지겨울 정도로 많이 등장한 ‘날라리’같은 단어가 주는 위화감은 가사의 퀄리티를 한층 떨어뜨린다. 

하지만 꼭 단점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해당 트랙에서 돋보이는 것은 바로 드럼 트랙이다. 자칫 진부할 수 있는 도입부에서 스네어와 함께 등장하는 스냅 소스는 퓨처 베이스 힙합의 분위기를 더욱 짙게 만든다. 이어 벌스1/코러스/후렴/벌스2/브릿지 곡의 모든 부분마다 다른 드럼트랙을 사용한 점과 계속해서 변주하는 하이햇은 작곡가의 노고를 느끼게 한다. 특히 첫 번째 벌스에서 후렴으로 넘어갈 때 킥 사이에 스네어 하나를 추가하는 단순한 방식으로 새로운 그루브를 만드는 방식은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렇듯 계속해서 변주하고, 새로운 그루브를 만들어내는 드럼트랙의 헌신 덕분에 곡 전체의 지루함은 한층 덜 수 있었다. 

있지의 데뷔에 대해서는 ‘시도는 좋았으나, 결과는 좋지 않다.’ 정도의 평이 적당할 것 같다. ‘퓨전 그루브’라는 장르의 시도는 매번 비슷한 컨셉과 장르의 곡을 들고 나오는 기존 아이돌 그룹의 음악과는 분명 다르다. 하지만 이 시도는 생각 이상으로 엉망이었고, 결국 이도저도 아닌 음악이 탄생했다. 물론 이 트랙이 데뷔곡이며, 더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지금 당장은 실망스럽지만, 꾸준히 이런 시도를 보여준다면 있지가 다른 아이돌 그룹들과는 차별화된 커리어를 쌓아갈 수 있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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