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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IN (수민), 『XX,』

   

수민(SUMIN)의 작품에 붙는 수식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수민 스스로가 붙인 네오-케이팝의 네오(Neo)와 다수비평에서 붙은 하이퍼-팝의 하이퍼(Hyper)까지, 이러한 수식은 그의 음악이 가진 초월성, 과잉됨, 미래적임을 지적한다. 그렇다면 네오와 하이퍼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혹은, 네오-케이팝과 하이퍼-팝의 공통점은 뭘까. 이를 알아보기 전에 앞서 이것이 붙은 경로를 확인하고자 한다. 수민의 데뷔작인 『Beat, And Go To Sleep』의 소울, 알앤비적 그루브에서 출발해 레드벨벳의 「봐 (Look)」, 「눈 맞추고, 손 맞대고 (Eyes Locked, Hands Locked)」등 다양한 케이팝 프로듀싱 참여로 쌓게된 이력은 첫 정규 앨범 『Your Home』에서 조화로운 융합으로 탄생했고, 이는 『OO DA DA』로 넘어오며 더욱 초월적인, 과잉된 느낌으로 개편되었다. 그렇게 2015년에서 2019년까지의 시간을 거쳐, 수민은 더욱 네오하고 하이퍼한, 더욱 미래적이고 과잉된, 그리고 초월적인 음악을 내놓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네오-케이팝과 하이퍼-팝의 특징에 대해 먼저 알아보자. 네오-케이팝이란 수민이 직접 붙인 수식이기도 하지만, 이미 그의 커리어와 음악에서 드러난 케이팝과 관련된 많은 요소에서 기인하기도 했다. 특히나 그것에 ‘네오’라는 접두사를 붙게된 계기는 ‘과잉’에 있을 것이다. 기존의 케이팝에서 가지고 있던 많은 요소를 과잉된 상태로 가져온 것이 그 근거였을테고, 그 요소에는 통통 튀는 사운드, 다이나믹함등이 있겠으나, 무엇보다도 케이팝의 낙차라는 요소가 가장 주요하게 작용했다. 기존의 케이팝이 가지고 있던 낙차를 네오-케이팝은 더욱 커다랗게, 그리고 보다 뜬금없는 순간에 뜬금없는 낙차로 만들어내는 순간들을 주조했고, 그렇기에 그것이 더욱 과잉된 상태의 케이팝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었다. 따라서 ‘과잉된 낙차’라는 요소는 네오-케이팝이 가지는 중요한 본질로 자리했다. 하이퍼-팝의 경우는 어떨까? 정구원의 말1을 빌리자면, ‘소리의 초월적인 질감’은 하이퍼-팝의 주요한 근거일 것이다. 물론 하이퍼라는 말 그대로 여러 요소의 초월은, 가령 전개와 소리의 공간, 시간성의 초월 역시도 하이퍼-팝의 주된 요소로 자리할테지만, 소리의 질감에 있어 그것이 가지는 초월성은 하이퍼-팝이 기대는 주요한 축일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초월적인 질감’으로부터 오는 ‘초월적인 감상’ 역시도 하이퍼-팝을 맞이하는 주된 방식이 되었다.

그렇다면 두 스타일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아마 초월과 과잉이라는 비슷한 의미의 단어에서 오는, 그러니까 조금 더 뛰어넘는, 혹은 가득 차서 흘러넘치는 것에서 오는 감상이 그들의 공통점일 것이다. 그 감상은 네오-케이팝의 과잉된 무엇에서 오는, 혹은 하이퍼-팝의 초월적인 무엇에서 오는, 결국 기존의 것을 뛰어넘고, 혹은 기존의 음악이 가진 요소가 가득해져 흘러 넘쳐버린 상태에서 오는 감상이 될 것이고, 수민의 음악 역시 그러한 감상을 제공했기에 두 스타일이 그의 음악을 수식하게 되었다. 『Your Home』과 『OO DA DA』에서 엿볼수 있는 초월적인 질감의 소리들과 과잉된 낙차, 가령 「Seoul, Seoul, Seoul」을 온전히 감싸 안은 신디사이저의 질감과 「BEE」에서 형태를 계속해서 형태를 변모하는 신디사이저가 존재하고, 「MEOW」의 아주 커다란 낙차가 그렇다. 하지만 조금 더 파고든다면, 수민의 음악에서는 그러한 요소가, 그러니까 네오-케이팝과 하이퍼-팝의 요소가 조화롭게 섞여들어가기도 한다. 특히 『XX,』 내에서는 그러한 특징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먼저 「불켜 (TURNON)」을 살펴보자. 「불켜」는 극히 초월적인 질감을 가진 소리들로 출발한다. 이와 동시에 간결히 재단되어 “불켜”를 반복하는 보컬은 그러한 사운드의 질감과 함께 어우러진다. 하지만 곧바로 “baby baby 애기 자기 여기”라는 노랫말을 부르는 보컬과 함께 목소리는 다시금 일반적인 형태로 돌아오고, 이후 또 다시 오토튠을 첨가한 보컬로 변주한다. 이어서 “아름다운 춤춰”라는 가사와 함께 등장하는 낙차는 그 경위를 파악할 수 없는 동시에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없는 형상으로 등장하며, 이는 곡의 후반부에 “춤추자”와 함께 변주하는 순간에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이렇듯 초월적인 질감과 과잉된 낙차는 「불켜」라는 한 곡 안에서도 충분히 조화롭게 활용된다. 이어 「사랑만들기 (ZAZA♡)」를 살펴보자. 커다란 공간을 차지하는 패드 신디사이저는 그것의 특질을 중심으로 초월성을 생성하는 듯 하지만 함께 등장하는 드럼, 베이스 등의 사운드는 지극히 평범하다. 그리고 이는 기존의 케이팝스러운 느낌을 선사하는 화성과 사운드의 층으로 확장되고, 화려한 멜로디를 내뱉는 수민의 보컬과 함께 공간의 차이를 중심으로 한 낙차를 만들어낸다. 이렇듯 수민은 「사랑만들기」라는 곡 내에서 공간이라는 소재로 하이퍼-팝과 네오-케이팝 사이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이를 효과적으로 조율한다.

「뭐라할 뻔 했냐면 (SAYx3)」과 「SWIM」에서 역시 그러한 융화의 모습이 포착된다. 「뭐라할 뻔 했냐면」의 시작을 알리는 신디사이저는 공간을 넓게 차지하며, 그것의 모습과 닮은 여러 퍼커션과 함께 곡을 전개해나가지만, 후렴에 들어서는 그러한 공간을 비집고 들어오는 매끄러운 베이스와 함께 어우러져 나아간다. 이후에는 정신없이 달려가는 신디사이저 아르페지오와 드럼을 중심으로 나아가는 듯 하지만, 다시 이를 비틀어 신디사이저를 제외한 채 그 자리를 퍼커션으로 채워나간다. 또한 퍼커션 역시 다시 이어지는 파트에서 쏘아대는 신디사이저에게 자리를 내어주며, 신디사이저 역시 곧 자취를 숨긴 채 자신의 스타일을 마음껏 뽐내는 디보의 랩과 다양한 보컬 소스에게 자리를 양보한다. 이렇듯 「뭐라할 뻔 했냐면」에서는 소리들이 끊임 없이 치고 빠지며 그 자리를 비워두기도, 가득 채우기도 하며 시간성의 독특한 낙차를 만들어내고, 또한 그 소리들은 초월적인 시간과 공간의 질감을 만들어낸다. 「SWIM」은 보다 과잉된 반복이 두드러진다. “여기 아주 넘쳐나 나로”라는 노랫말은 곡의 전개 중 계속해서 모습을 드러내며, 드럼 패턴과 신디사이저의 멜로디, 베이스의 연주 역시도 계속해서 반복되며 나아간다. 그러나 이러한 반복적 요소들은 서로 겹치며 층을 만들어내고 또 층에서 빠져나가기도 하며 층의 차이에서 오는 낙차를 만들어낸다.그렇게 베이스와 드럼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그루브를 중심으로 나아가는 「SWIM」에서는 소리의 반복이 만들어내는 층이 쌓이고 빠지는 순간들을 만들어 청자를 집중시킨다.

수민은 『XX,』라는 작품 내에서 초월성과 과잉됨, 질감과 낙차 등의 요소를 자유자재로 다룬다. 네오-케이팝과 하이퍼-팝의 사이를 오가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뽐내는 수민과 『XX,』는 분명 그만의 다양한 매력을 선보이는 작품이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점은 수민이 단순히 그들 사이를 갈팡질팡하며 오가는 것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순간에 두 스타일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조율해나간다는 사실에 있다. 『XX,』는 단지 네오-케이팝과 하이퍼-팝 중 하나만의 스타일을 다루는 것이 아닌, 두 가지를 원하는 대로 활용해내며 이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만들어낸 결과물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렇게 다채로운 스타일을 자유롭게 다루는 수민의 역량이 돋보이는 『XX,』는 그것이 내비치는 질감과 낙차, 초월성과 과잉됨의 중심에서 수민이라는 아티스트의 역량을 더욱 빛나게 한다.

『XX,』를 통해 수민이 보여준 것이 초월적이든, 과잉되었든, 미래적이든지 간에, 그것이 가지는 매력은 뚜렷하다. 기존의 다양한 음악보다도 진보된, 그리고 발전된 형태라는 것과, 그것을 효과적인 방식으로 조율하고 활용했다는 점은 수민이라는 아티스트만이 가질 수 있는 강점임을 다시금 증명한다. 그리고 분명 수민이 들려주는 음악은 미래의 것을 견지하며, 현재의 음악을 이끌어 간다. 그렇기에 수민이라는 아티스트가 가지는 역량과 그 위상은 더욱 드높아 보인다. 그는 이미 현재의 시간에서 미래의 것을 듣기 좋게 만들어내고 있다. 미래의 것이 현재에도 듣기 좋은 형태로 나온다는 점은 분명 수민이라는 아티스트가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징표가 될 것이다. 네오-케이팝과 하이퍼-팝이라는 이름 자체에 부과되는 미래에 관한 것들은 수민의 손을 통해 현재의 것으로 재탄생했고, 그것은 또다시 미래의 것을 미리 선보이는 역할을 맡는다. 그리고 그러한 미래의 것을 받아들이는 현재의 나는, 미래의 수민이 보여줄 더욱 먼 미래의 것을 계속해서 기대하게 된다. 현재의 미래가 아닌, 미래의 미래를 보여줄 그 음악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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