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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헬렌&최솔, 『Oh』

『Oh』에서 기타는 리듬 악기로서의 쓰임새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하는 듯하다. 기타는 몇 가지 패턴을 반복하면서, 각 부분들에서 강세를 변화시키는 식으로 연주된다. 「I’m OK」와 「Summer」에서도 기타가 곡의 역동성에 기여하는 바는, 선율적이거나 화성적인 풍부함보다도 강세의 또렷한 대조에 있다. 이를테면 「Summer」에서는 저음현을 빠르게, 그리고 점점 강하게 튕기다 마지막에 가장 강한 스트로크로 분위기를 긴장시키는 구간이 두 번 나온다. 그런 식으로 기타는 리듬의 긴장과 이완을 제어하는 데에 참여한다.

「She Died」에서는, 리듬을 긴장시키고 다시 이완시키는 일에 있어서 보컬이 가장 주도적인 역할을 맡는 듯하다. 가령 “Die”와 “Died”를 박자를 살짝 당겨다며 짧게 끊어 치듯 반복하는 부분들에서도 그렇고, 그 뿐 아니라 “The sun is becoming hotter and brighter.”나 “Lay her down here.” 같은 문장들을 통째로 여러 번 반복하는 부분들에서도 그렇다. (이 부분들은 거의 랩처럼 들린다.) 지금 언급한 부분들에서는 발음의 독특성이 보다 조밀한 리듬감을 만들어낸다. “sun is”는 “썬니쓰”로, “hotter”는 “할러”로 발음되는 식인데(두 단어 다 첫 음절에 힘을 주어 발음된다), 그것이 기타 리프가 긴장시키는 리듬을 더 끈기 있게 만든다.

타악기들은 리듬을 만들어내는 데에 협력할 뿐 아니라 아기자기하게 음색의 다양성을 더해주기도 한다. 서로 다른 타악기들이 똑딱거리거나 딸깍거리는 식으로, 더 둔탁해지거나 맑아지거나 하면서 각각의 구간들이 서로 다른 색을 내게끔 꾸며준다. 이 점은 1, 2번 트랙에서도 찾을 수 있겠지만 그보다는 3, 4, 5번 트랙에서 더 선명하게 식별해낼 수 있는 특징이다. 특히나 마지막 곡의 도입부에서는 맑은 음색의 신스가 짤랑이는 소리들과 얽혀 이전 곡들과는 사뭇 다른 온기를 느끼게 해준다. 그러나 제일 강렬한 음색은 입술 사이의 좁은 틈을 빠르게 빠져나온 바람이 마이크에 부딪히면서 만들어진다. 그것은 마지막 곡의 휘파람이 나올 때 같이 새어나오는 바람 소리인데, 자장가 같이 포근한 선율들 사이에 끼어들어 조금 투박한 질감을 연출한다.

『Oh』에는 조금 으스스한 구석이 있다. 첫 곡부터 보컬 트랙들은 꽤 의심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면서, 곡의 표제와는 다르게, 분명 무언가 괜찮지 않은 게 있는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I’m OK」의 중심 멜로디와, 그 주변에서 화성을 맞추는 목소리들은 시종일관 어딘지 불편한 느낌을 주는데, 그런 탓에 박수 소리며 셰이커 같이 짤랑이는 소리 같은 것들이 나오는데도 곡은 좀처럼 유쾌해지지 않는다. 뒷부분에서는 경쾌해지는 「Summer」에서도, 첫 부분을 이끌고 가는 기타 리프는 첫 곡과 그 비슷한 느낌을 연출한다. 그와는 반대로 「Don’t I Know」는 경쾌한 타악기 리듬으로 시작하나 보컬 멜로디와 기타 리프의 개입으로 그 경쾌함이 석연찮은 긴장감으로 뒤집히는 경우다. 가장 역동적인 곡인 「She Died」에서는 모종의 주술적인 분위기마저도 느껴져 더 으스스하다. 특히나 한 문장을 연거푸 되풀이할 때 그렇다. 가사는 조금 꺼림칙할 수준이다. 그 때문에 마지막 곡의 따스한 도입부에서도 어렴풋한 오싹함이 은밀하게 감도는 듯 들린다.

『Oh』는 고르고 매끄럽게 나온 그런 앨범은 아니다. 『Oh』는 우둘투둘하고, 그래서 더 좋다. 이 앨범은 때때로 갑작스럽고, 드물게는 거칠며, 대체로 오싹하다. 그런 구석들로 『Oh』는 다채로워졌다. 그런 덕에 한참을 재미있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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