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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ic, 『No Pressure』

   

Maryland 출신의 래퍼 Logic은 그의 데뷔 앨범 『Under Pressure(2014)』에서 이렇게 말한다. “좆나 빡세게 일하고 있어, 내가 가장 두려운 건 홀로 죽을 거란 거지1.” 그는 실제로 인종 차별에서 기인하는 가정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래퍼로서의 성공을 위해 가출한 이후 정말 말 그대로 “빡세게” 일했다. 본작 이전까지 그는 『Young, Broke & Infamous(2010)』를 시작으로 그는 총 7장의 믹스테이프와 5장의 정규 앨범을 발매했고, 2019년에는 사운드 트랙 앨범 『Supermarket(2019)』를 동명의 소설과 함께 그의 이름으로 발표한 바 있으며, 그의 탄탄한 팬베이스 RattPack을 위해 인터넷 방송을 병행하며 소통하는 등 지난 10년간의 Logic은 바쁜 삶을 살아왔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돌아볼 때, 2017년을 전후해서 그려져 온 그의 음악 커리어의 하향 곡선은 죽음과 세금만큼이나 또렷하게 보이는 듯하다. 물론 2017년 VMA에서의 퍼포먼스를 통해 장르 팬뿐 아니라 대중적인 스타덤에도 올랐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가 보여주던 주제의식과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이 항상 비슷했기에 청자들에게 피로감을 안겨주었던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마지막 남은 그의 강점이었던 가사와 앨범의 구성적 측면마저 완성도가 갈수록 하락하면서 그를 향하던 찬사는 조롱과 비판으로 바뀌었고, 그를 놀리는 표현들이 힙합 커뮤니티 내에서는 하나의 밈-적 요소로 자리하는 등 실로 안타까울 지경에 이르고야 말았다.

그에 대한 조롱은―Eminem의 피처링이 있던 「Homicide」의 화제성과는 별개로―『Confessions Of A Dangerous Mind(2019, 이하 COADM)』를 전후로 절정에 달했다. 전형적인 이스트-코스트 스타일의 비트 위에 템포 높은 랩을 구사하던 그가 2010년대 힙합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였던 트랩 사운드를 수용한 『Bobby Tarantino(2016)』 믹스테이프 연작이 나름대로 괜찮은 반응을 얻으면서 야심 차게 선보인 앨범이 『COADM』인데, 결과적으로 이것이 그의 입지를 완전히 없애다시피 좁혀버리는 요인이 되고야 말았다. 또한, 이 앨범을 전후로 참여했던 피처링 트랙에서 수준 낮은 가사와 랩을 선보임으로써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셈이 되어버렸다. 물론 가장 아쉬울 것은 본인이겠지만, 이에 대한 피드백 역시 그가 감내해야 할 사항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것이 너무 힘들었는지 Logic은 COADM의 발매를 전후로 모든 SNS 계정을 폐쇄하며 사라졌다. 그가 다시 SNS상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는 해가 바뀌어 2020년이 되어있었고, 그로부터 멀지 않은 시기에 그는 세 가지 사실을 발표한다. 일단 첫째로―COVID-19과 더불어―2020년 상반기 미국 사회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였던 BlackLivesMatter 캠페인에 관한 생각을 밝히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2018년 Jessica Andrea와의 이혼 이후 재혼하여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다는 사실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앨범 발매 소식이었는데, 꾸준히 기량이 하락해 기대치가 전무했던 그가 신보를 발매한다는 사실이 화제가 된 이유는 또 있었다. 그와 동시에 자신의 은퇴를 선언한 것이다. “아름다운 10년”을 마무리하기 위해 그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처음으로 돌아가, 또 다른 『Under Pressure』를 제작하기 위해 몰두했다. 『Under Pressure』에서 갓 약관을 넘긴 Logic은 “Pressure”가 무엇인지 술회한 바 있다. 그를 둘러싼 범죄, 그로 인한 삶의 황폐화, 그리고 그에게 부재했던 가정이란 존재, 래퍼로서 반드시 성공해야만 한다는 생각. 지난 세월 동안 꾸준한 압박감으로 작용했던 것들은 이런 것들이었다. 그리고 이제 2020년, 30대를 바라보는 Logic은 더이상 “「Gang Related」”하다거나, “「Under Pressure」”하지 않은 것 같다. 이제 Logic은 그의 지난 “아름다운 10년”을 돌아보며 『No Pressure(이하 본작)』를 발표한다.

그의 은퇴 소식이 나름 충격이었을 팬들에게 건네는 말이 가장 중요해 보인다. Logic은 본작에서 자신이 은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하는 데에 넉넉한 지분을 할애했다. 가장 첫째로 자신 천연의 본성을 이유로 제시한다. “우울과 불안이 나를 사로잡았지. 랩은 나를 기쁨으로 채워주었었는데, 지금은 고통뿐이야2.” 동시에 그는 Sir Robert Bryson Hall II(Logic의 본명)라는 본인의 정체성이 거세당한 채 사람들에게 수용되고 있다는 사실에 좌절하는 듯 보인다. “죽이는 걸 만들려고 나를 죽이고 있어3.” 하지만 그는 되새긴다. “평정을 찾으며 더 나은 사람이 되었지, 이런 편이 좋아. 내 아기 엄마 뱃속 아이에게, 절대 형편없는 사람은 되지 말아야지4.” 그렇듯 형편없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Logic은 음악 커리어를 등지는 쪽을 선택했고, 이러한 이유는 그의 선택에 설득력을 부여한다. “내 커리어에 대해서만 줄곧 생각했었는데, 그런 것들은 전부 창밖 일일 뿐이야, 내 아들은 여기에 있는데5.” “무엇을 시도하든 다 실패했어. 완벽해질 순 없었지6.” 그는 마치 자신이 더는 음악산업에서 보여줄 것이 없다고 느끼는 것 같고, 자신에게 음악보다 더 소중하고 중요한 것을 찾은 것처럼 보인다. 적어도 후자만큼은―그것이 그에게 부재로 여겨졌던 가족이라는 존재이기에―확실해 보인다. 때문에, Logic은 자신의 성장과 은퇴를 축하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건 축하할 일이라고 인마7.” 팬들이 기다리던 『Ultra 85』라는 작품은 「Amen」에서 남기는 감사 인사로 축약된 채 대체되었지만, 이만하면 팬들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본인의 욕심을 뒤로하고 맞지 않던 옷을 과감히 집어 던진 것도 이들을 위한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Logic은 그의 작업실에 6년 만에 초대된 No I.D., 그리고 자신의 오랜 러닝메이트였던 6ix와 함께 『Under Pressure』와 『The Incredible True Story(2015)』가 그랬듯 팬들이 사랑해 마지않을 비트들을 제작했고, 랩을 선보였다. 그는 혹평받았던 애매한 랩-싱잉을 배제하고 그가 가장 잘 구사할 수 있는 스타일의 플로우를 선보였다. 그의 플로우와 랩 스타일은 자연스럽게 2016년 이전의 그를 떠올리게 하고, 그 이후의 커리어에서 감점요소가 되었던 부분이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다시금 상기시킨다. 동시에 자신의 커리어 곳곳에서 그대로 옮겨온 소재와 가사들은 팬들이 본작을 인상 깊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요소로 작용한다. 본작이 『Under Pressure』와 유사한 점이 매우 많고 직관적이기 때문에―그리고 앨범 타이틀이나 「GP4」, 「Soul Food II」 같은 트랙 타이틀처럼 꽤 노골적이기 때문에―굳이 서술하지 않더라도, 현재의 가정을 이룬 자신의 모습을 『The Incredible True Story』에서 찾던 Paradise로 묘사한다던가8, 「Upgrade」의 가사를 가져오며 여전히 자신을 사랑하는 그의 모습을 드러내는 부분9이 그러할 것이다.

이는 단순히 랩과 가사의 측면뿐 아니라, 프로덕션과 관련해서도 여전히 유효한 해석이고, 동시에 장르 팬들에게는 익숙할 샘플들을 이용하며 보다 나은 완성도를 추구했다는 점에서 특기할 사항이 있을 것이다. 「Hit My Line」에서 이용한 Head West의 「Attention」의 드럼 소리는 Tyler, The Creator의 「IGOR’S THEME」에서도 이용되었고, 「Amen」의 드럼 소리는 Kanye West의 걸작 「Power」에서도 사용되었던 Cold Grits의 「It’s Your Thing」에서 가져왔다. 아예 「Soul Food II」같은 경우에는 「Soul Food」에서도 등장했던 샘플을 그대로 이용했다. 「GP4」에서 들리는 소리들은 유료 샘플 루프를 찾기 위해 정보의 바다에 뛰어들어본 경험이 있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찾아 가봤을 Kingsway Music Library에서 가져왔으며10, 본작 곳곳에서 들리는 중후한 목소리의 주인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각본가라고 불리는 Orson Welles이다. 또한, 파편처럼 흩어져있는 OutKast의 음악들이 그의 팬들에게는 뜬금없는 등장이 아닐 것이고, 6ix와 Logic이 자주 이용하는, 샘플을 조각내는 등의 방법은 반갑기까지 할 것이다. 이처럼 Logic은 본작이 자신의 커리어를 마무리하는 작품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커리어를 집대성하는 작품이 되기를 바랐던 모양이고, No. I.D.와 6ix는 그의 의중을 꽤 명확하게 파악한 듯 보인다.

그런 측면에서 본작은 Logic이 그동안 그의 음악에 선구자가 된 이들에게 마지막으로 보내는 헌사일지도 모른다. 저들에게서 얻은 영감과 레퍼런스가 드러나는 것은 으레 Logic의 작품들이 그렇듯 꾸준한 일이었지만, 본작에서만큼은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요소로 생각된다. Logic은 오랜만에 자신의 작품에 Thalia를 등장시켰고, 이것이 A Tribe Called Quest의 영향이라는 사실은 유명하다. 그 목소리를 빌려 Logic은 Nujabes, MF Doom, RZA, Kanye West가 자신의 프로덕션 스타일에 있어 가장 큰 영감이라고 전하고11, 나중에 다시 한번 Big Boi, Erykah Badu, Andre 3000과 J Dilla, Pimp C의 이름을 언급하기도 하는 등12 수많은 이들의 이름이 본작 곳곳에서 등장한다. 「Celebration」과 「Heard Em Say」는 그 타이틀로부터 Kanye West의 트랙들을 생각나게 하고, 특히나 「Heard Em Say」에서 들리는 드럼 소리는 샘플 크레딧에는 올라있지 않지만 Kanye West의 「Good Morning」을 떠올리게 한다. 「GP4」에도 재밌는 부분들이 많다. 이스트-코스트 힙합의 레전드 The Notorious B.I.G.가 등장하는 부분이 있는데, 당시 Nas와 Ghostface Killah 등 많은 동료 래퍼들을 디스하며 화제가 되었던 트랙인 「Kick In The Door」를 언급하며 자신의 소위 ‘헤이터’에 대한 생각을 드러내는 데 이용한다13. 또한, 「man i is」에서 이용된 Tarika Blue의 「Dreamflower」와 관련해 샘플 클리어런스를 진행하던 일화를 소개하며 Erykah Badu와 J Dilla에게 공을 돌리는 지점 역시 흥미롭다14. “내 우상들을 봐, 난 이들을 닮은 것 같아15.” Logic은 본 필자가 서술한 이들 외에도 자신에게 영감이 된 모든 이들을 비추기를 요구한다. Logic 본인만의 오리지널리티가 부재하다며 혹평받을지언정, 이러한 부분은 참 멋있지 않은가.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개인적으로도 아쉬운 부분이지만―Logic의 커리어는 결국에 그가 영감을 받아온 아티스트들과 그들의 앨범들이 만들어낸 영향력이라는 그늘에 남게 되었다. Kendrick Lamar의 『good kid, m.A.A.d city(2012)』, Kanye West의 『The College Dropout(2004)』과 『Late Registration(2005)』, 그리고 A Tribe Called Quest의 『Midnight Marauders(1993)』가 그 주인공들이라고 생각해보면, 그들과 비교해서 어떤 음악적인 혁신이 보인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본 필자가 본작에 대해 평균 이상의 점수를 줄 수 있는 이유는 Logic이 본작을 통해 반전을 맞이함으로써 그의 커리어를 갈무리 지을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그동안의 힙합씬에서 은퇴라는 단어는 꽤 어색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진지하게 받아 들여져 온 단어는 아니었다. 그것을 번복해온 사례가 너무나도 많았던 탓이다. 오죽하면 이러한 기사가 나왔겠는가. 하지만 Logic의 입에서 나온 은퇴라는 말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다가온다. 앨범 발매를 전후로 Logic이 유명 스트리밍 플랫폼인 Twitch와 거액의 독점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도 있고, 팬데믹의 영향으로 그의 스튜디오에서 진행되었던 릴리즈 파티에서 눈물을 흘리며 동료 래퍼들과 팬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모습이 연기처럼 보이지는 않기 때문인 것도 있다. 그러나 그 이유 중에 본작의 높은 완성도와 그의 진지한 태도가 빠져서는 안 될 것이다.

Logic은 자신이 이 시대 랩 게임의 Quentin Tarantino이기를, 그리고 Frank Sinatra이기를 자처했다. 무엇보다 그는―젊은 시절 Frank Sinatra의 외모와 비슷한 외모를 가졌었다는 사실을 빼고도―이들의 다재다능함을 닮기를 원했던 것 같았고, 앞서 언급했듯 다양한 스타일과 다양한 재능을 선보였지만, 다시 한번 앞서 언급했듯 이들이 종종 실패로 돌아간 탓에 자신감을 잃은 듯 보였다. 그런 그가 마지막을 외치며 내놓은 작품이 본작이라는 사실이 아쉽지만, 그렇다고 그가 조금은 더 이런 모습이기를, 그리고 이런 모습으로 다른 작품을 내놓기를 바라는 것은 결례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젠 다 잊을 시간, 변화를 만들 시간이야16.” Logic은 아마 본작에 관한 반응을 살펴볼 생각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또 다른 Frank Sinatra이기를 자처했던 그가―앨범 커버아트가 그렇듯―음악과 관련된 모든 압박감을 던지고 Sir Robert Bryson Hall II로 돌아간 지금, 마음 속으로나마, 그리고 본고로나마 본작에 대해 의견을 남김으로써 그의 인생 제2막을 응원하고 싶다.

   

  1. Work so fucking much my greatest fear is I’mma die alone. – 『Under Pressure』, 「Under Pressure」 中
  2. “Depression, anxiety got ahold of me. / … / Rap used to fill me with joy, now it’s nothin’ but pain.” – 「Dark Place」 中
  3. “Killin’ myself to make a killin’.” – 「Heard Em Say」 中
  4. “Finding serenity, become a better man, I better be. / For the child in my baby mam stummy, never crummy.” – 「Open mic // Aquarius III」 中
  5. “All I ever gave a fuck about was my career. / But all that shit out the window now that my son is here.” – 「Open mic // Aquarius III」 中
  6. “Never been perfect, I failed every time I tried to.” – 「Dark Place」 中
  7. “It’s a celebration, bitches.” – 「Celebration」 中
  8. “I think I finally found my paradise, that’s word to Thomas.” – 「Open mic // Aquarius III」 中
  9. “I’ve upgraded while they waited, will they love it, will they hate it?” – 「DadBod」 中
  10. 실제로 이 사이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샘플들은 Drake, Justin Bieber, Taylor Swift, J. Cole, Kendrick Lamar 등 많은 아티스트에게 판매된 바 있으며, Logic도 다수의 트랙을 제작함에 있어 이 사이트의 힘을 빌린 바 있다.
  11. “Logic cites Nujabes, MF Doom, RZA, and Kanye West as key inspirations behind his production style.” – 「Perfect」 中
  12. “Nothin’ but love for the people that paves the way, so abrother like me, he can get it today. / Antwan, Erykah and 3K. / Can’t forget those ain’t here today, R.I.P. JD and Pimp C.” – 「man i is」 中
  13. “And on that note, I keep it G like track four, 「Kick In The Door」 by Notorious B.I.G.” – 「GP4」 中
  14. “I just texted Erykah Badu to let her know what I’m gon’ do. / Sample 「Dreamflower」 by Tarika Blue, that’s cool with you? / Yeah, that’s fine, baby, all gravy, long as you know you my baby. / … / I mean she don’t own the sample but she might as well ‘cause her and Dilla paved the way for all I got, and, well.” – 「GP4」
  15. “Look at my idols, I’m feelin’ adjacent.” – 「man i is」 中
  16. “But it’s time to let go, it’s time to make a change.” – 「Hit My Line」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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