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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심야, 「Forgotten」

   

나는 김심야가 써내리는 노랫말들의 역사를 마치 그의 성장을 담은 일대기와 같이 이해한다. 가령 다른 이들을 적극적으로 타자화시키며 그를 위해 클럽이라는 하나의 공간성을 그 자신마저 담아내는 형태로 소환했던 『KYOMI』에서부터, 그러한 비유를 벗어던진 채 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씬의 현실을 직접적으로 폭로하며 그를 공격하면서도 동시에 그를 갈망하는 모순이 자신들에게 떠오르는 『LANGUAGE』와 『SECOND LANGUAGE』의 연작, 한껏 냉소적인 태도를 견지한 채로 현실에 대한 패배주의에 몸을 맡기는 『Moonshine』으로의 이어짐이 그렇다. 그리고 지금, 김심야는 한 발 더 나아갈 준비를 한다. FRNK와 함께한 ‘XXX’라던지, D’Sanders와 함께한 ‘김심야와 손대현’과 같은 1 MC 1 프로듀서의 프로젝트의 형식으로 주로 활동했었던 그가 솔로 앨범을 준비하는 것처럼, 그의 일대기는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새로운 지평에 발을 딛을 준비를 한다. 여기 이 트랙 「Forgotten」이 그렇다.

“나랑 내 돈, 오래 알고 지낸 사이지”1로 시작되는 첫 라인부터 그렇다. 김심야는 「Forgotten」에서 자신의 역사를 읊조린다. 그것은 내가 첫 문단에서 말한 일종의 비유와 같은 것이 아니고, 「사무직」과 같은 트랙에서 비유적으로 드러났던 것도 아닌 우리에게 직설적이면서도 단박에 떠오르는 그러한 삶의 요약이다. 김심야의 랩 대신 왜곡된 보컬 샘플과 캐셔 소리가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하는 간주 부분을 본 트랙의 전환점이라고 하자. 그렇다면 본 트랙의 전반부는 우리에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이해된다. 서술했듯 김심야 자신과 자신의 돈이 오래 알고 지낸 사이라고 밝히며, 자신의 금전적 위기의 경험과 그로 말미암은 씬에 만연한 경제적 자기과시에 대한 질투와 격하가 첫 부분일 것이다. 그렇다면 김심야 자신이 여러 트랙에 서술했던 자신의 회사(BANA)에 대한 불만과 그럼에도 자신이 그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를 말하는 부분이 두 번째일 것이고, “이유를 찾고, 그냥 죽여버려서 내가 바라는 대로 만들자”2로 시작하는 부분이 세 번째일 것이다. 여기서 서술한 세 번째 부분의 첫 라인은 『LANGUAGE』와 『SECOND LANGUAGE』를 관통하는 김심야의 스탠스에 대한 적실한 요약이다. 그러나 상당히 중의적으로 읽힐 수 있을 해당 라인에 이어지는 라인은 『LANGUAGE』 연작의 귀결이라고 여겨졌던 『Moonshine』과는 또 다른 스탠스를 담는다. 이전 자신의 노랫말이 담은 역사를 “작년에 씨름”이라고 넘겨버림과 동시에 “난 너에게 서비스하러 왔고, 서커스하러 왔지”3라 언급하는 것이다.

『Moonshine』이 담았던 메시지가 어떤 지점에서 벽에 부딪쳤던 김심야를 담았었는지를 기억한다면, 우리는 「Forgotten」 전반부의 세 번째 부분이 담은 하나의 모순을 포착할 수 있는데, 그것은 “욕심 싹 버렸어”라고 말하면서도 “내가 여기를 어떻게 내 입맛대로 바꾸는지를 잘 봐, 난 그냥 옷 사러 왔거든”4이라고 말하는 모순일 것이다. 그러한 모순과 함께 간주 이후로 전개되는 본 트랙의 후반부는 보다 다짐에 차있는 김심야를 그린다. 가령 “날 좀 더 믿어야해”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라인이 그렇다. 그리고 그 믿음의 이유는 그가 “씬을 바로잡을 수 있을 유일한 사람”5이기 때문에 있다. 또한 그가 후반부에서 진정 ‘욕심을 버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그의 노력이 시스템에서의 성공과 직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파악하면서, 동시에 시스템의 현재의 성질까지 분명히 포착한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만약 물결을 거슬러 위로 간다면 그것은 우리의 노력과는 무관해, So let’s preach”와 같은 라인이 그것인데, 하던 대로 설교를 하며 운을 기다린다는 김심야의 선택 역시 앞선 믿음에 기인할 것이다. 『Moonshine』의 냉소가 자기과시를 경유하여 끝내는 패배주의에 도달한 것과는 또 다른 전개이다.

자신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 그리고 그를 둘러싸고 있는 시스템에 대해 논함에 있어 본 트랙에는 어떠한 냉소도, 비꼼도, 공격성도 없다. 그러한 결정적 차이를 김심야는 한껏 여유로이 배치된 라임을 바탕으로 한 느슨한 플로우의 랩으로 꾸미며 우리가 그것을 알아차릴 수 있게 한다. 그리고 그것은 『Moonshine』의 첫 트랙 「Moonshine」에서의 한껏 지쳐있던 랩과는 또 다른 느슨함일 것이다. 트랙의 끝에서, 그는 세 번째 부분을 다시 한 번 반복하며 그의 변화한 스탠스를 각인시킨다. 욕심은 버렸으나 관심은 있으므로, 시스템에 어떻게 올라타는지/거스르는지를 한 번 지켜볼 것. 그것을 권하는 김심야의 손내밈은 낯설다. 자신의 노랫말 안에서 타자화를 반복적으로 행했던 그가 그것을 멈춘 채 우리에게 손을 내민다. 분명 그가 행하던 타자화에는 그를 듣는 청자들까지 그의 대상으로 휩쓸려 들어가게 하는 힘이 있었다. 만약 『KYOMI』에서 『Moonshine』으로 이어지는 그의 역사가 패배로 귀결되었다면, 지금의 그는 승리를 위해 판을 엎을 영리함을 꾀한다. 그런 의미에서 김심야의 목소리를 둘러싸는 보컬 샘플 내지는 외침들이 한껏 억눌린 것처럼 들리는 것도 다시 짚어봐야할 본 트랙의 요소일 것이다. 본 트랙이 『Moonshine』 이후로 수행하는 전회인지, 어떠한 진의를 억누르고 있는 것인지 지금의 나로서는 일단 모른다. 다만 적어도 그는 지금, 여기에서 우리에게 자신을 함께 지켜봐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그의 역사를 알고 있다면, 그러한 손내밈은 차마 거절할 수 없다. 그저 우리는 그의 다음 앨범을 기다릴 뿐이다.

   
  1. Me and my money, goes way back
  2. Looking for reasons, just to go kill’em, let’s make this season my own
  3. Here for your service, I’m Here for the circus
  4. Watch how I turn this all in for my favors. I’m here for the cloth
  5. The only one to get this shit straight to the p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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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듣고, 글을 씁니다.
http://www.tonple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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