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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ngs, 『Upgrade Ⅳ』

   

Swings의 현재에 대한 평가는 양가적일지라도, 적어도 그의 현재에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이들도 인정해야만 할 부분은 그가 ‘힙합-씬의 판도를 바꿨다’고 스스로 ‘Game Changer’를 자칭하는 것이 거짓말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에겐 Verbal Jint가 정립한 바 있는 다음절 라임을 바탕으로 한국어 랩의 리듬감과 그루비함에 주목하여 한국힙합 랩-퍼포먼스의 전회를 이뤄낸 대표적인 아티스트 중 하나라는 이름이 따라붙을 수 있고, 또한 노랫말을 지음에 있어서도 이전까지의 비장함을 희석시키고 어떠한 유치한 감성에 기반을 둔 언어유희(가령 도치법과 ‘like’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를 ‘펀치라인’이라 칭하며 씬에 보급한 것 역시 그의 업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DEADP와 같은 굵직한 아티스트와 디스전을 벌이며 게임과도 같은 디스 문화를 정착시키기도 했으며, 그가 촉발했던 2013년 최고의 핫 이슈 중 하나였던 ‘컨트롤 디스전’은 한국힙합 씬의 대중적 접근성을 끌어올린 대사건이었다. 또한 ‘쇼미더머니’ 시대의 초기 방송 미디어가 한국힙합을 움직이게 될 결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예측한 그는 그와 같은 방송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자신만의 독보적인 이미지를 확보해냈고(실제로 현재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Swings의 이미지는 그가 방송 미디어를 활용하기 시작한 이후의 그것과 같으며, 그 이전의 이미지는 상당히 희박해진 상태이다), 그의 랩-퍼포먼스 방법론에 있어 가장 중요한 스승이라고 할 수 있을 Kanye West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논란과 노이즈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Swings는 자신의 위치를 만들고, 그를 지켜내며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있어 상당히 영리한 인물이었고, 그 결과 한국힙합의 많은 부분들이 그의 과거/현재의 발자취 아래에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을 사실로 남았다.

서문이 좀 길어졌는데, 중요한 것은 그러한 Swings의 영리함은 주로 그의 성과물, 업적들에 대한 적극적인 ‘브랜드화’의 방식(‘올해는 우리 거’라는 말로 대표되는 그의 레이블 IM/JM/WDP이나 그가 런칭한 사업들의 이름들을 지속적으로 언급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으로 드러났으며, ‘Upgrade’라는 이름이 바로 그의 음악적 커리어를 대표하는 하나의 브랜드라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리스너와 평단 모두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던 『Upgrade EP』와 『Upgrade Ⅱ』라는 그의 커리어 초기를 장식했던 앨범들 이후 ‘Upgrade’ 브랜드는 뚜렷한 성과를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어쩌면 그는 초기의 성공적이었던 커리어에서 구축한 그의 음악적 색을 초월하려는 시도를 계속해왔던 것일지 모르겠다. 그의 대표곡들을 새롭게 편곡한 트랙들로 구성된 『Vintage Swings』라든지, 메디테이션 앨범을 표방했던 『Affirmations From Swings』, 15분 가량의 긴 내레이션을 선보인 트랙 「Holy」가 문제적이었던 『Upgrade Ⅲ』나 랩-싱잉을 전면에 내세운 『Upgrade 0』과 같은 앨범들이 그랬지만, 그들에 대한 평가는 (어느 정도 호불호가 갈렸던 부분은 있었지만) 대체로 썩 좋지 못했고, 그러한 부정적인 평에 대해서는 나도 동의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Upgrade’ 브랜드를 여전히 이어가는 본작, 『Upgrade Ⅳ』는 Swings에 대한 음악적 고평가를 만들었던 과거의 그의 모습으로 다시금 회귀하려는 시도이다. 선공개 싱글 「카메라 프리스타일」의 도입부에서 니네들, 내 옛날식 그리워한다며?”라고 그가 리스너들에게 말하듯이 말이다.

과거의 Swings를 추구하는 본작이 과거와 결별하는 지점이 있다면 Swings 자신이 본작의 모든 트랙을 작곡/편곡했다는 사실일 것이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 등을 통해 같은 소속사의 프로듀서 sAewoo에게 프로듀싱 강의를 받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줌으로써(동시에 본작에 사용될 비트들의 초안을 살짝 공개함으로써) 리스너들의 기대감을 올렸고, 이는 그가 어떻게 자신에게 주어지는 시선들을 잘 이용할 줄 아는지에 대한 증거일 것이다. 더해서 나는 본작이 Swings가 자체 프로듀싱한 소리들로 구성되었다는 사실이 본작의 지향점을 더욱 부각시키는 중요한 장치라고 생각하는데, sAewoo나 기리보이 등, 현재 ‘스윙스 사단’의 음악적 소리들을 이끌어가는 아티스트들의 색이 과거 Swings의 음악에서 드러났던 그것들과는 다른 영역에 있다는 사실을 고려해보면, Swings가 그들보다 프로듀싱 경력이 짧고 상대적으로 그들보다 더 스탠다드한 힙합 비트를 찍어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도리어 그의 과거를 향해 나아가는 본작의 지향점을 분명히 하는 요소가 된다(거기에 더해 ‘과거의 그의 모습’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을 사람은 다름 아닌 Swings 자신일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래서 본작이 Swings의 자체 프로듀싱으로 구성되었다는 사실은 본작이 그의 과거와 결별하는 지점이면서도, 동시에 그의 과거와 더욱 밀접해지는 지점이 되는 것이다. 그는 그 자신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 잘 이해했기에 두 시간성을 양립 가능하다고 여겨질 정도로 잘 조화시켰고, 이 역시 그의 영민함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어쩌면 본작은 더욱 더 할 말이 없게 만드는 앨범일지 모르겠다. 잠시 본작이 뿌리로 삼고 있다 말할 수 있을 『Upgrade Ⅱ』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그 앨범은 앞서 말했듯 한국어 랩-퍼포먼스와 한국어 랩 작사에 있어 각각 전회를 불러일으켰다 할 수 있을 정도의 상징성을 가지며 나름의 의미를 가지는 앨범이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기에 그로부터 9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Upgrade Ⅱ』의 형식을 답습한 채 드러난 본작에 대해서는 이렇다 특기할 지점을 찾기는 더욱 어려운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나는 본작이 『Upgrade Ⅱ』의 열화판이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확실히 『Upgrade Ⅱ』는 본작에 대해 가장 강력하게 적용될 수 있는 비교 대상이겠지만, 또한 그래서 본작 역시 『Upgrade Ⅱ』에 가해졌던 긍정적인 평가들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뱃사공과 JUSTHIS가 활약한 「한계」와 「몰라?」는 본작에서 Swings가 객원 아티스트들과 잘 조화를 이뤄낸 트랙들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고, 「더 댄스」와 「카메라 프리스타일」과 같은 트랙은 Swings 특유의 퍼포먼스가 돋보이는 솔로 트랙일 것이다. 그러면서도 현재의 그를 잘 드러내는 회고적 노랫말들로 가득한 마지막 트랙 「5, 4, 3, 2, 1」이나 발라드 트랙 「마이 헤븐」 등은 과거를 추구하는 본작의 흐름 속에서 현재의 Swings를 떠올리게 하는 지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외에도 군데군데에서 드러나는 재치 있는 ‘펀치라인’ 역시 과거의 그의 감각이 남긴 유산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적어도 본작은 그렇게 나쁜 앨범은 아니고, 『Upgrade Ⅱ』의 열화판 앨범이라고도 말하기 힘들다. 하지만 본작이 겨냥하는 과거에로의 회귀가 어느 정도 노골적이고, 실제로 본작에서 포착되는 것이 과거의 Swings가 구사하던 문법들인 이상 본작과 『Upgrade Ⅱ』를 동일선상에 놓고 이야기하기는 힘들다. 이미 상당한 시간이 흘렀고, 그 시간의 흐름 속에서 현재의 한국힙합이 다른 차원으로 이행한 것에는 Swings 자신이 그의 과거에서 나아가고자 하는 노력들 역시 다소간의 공로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본작은 만약 당신이 Swings의 팬이라면 반드시 들어야 할 앨범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본작에서 느낄 수 있을 그의 과거를 추억하며 웃음 지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또한 본작은 그 이상으로 대단하다고 할 수 있을 앨범은 또 아니다. 앞서 말했듯 본작의 뿌리는 『Upgrade Ⅱ』에 있고, 그 둘의 관계는 상호 간의 우열을 논할 수는 없을지라도 적어도 본작이 『Upgrade Ⅱ』에 종속적인 형태에 있다는 사실만큼은 확실하기 때문이다. 변화를 추구하던 아티스트가 어느 순간 당시에 성공적이었던 과거의 스타일로 돌아가는 경우는 종종 있는 일이고, 그럴 때 그 작품이 대단하다고 말해질 수 있을 지점은 과거의 문법을 답습하면서도 그에 종속되지 않은 채 (의도하지 않았을지라도) 또 다른 감상의 영역으로 자연스럽게 이행하는 경우에 발생할 것이다. 그러나 본작은 적어도 그런 앨범까지는 아니다(또한 본고에서 쓰지는 않았지만, 나는 여러 가지 이유로 『Upgrade Ⅱ』를 당시 리스너와 평단이 고평가하던 것만큼 고평가하지는 않는다). 본작은 확실히 나쁘지 않은 앨범이고, 애매해지던 ‘Upgrade’의 이름을 다시 그럴듯하게 되새긴 작품이 맞지만, 그렇다고 Swings가 말하는 것만큼 특별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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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듣고, 글을 씁니다.
http://www.tonple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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