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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정아, 「배신이 기다리고 있다」

이 노래의 라이브 영상이 <EBS 스페이스 공감>미방송 영상으로 올라온 것을 처음 본 게 3년 쯤 전이었던 것 같다선우정아의 팬들은 그보다 더 오랫동안 이 노래가 음원으로 나오기를 기다려왔을 것이다.

이번에 공개된 음원은 예전 라이브와는 편곡에서 사뭇 다르다우선 인트로부터 피아노 음색의 건반이 빠졌다트럼본도 빠졌다가장 또렷하게 차이가 나는 부분은 스캣 부분이다이전 라이브 영상에서는 재지한 건반과 트럼본 솔로 뒤에 스캣이 왔다면이번 음원에서는 더 공격적이고 기계적인 음색의 신스 뒤에 스캣이 나온다노래가 전반적으로 더 펑키funky해졌다고 쓸 수도 있겠다.

「배신이 기다리고 있다」는 하나의 우화다이 노래에서 선우정아는 배신의 인격을 구성한다배신()은 모든 사람들이 데리고 다니는 단짝()이다배신은 때를 기다리다가 적당한 기회가 오면 자신의 파트너를 밀어내고 그를 대신한다배신에게 인격을 부여함으로써선우정아는 친구에게 배신을 당했다고 쓰는 대신, “친구가 와야 할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던 배신과 시간을 보냈어라고 쓸 수 있게 된다모르긴 몰라도화자가 배신과 보냈을 시간은 아마도 씁쓸한 시간이었을 것이다그 달갑지 않았을 시간을선우정아는 짓궂게도 펑키하며 그만큼 유쾌한 리듬으로 옮겨놓았다.

선우정아가 구성한 배신의 인격에는 내용이 없다선우정아는 특정한 배신의 구체적인 상황은 적지 않고배신 일반의 구조라고 부를 만한 것만을 적었다「배신이 기다리고 있다」가 기술하는 것은주변사람 곁에 배신이 함께 있었고어느 날 그 사람은 가버리고 배신만 남았다는이런저런 배신들 모두에 공통될 만한 모티프다따라서 배신의 인격의 특수하고 구체적인 내용(들)을 채워주는 것은 듣는 사람들이 할 일일 것이다배신에 대해서라면 누구나 한 마디 씩 보탤 말들이 있을 것이다배신이 친구를 대신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지배신과 시간을 보내는 동안 화자가 무엇을 했을지 등에 대해듣는 사람들의 상상이 살을 붙여줄 수 있을 것이다노랫말을 들으며 떠올릴 수 있는 여러 구체적인 배신의 상황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배신이 기다리고 있다」를 설명해줄 수 있을 것이다또 이를 통해 배신들의 인격들이 증식되고 풍부해질 것이다그러므로 이 노래는 듣는 이의 감상 속에서 완성되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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