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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clef, 「mama, see」

 

“엄마의 마땅한 세상 물려주는 일은 언제나 실패할 거에요”

                                          –  「mama, see」 中

 

  2018년 『flaw, flaw』라는 걸출한 앨범을 발매하며 입지를 다졌던 여성 아티스트 Jclef의 새 싱글 「mama, see」는 무거워진 그녀에 대한 기대를 그 이상으로 충족시킨다. 신시사이저와 드럼이 반복적으로 나아갈 뿐인 미니멀한 볼륨의 사운드 위에서 Jclef는 목소리를 피우고, 그녀가 언제나 그랬듯 그 피어남은 다양한 형태, 다채로운 색깔로 청각적 만족을 선사한다. 예를 들면 첫 Verse를 이어가는 중간 중간에 능숙한 애드리브를 보태며 무드를 조성하는 것이 그렇고, 훅에서 영어 노랫말과 아직도라는 한국어 노랫말을 각각 톤의 변화를 주어가며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그렇고, 두 번째 Verse에서 능란한 완급조절을 통해 통통거리며 부드럽게 우리를 파고드는 연주와 대비되는 미묘한 긴장감을 부여하는 연출력이 그렇고, 트랙의 마지막 몽환적인 분위기로 미끄러져 들어갈 때 마치 꿈결과 같은, 어쩌면 금방이라도 잠이 올 것만 같은 늘어지는 톤으로 마무리해 여운을 남기는 것도 그렇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노랫말이다. 소위 ‘문학적’이라고 불리는 섬세하면서도 시적 은유로 점철된 노랫말이 Jclef의 강점이라는 평가는 많았지만, 본 트랙에서 Jclef는 보다 직접적으로 그 걸음을 뗀다. 제목에서부터 그렇듯, 본 트랙의 노랫말은 어머니에게 전하는 말이다. 트랙의 화자는 자신의 세상이 점점 커짐과 동시에 위선을 보인다는 것을 하소연하지만, 그녀는 그녀 ‘자신의 세상’이 ‘자신의 세상’만으로 남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세상이 그녀, 그녀들에게 가하는 차별과 억압, 폭력과 범죄는 그녀들에게 공통된 것이기 때문이고, 그녀들은 아직도 어디선가 “be killed, stalked, abused”되기 때문이며, 또 그것이 Jclef가 내세운 화자가 여성들을 “my friends”라고 지칭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한 연대의 손 내밈은 난 셋의 딸의 엄마가 믿고 맡길 만한 세상을 바라요라는 뚜렷한 지향점을 제시한다. 하지만 마지막에 이르러 그녀는 초연해진다. 마치 앞서 펼쳤던 연대의 움직임과 바람이 처음부터 불가능한 것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 엄마의 마땅한 세상 물려주는 일은 언제나 실패할 거에요라고 말하며, 쉬이 바꿀 수 없는 세상이 더욱 거대해져 그 힘을 발휘하기 전, 그저 ‘파도’치며 끝이 멀어지는 세상을 같이 지켜보자는 「지구 멸망 한 시간 전」 스타일의 결말. 앞서 설명한 Jclef의 늘어지는 보컬과 함께 더욱 아련해지고, 앞선 Verse에서 Jclef가 써 내린 여성의 이야기들이 더욱 문제적으로 다가온다.

  Jclef는 그저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본 트랙 마지막에 등장한 실패처럼 보이는 장면은 그녀의 체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그저 그녀에게 세상 그 자체일 ‘파도’가 불가항력적인 힘을 과시하며 더욱 커진 채 삼킬 듯 달려든다고 해도, 그 앞에 그녀가 남긴 기록들(너무 흔해 빠져 메인이 될 수 없는 뉴스 속에는 우리네 차례가 아니었을 뿐인 소식들, 그곳을 간신히 내가 피하면 족하다는 식으론 살 순 없잖아요), 그리고 바람(난 셋의 딸의 엄마가 믿고 맡길 만한 세상을 바라요)들은 물속에서부터 빛난다. 나는 그녀가 과거에 했던 인터뷰(* “여성 아티스트, 이런 말들이 싫어진 지는 오래됐다. 여성이라서 차밍 포인트를 얻는 것도 사실 불편하다. 그냥 제 앨범이 좋아서 인정받고 싶고, 여성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인정받고 싶은 욕심이 크다.”)나 이전에 썼던 노랫말(* 그럼 내 성별이 무기가 되지 않는 작품이 태어나겠지)을 아직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그녀가 ‘여성’으로서 뱉는 노랫말들은 그저 궁금증으로 삼켜야만 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조심스럽게, 이제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mama, see」는 Jclef가 비로소 ‘여성’으로서 빚어낸 형식적으로도, 내적으로도 너무나 매력적인 페미니즘-넘버이고, 그것이 만들어낸 힘은 앞으로 얼마가 지나던지 기억될 만 하게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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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듣고, 글을 씁니다.
http://www.tonple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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