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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SENS, 「CLOCK」 (feat. 김심야)

 

“허나 도피의 끝에 새 땅은 없지 늪이야”

                                          –  「CLOCK」 中

 

  「CLOCK」은 여러모로 화제의 신보 『이방인』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매력적인 트랙이다. 작게 울리는 비트 주위를 어루만지며 도는 보컬 샘플을 시작으로 능란하게 펼쳐지는 E SENS의 랩은 이내 비트가 강하게 치고 들어올 때도 그와 미묘하게 어긋나는 합을 보여주며 그의 장기가 무엇이었는지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일정하게 흘러가는 듯 하면서도 그 속에 다양한 방향성을 드러내는 플로우 설계 역시 돋보이고, 그 와중에 당연하다는 듯이 랩을 이어가는 그의 여유로움 역시 그렇다. 훅으로 참여한 피처링 아티스트 김심야의 활약도 눈부시다. 그는 E SENS의 담담하면서 여유로운 랩과 대비되는 특유의 날카롭고 단단한 톤으로 치고들어오며 분위기를 환기시켰고, 빼어나게 설계된 형식 속에서 관망하며 “Cause when your dollars they split, when your flame dies and bleach, I gotta tell you the same damn shame”과 같은, 어쩌면 『이방인』 전체에서도 중요할 수 있는 매력적인 라인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본 트랙에서 E SENS가 써 내린 노랫말은 그 자신을 그대로 비춰 보여주는 기록이 된다. 대마초 흡연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드러남과 동시에 그 경험 뒤에도 변하지 않은 인간의 모습이 보이고, 여전히 그 자신과 함께하고 있는 동료들이 보이고, 앞으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마음을 다잡는 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그 와중에 달라진 것은, 너무도 적대적이었기에 도리어 세상에 종속된 것처럼 보였던 이전과 달리 본 트랙에서 드러나는 초연함이 그를 마치 정말로 이 세상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제 3자처럼 보이게 하기 때문이다. 그의 과거를 조명하는 노랫말 사이에 끼어 이질감이 느껴지는 서로 먼 데 앉아 쳐다보기만 한 세상과 나와 같은 라인이 그렇고, 불편한 공기를 이기지 못하고 도피하고자 하는 두 번째 Verse에서의 그의 태도가 또 그렇다. 하지만 그의 달라진 초연함은, 서울이 아닌 모든 곳에서 그를 격리시키고 말 것이다. 아니, 그 스스로가 세상과 자신을 격리시키고 말 것이다. 그래서 그는 선언한다. 허나 도피의 끝에 새 땅은 없지 늪이야, 난 깊숙히 내 기둥을 꽂을 준비하지, 모든 곳에서 격리되고 말 운명이라면 ‘이방인’으로서 끝까지 세상의 피상을 담아내겠다는 선언. 그렇기에 본 트랙에서의 그는 우리에게 있어 가장 ‘이방인’ 같고, 그렇기에 본 트랙은 가장 『이방인』스러운 트랙이다.

 

 

coloringCYAN
음악을 듣고, 글을 씁니다.
http://www.tonplein.com

2 thoughts on “E SENS, 「CLOCK」 (feat. 김심야)

    1. 안녕하세요. 웹진 [온음]의 필진 coloringCYAN이라고합니다. 저희 웹진을 구독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본고는 앨범 『이방인』의 수록 트랙 「CLOCK」에 대한 리뷰로, 현재 저희 웹진은 트랙 리뷰에 레이팅을 제공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저희 웹진을 구독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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