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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 『City Lights – The 1st Mini Album』

 엑소(EXO)가 데뷔한 지도 어느덧 8년이 지났다. 지난 8년간 있었던 수많은 사건들을 뒤로한 채, 엑소는 정규앨범, 리패키지 앨범, 미니앨범, 스페셜 앨범 등 활동을 통해 16집 가수로 성장했다. 유닛 활동과 멤버들의 솔로 활동을 더한다면 20장은 족히 넘는 커리어다. 지난 10일 발매된 백현의 솔로 앨범 역시 발매 하루 만에 26만 장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솔로 가수 초동 신기록을 기록하는 등 순항 중이다.

 정식 솔로 데뷔에 앞서, 백현은 개인 활동을 통해 다양한 장르를 소화해왔다. 이는 백현의 컨셉 소화 능력을 토대로 이루어졌는데, 네오소울, 발라드, 댄스, 일렉트로닉 팝 등 얼핏 들어도 꽤나 폭넓은 활동을 펼쳐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개인 활동 외에도 그룹 활동을 통해 뭄바톤, 힙합, 펑크 등 다양한 컨셉을 소화했는데, 모든 노래와 컨셉에 잘 녹아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결국 많은 엑소 팬들이 꼽는 곡의 킬링 파트(「Lotto」의 “Lipstick, Chateau 와인빛 컬러”를 비롯)를 백현의 파트가 상당수 차지하는 점이나, 많은 곡에서 백현이 도입부를 맡는 이유 역시 그가 곡의 컨셉을 잘 이해하고 이를 소화해내기 때문으로 보인다.

 백현의 솔로 앨범을 자세히 이야기하기에 앞서 결론부터 말하자면, 『City Lights – The 1st Mini Album』은 매력적인 사운드를 지닌 앨범이다. “믿듣스엠(믿고 듣는 스엠(SM))”이라는 별명에 걸맞는 트렌디하고 풍부한 사운드가 돋보이며, 콜드(Colde), 차차 말론(Cha Cha Malone)등 국내 힙합・알앤비 씬에서 뛰어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아티스트들의 참여로 앨범의 완성도를 올렸다 .

 또한 본작은 PBR&B, 어반알앤비 등 알앤비의 분위기를 주축으로 앨범을 전개하고 있다. 물론 본작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알앤비의 형상을 띠고 있으나, 온전한 알앤비 앨범이라고 칭하기엔 어딘가 어긋나 있다. 팝 느낌이 다량 가미된 「Stay Up」과 「Diamond」, 엑소의 여러 곡에서 경험했던 강렬하고 어두운 느낌을 극대화한 보너스 트랙 「Psycho」에서는 특히나 SM이 기존에 차용해온 음악 스타일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는 앨범의 분위기가 극도로 암울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때에 따라서는 콘서트 등의 무대에서 춤과 함께 선보일 경우를 대비한 것 같다(백현의 강점 중 하나인 무대에서의 능력을 뽐내기 위한 것임으로 지레짐작할 수 있다).

 본작에서 눈에 띄는 점은 여기까지이다. 더 찾아보고자 했지만, 크게 인상적인 부분이 없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남아있다. 본작은 분명 백현의 솔로 앨범이지만, 다른 알앤비 가수의 이미지가 그의 자리를 대신한다. 특히나 타이틀곡 「UN Village」에서는 딘(DEAN)의 모습이 너무나 강렬해 백현의 색채를 가리고 있다. 특히 곳곳에서 가성을 중심으로 한 멜로디가 주를 이루는 부분이라던지, 단어와 단어, 문장과 문장을 연결할 때 발음을 흐리며 부드럽게 연결하는 포인트에서 딘의 모습이 연상되었다. 후자의 경우 딘이 평소 노래를 풀어나가는 방법에서 기인한 것이기에 자신의 음악에서 장점으로 작용하지만, 백현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이외에도 「ICE Queen」은 딘의 「21」, 「Put My Hands On You」의 곡 전개 방식과 유사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는데, 공간감이 풍부한 패드 신스 도입부에 이어 벌스-훅까지 이어지는 고조 방식은 「21」을, 훅의 초반부는 주요 신스와 드럼 라인(특히 808베이스)으로 이끌어가고, 중반부터 화음을 강조하며 훅을 마무리하는 점은 「Put My Hands On You」의 방식과 닮아있다. 음악적인 스타일 만으로 타 아티스트와의 유사성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지만, 디테일한 포인트마저 겹치는 점은 그 의심을 증폭시키기 충분하다.

 앨범의 전반적인 가사 또한 진부한 소재와 표현들로 가득하다. ‘사랑’이라는 주제가 상당수를 차지하는 알앤비 장르에서, 수작으로 꼽히는 앨범 대부분은 사랑을 독창적으로 표현해낸 작품이다. 이러한 방법만이 기존 사랑 노래의 틀을 벗어날 수 있는 열쇠이며, 이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필연적으로 따라올 진부함을 걷어낼 수 없다. 하지만 본작은 이미 수천 번은 더 들었을 법한 표현으로 사랑을 풀어내기에, 여타의 앨범과 차별점을 두지 못한 평범한 작품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성공한(혹은 뛰어나다고 여겨지는) 아티스트는 각자의 무기를 가지고 있다. 그 무기는 화려한(혹은 미니멀한) 사운드가 될 수도 있고, 매력적인 목소리, 뛰어난 라이브, 독창적인 작사가 될 수도 있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본작은 전반적으로 트렌디하고 화려한 사운드・멜로디로 점철되어 있지만 정작 가수의 특징은 살리지 못하고 있다. 결국, 본작은 화려한 사운드 뒤에 ‘백현’이라는 가수를 숨기고 있으며, 앨범 어디에서도 그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One thought on “백현, 『City Lights – The 1st Mini Album』

  1. 타 아티스트의 기존 곡과 차별점이 없어 진부하다는 의견에 동의합니다.
    다양한 장르를 불러왔고 소화해왔던 만큼 보컬을 살릴 수 있는 앨범을 기대했었는데 개인적으로 이번 앨범은 아쉬움이 많은 앨범이네요.
    잘 읽고 갑니다.( 다만, 수록된 전 곡에 대한 코멘트를 읽고싶었는데 그게 없어서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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