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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o Zouäi, 『High Highs To Low Lows』

ⓒYoutube Vevo DSCVR

 

필자를 포함한 많은 리스너들은 유튜브에 업로드된  「Moi」 라이브 영상을 통해 그녀를 처음 접했을 것이다. 오묘한 목소리의 보컬과 뛰어난 라이브 실력, 영어・프랑스어가 섞인 가사는 필자를 순식간에 영상 속으로 끌어들였다. 가장 먼저 귀에 들어온 건 사운드였다. 팝알앤비힙합을 섞은 듯한 비트는 트렌디한 음악의 정도를 걷는 듯했다. 이어 프랑스어로 노래하는 매력적인 목소리가 비트와 어우러져 풍성함을 더했다. 영상에 빠져든 채 3분 15초가 지났고, 그렇게 롤로 주아이(Lolo Zouäi)와의 첫 만남이 끝났다. 이후 그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고, 필자가 얻은 정보는 다음과 같다. 롤로 주아이는 프랑스 출신의 신예 아티스트이다. 23세의 그녀는 알제리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생후 3개월까지 파리에서 거주했다. 이듬해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한 그녀는 현재 브루클린에 거주하며 생활을 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문화를 경험한 점은 그녀의 음악에 큰 영향을 주는데, 이와 관련해 롤로 주아이는 “내겐 부모님의 서로 다른 문화가 뒤섞였고 난 세 가지 다른 문화를 흡수했어.”¹ 라고 이야기했다.

 

롤로 주아이의 데뷔작  『High Highs To Low Lows』는 발매와 동시에 많은 대중 매체의 관심을 받았고, 그녀가 ‘주목해야 할 신인’의 반열에 오르는 데에 일조했다. 사실 롤로 주아이의 커리어는  본작 이전부터 이어져왔다. 롤로 주아이는 2017년 헐(H.E.R.)의 첫 정규 음반 『H.E.R.』에 수록된 「Still Down」을 공동 작곡했다. 해당 앨범은 2019 그래미 어워즈에서 베스트 알앤비 앨범상을 수상했고, 따라서 롤로 주아이도 함께 수상의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이어 그녀는 에이셉 퍼그(A$AP Ferg), 엘튼 존(Elton John), 영 떡(Young Thug)등 유수의 대형 아티스트와 작업한 프로듀서 스텔리오스(Stelios)와 인연이 닿았는데,  그가 『High Highs To Low Lows』에 전곡 프로듀싱으로 참여하여 앨범을 완성했다.

 

다음으로, 필자가 생각하는 『High Highs To Low Lows』가 주목받는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트렌디한 음악

 

현재(2019.06) 빌보드 차트 상위권을 차지한 음악들을 보면 팝, 힙합, 락, 알앤비,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높은 순위에 위치한 것을 볼 수 있다. 여기서 각 트랙을 세밀하게 살펴본다면, 하나하나의 곡을 단일장르로 한정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90년대부터 이어진 ‘얼터너티브(Alternative) 음악’의 전성기가 현재의 음악시장까지 이어지고있음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결국, 롤로 주아이의 음악이 트렌디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녀의 음악이 다양한 장르를 혼합한 얼터너티브 음악에 기반을 두었기 때문임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본작은 팝과 댄스 음악이라는 기반을 토대로 위에 일렉트로닉, 알앤비, 힙합, 락 등의 여러 장르가 뒤섞여있다. 그녀 또한 “나는 나 자신을 한 장르의 틀에 가두고 똑같은 분위기의 앨범을 만들지 않을 거야/ 나는 R&B, 힙합을 좋아하고 인디나 포크, 클래식도 즐겨 들어.”¹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이러한 그녀의 신념을 자신의 음악을 통해 잘 표현해 낸 것이 좋은 결과를 만든 것이다. 

 

2. 모순성 

 

모순성은 본작을 리뷰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다. 필자가 본작에서 발견한 모순은 앞서 말한 트렌디함에서 그 뿌리가 파생된다. 물론 본질적으로 롤로 주아이의 음악은 트렌디하다. 하지만 필자는 본작을 들으며 음악의 전반적인 트렌디함에 균열을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범인은 다름 아닌 알제리의 대중음악 ‘라이(Rai)’였다.

 

ⓒ Youtube KhaledMusicVevo

알제리의 국민 가수로 불리는 칼레드(Khaled)의  「Didi」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라이는 알제리의 전통음악 ‘멜훈(Melhoune)’을 서양의 음악과 혼합한 음악이다. 멜훈은 우리나라의 판소리나 병창과 비슷한 형식의 전통 음악인데, 아랍 전통 악기를 사용한 반주 위에 아랍식 창법과 멜로디로 시가를 읊조리는 음악이다. 멜훈은 알제리의 전통 음악으로서 오랜기간 전승되어왔지만, 19세기 후반 북아프리카가 유럽의 식민지화 되며 자연스레 유럽의 음악인 재즈, 샹송, 플라멩코 등이 북아프리카 국가들에 유입되었다.² 그렇게 다국적 시민들이 거주하는 알제리 북서부의 항구도시 오랑(Oran)에서 멜훈과 유럽의 음악이 섞이며 새로운 장르인 라이가 탄생했다. 초반의 라이는 아랍 전통 악기에 흥겨운 리듬이 추가되는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신디사이저를 사용하는 등 현대화를 거듭하고 있다. 전자의 경우는 쉐브 마미(Cheb Mami)의 「Azwaw 2」, 후자는 칼레드의 「C’est La Vie」의 음악을 들으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비록 라이는 만들어진 지 100년이 조금 넘은 음악이지만, 20세기 후반을 기점으로 유럽과 아메리카에 퍼지며 팝 가수 스팅(Sting), 핏불(Pitbull) 등과의 콜라보도 꾸준히 진행되었다.

알제리인(人) 아버지를 둔 롤로 주아이 또한 아버지의 나라에서 유행하는 음악을 듣고, 이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본작의 트랙 중 「Ride」의 후렴구 메인 멜로디에서 아랍풍의 멜로디를 차용하며 라이를 자신의 스타일로 소화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를 보다 자신의 스타일에 적합하게 맞춘 트랙은 「Desert Rose」이다.(2001년 발매된 스팅의 앨범 『Brand New Day』에도 쉐브 마미와 함께 한 동명의 곡이 수록되어있다.) 아랍풍의 멜로디를 차용한 도입부와 아랍식 창법으로 아랍어 가사를 노래하는 아웃트로는 ‘라이’라는 장르를 본작에서 가장 적합하게 활용한 지점이라고 손꼽을만 하다. 도입부에서는 아랍식 멜로디를 자신의 스타일로 부르며 아랍의 분위기를 만들어냈다면, 마지막 부분에서는 아예 창법마저 아랍식(흔히 말하는 ‘꺾기’창법과 유사하다)으로 바꿔 노래하며 그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이러한 분위기는 흔히 통용되는 댄스음악 느낌의 라이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그 본질(아랍식 멜로디와 창법을 토대로 함)은 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본래 라이는 전통 음악의 틀을 가져왔고, 많은 팝 리스너에게 익숙하지 않은 장르이기 때문에 트렌드와는 간극이 벌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롤로 주아이는 이 장르를 자신의 스타일에 적합하게 바꾸는 변화를 시도했다. 그리고 그녀는 트렌디한 음악 사이에 약간의 괴리감을 주는 방식을 사용함으로서 본인의 음악이 가지는 매력을 한 단계 성장시켰다.

 

3. 가사 

롤로 주아이의 가사는 자신이 가진 돈・명예 등을 과시하는 최근 팝・힙합 장르의 가사 트렌드와 달리, 일상의 모습과 자신의 이야기를 절절하게 늘어놓는다. 앨범 명과 같은 제목의 트랙 「High Highs to Low Lows」에서 그녀는

“And I can’t wait to really get paid not just minimum wage,

 최저 시급만 받는 것도 지쳤어,

Fake gold on my hoops, real rips on my pants,

내가 낀 귀걸이는 도금이고, 바지는 일부러 찢은 게 아니야,

The Think it’s all Gucci but it’s 99 cents

사람들은 내가 입는 게 구찌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전부 싸구려야.”³

 

라고 말하며, 많은 아티스트가 이야기하는 ‘자기 과시’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인다. 이는 스웨깅(Swagging)을 위해 자신의 삶을 부풀리기 보다는, 현실적인 삶을 이야기하는 진실성을 보이는 것이다. 또한 이외의 트랙에서도 이러한 스타일의 가사를 통해 보다 진솔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Chevy Impala」와 「Out the Bottle」에서는 앞으로의 야망과 꿈을, 「Summers in Vegas」, 「Beacoup」에서는 사랑을 이야기하는데, 자칫 진부할 수 있는 이야기를 자신만의 화법과 독창적인 시선으로 풀어나간다.

아울러 롤로 주아이가 쓰는 가사의 또 다른 매력은 다양한 언어의 활용이다. 앞에서 이야기했듯 노래에서 프랑스어와 아랍어, 영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하기 때문에 리스너에게 있어서 음악 듣는 즐거움이 배가 된다. 그녀의 대표곡 「Moi」(‘나’라는 의미)에서는 도입부터 프랑스어로 쓴 가사가 나오며, 마지막 트랙 「Beacoup」에서는 곡 전체를 프랑스어로 채워나갔다. 또, 「Desert Rose」에서는 도입부에 “Inshallah(‘알라의 뜻대로 하옵소서’라는 의미)”와 아웃트로에 “Habibi(‘남성’이라는 의미, 여기서는 ‘내 사랑’으로 해석된다)”라는 아랍어가 등장한다. 이렇듯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는 능력을 적절하게 활용한 덕에 그녀의 음악을 듣다 보면 다채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자신의 신념이나 전반적인 삶의 모습, 앞으로의 목표,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는 점은 여타 아티스트의 데뷔작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자신의 언어능력을 백분 활용한 작사법, 좋은 기본기와 타고난 목소리를 통한 매력적인 보컬 등을 통해 다른 신예 아티스트와는 차별성 을 두었다. 그리고 앨범의 총괄을 맡은 스텔리오스의 프로듀싱 또한 큰 몫을 차지하며 그녀의 음악성을 높였다.

최근 그녀는 비슷한 포지션에 위치한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와 경쟁 상대로 평가받고는 한다. 둘 모두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독창적인 음악 스타일, 뛰어난 작사・보컬 능력을 가지고 있는 등 서로 비슷한 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 물론 언젠가는 두 신예가 마돈나(Madonna)와 신디 로퍼(Cyndi Lauper), 혹은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와 케이티 페리(Katy Perry)처럼 전 세계가 주목하는 라이벌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라이벌이 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선의의 경쟁과 그 에따라  만들어질 많은 음악들은 팬들의 귀를 즐겁게 할 것임이 분명하다.

  1. 소니뮤직 코리아(Sony Music Korea) 인터뷰 중 발췌.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0070864&memberNo=23554409&searchKeyword=%EB%A1%9C%EC%9A%B0%EB%9D%BC%EC%9D%B4%EB%8D%94&searchRank=60
  2. 브런치 글 “알제리음악 ‘라이’를 아시나요?” by Won Chu 참조 https://brunch.co.kr/@wonchu/17
  3. 가사 해석 by RSS from Hiph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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