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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ange, 『When I Get Home』

 

 

“And I won’t stop ’til I get it right. Good night.”

                                          –  「I`m a Witness」 中

 

  Solange가 2016년에 발매한 앨범 『A Seat at the Table』은 매우 성공적인 앨범이었다. 메인스트림 R&B의 클리셰를 탈피하고 다양한 프로듀서들과 협업해 만들어진 앨범은 음악적으로도 상당한 의의를 가지고 있었으며, 그 완성도 또한 출중했다. 또한 그 안에 담긴 노랫말은 흑인이 21세기 현재까지도 겪고 있는 인종차별에 대해 직접적으로 드러냈으며, 그를 바탕으로 흑인이 흑인으로서 가질 수 있는 자부심과 함께 흑인이 스스로의 자부심을 위해 행동하고 나아갈 수 있는 방향까지 보여줬다. 그렇게 매력적으로 짜인 앨범에 많은 이들이 감탄했으며, 웹진 Pitchfork에서 2016년 올해의 앨범 1위로 선정하는 등 평단의 찬사까지 한 몸에 받았다. 결국 그녀는 『A Seat at the Table』을 통해 또 다른 걸출한 아티스트 Beyoncé의 동생이라는 이유로 그녀와 비교되며 받았던 의심의 시선들을 완전히 걷어내게 되었다.

  여기에 Solange는 더 나아가 『A Seat at the Table』의 후속작은 자신의 고향 ‘휴스턴’(Houston)에 관한 이야기가 될 것이라는 예고를 한 바 있었다. 아티스트들이 작품 안에서 자신의 고향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일은 과거에도 많이 있었고, 지금까지도 많이들 하는 시도이다. 그러한 시도는 힙합으로 대표되는 블랙뮤직에서 주로 이루어진다. 힙합의 노랫말이 점차 발전을 거듭하던 시기의 흑인사회는(* 지금도 그러한 문제들은 여전히 산적해있지만) 만연한 인종차별과 사회적 불평등, 들끓는 범죄와 난립하는 갱스터 집단 등등 그 구성원들에게 매일같이 전쟁을 선사했다. 아티스트 본인이 자란 환경은 필연적으로 그들에게 영향을 끼치게 때문에, 자기과시와 같은 지극히 내면적인 노랫말이든, 사회비판과 같은 적극적인 노랫말이든 그것들은 아티스트 본인이 자란 환경을 그대로 담아내게 된다. 비슷한 환경에서 비슷한 풍경을 보며 자랐던 아티스트들은 그로 인해 서로에게 소속감 내지 유대를 품게 되고, 때문에 『Straight Outta Compton』에서 그들의 고향 ‘Compton’을 부르짖었던 N.W.A라던지, “I think of crime when I’m in a New York state of mind”라고 외쳤던 Nas 등과 같이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자신의 고향에 대해 말하게 되었다.

  Solange가 예고한 대로 그녀의 본작 『When I Get Home』은 그 제목과도 같이 Solange의 고향 휴스턴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다. 그녀가 본작에 휴스턴을 담아내는 과정은 “I love Houston”과 같은 노골적인 방식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트랙의 제목들이 먼저 눈에 띄는데, 「S McGregor (Interlude)」나 「Almeda」, 「Beltway」, 「Exit Scott (Interlude)」과 같은 휴스턴의 길이나 지명을 그대로 따온 트랙들은 본작의 배경을 알지 않아도 본작이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갈지 짐작하게 해준다. 또한 「Way to the Show」에서 ‘Candy Paint’(** 자동차 도색에 쓰이는 태양 아래서 금속 빛을 발하는 광택, 휴스턴에서 주로 사용했으며 휴스턴의 문화를 상징하는 소재로 이용되기도 한다)를 언급하는 등, 휴스턴의 문화를 고스란히 담아내기도 했다.

  “Some things I imagined / I saw things I imagined”이라는 노랫말이 반복되며 본작의 화자와 함께 꿈속에 빠지게 하는 인트로 트랙 「Things I Imagined」를 지나 「S McGregor (Interlude)」에서 기차를 예약해 그녀와 휴스턴으로 떠나게 된다. 그 뒤로 그려지는 노랫말들과 함께 마주하게 되는 것은 그녀의 세세한 노랫말을 통해 드러나는 휴스턴의 모습이고, 그와 동시에 그녀가 휴스턴 이야기를 담아내면서도 흑인 사회와 흑인들이 처한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놓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놀라게 된다. 「Down with the Clique」에서 화자는 휴스턴의 흑인들에게 자신들의 뿌리를 잊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며, 미국의 휴스턴이라는 지역과 아프리카 토착 흑인 사회가 교차된다. Solange가 어릴 적 휴스턴의 모습을 그려낸 「Way to the Show」를 지나 그녀는 「Dreams」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인내하고 기다리면 언젠가는 꿈이 이루어진다는 희망적 메시지를 전한다. 그러한 희망적 메시지는 그녀의 어린 시절보다 더 이전으로 돌아가 「Almeda」와 직면하는데, 「Almeda」에서 그녀는 휴스턴의 흑인 문화와 그 이상의 흑인으로서의 본질적 운명을 긍정하며(“Black faith still can’t be washed away / Not even in that Florida water So pour more drank”) 나아간다.

  그러한 긍정은 어쩌면 전작 『A Seat at the Table』과도 맞닿아있는 부분이고, 본작에서도 지속적으로 Solange의 방향성을 나타낸다. 세상의 두려움이 우리를 덮쳐도 빛을 찾아 앞으로 나아가야한다는 「Time (is)」, Gucci Mane과 능글맞게 서로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역경을 딛고 성공한 자신의 모습을 그 속에 보이는 「My Skin My Logo」 등에서 그러한 방향이 잘 드러난다. 그러면서도 「Binz」에서 “Dollars never show up on CP Time”이라는 노랫말을 대표로 하여 흑인들의 성공이 흑인 사회 전반에 깔린 고정관념을 변화시키지 못한다는 사실을 우려하고(*** CP Time : Color-People`s Time의 약자로, 흑인들은 시간관념이 없고 매사에 게으르다는 백인들의 고정관념), 이어지는 「Beltway」에서는 휴스턴의 ‘TX-8 Beltway’에서의 자신의 탄생을 직면함으로서 흑인-여성으로 태어난 자신의 운명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본다. 「Sound of Rain」에서는 전작의 트랙 「Don`t Touch My Hair」를 이어받아 흑인-여성이라는 교차적 정체성이 만들어내는 고유함에 대해 논한다. 본작의 노랫말이 만드는 서사는 엄밀히 말하면 일관적이지는 않지만, 그것이 Solange가 휴스턴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자신의 고향에 보내는 서사라는 점에서 일체성을 가지며, 무려 여섯 트랙이나 자리하고 있는 Skit이 각 이야기의 균형을 맞춘다. 모든 것이 바로잡힐 때까지 자신의 신념을 멈출 수 없다는 Solange의 결의가 담긴 마지막 트랙 「I`m a Witness」가 첫 트랙 「Things I Imagined」과 수미상관을 이룬 구조는 그 사이에 파편적으로 흩어지는 노랫말들을 감싸안으며 본작의 밀도를 높인다.

  전작 『A Seat at the Table』이 비교적 정통적이었다면, 본작의 사운드는 보다 다양한 사운드를 끌어안으며 변화를 추구했다. 재즈와 펑크, R&B, 네오-소울 등에서 영감을 얻어 제조된 사운드는 기분 좋고 따뜻한 바이브를 조성하며, 더욱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된 신시사이저와 전자음들이 그러한 바이브 조성에 큰 도움을 준다. 가령 첫 트랙 「Things I Imagined」 같은 경우 차분한 일렉트릭 피아노 연주와 그 뒤에서 한껏 흩날리는 전자음들이 대조되어 보다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함과 동시에 반복되는 Solange의 보컬과 시너지를 내 우리를 꿈결로 이끈다. 또한, 특히 본작의 사운드에 주목해야할 점은 「Almeda」, 「Sound of Rain」 등 본작의 구석구석에서 드러난 힙합의 문법인데, 그것들이 ‘Chopped & Screwed’ 기법으로 쓰였다는 것이다. ‘Chopped & Screwed’는 휴스턴의 DJ Screw에 의해 본격화된, 보컬이나 랩, 사운드, 비트 등을 예상 못할 방향으로 쪼개고 뒤섞으며 변주하는 기법인데, 그것이 휴스턴의 힙합을 대표하는 기법이라는 것을 떠올려보면 휴스턴에 보내는 서사를 담은 본작의 정체성에 한층 힘을 보탠다고 할 수 있다.

  노랫말에서부터 사운드의 구성까지 Solange는 본작에 휴스턴을 오롯이 담아내었고, 그러면서도 『A Seat at the Table』에서 보여주었던 사회적 메시지까지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끌어안으며 우리가 Solange에게 기대했던 모든 것을 충실하게 재현하였다. 『A Seat at the Table』의 성공 탓에 그에 비견되는 앨범을 후속작으로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심의 시선도 있었지만, Solange는 방향을 전환하며 그 의심을 멋지게 부숴내었다. 그녀가 보여준 휴스턴의 풍경은 우리의 뇌리에 남고, 그녀가 휴스턴 출신의 흑인으로 성공하여 휴스턴 사람들에게 전하는 소망은 그와 같은 경험을 하지 않은 우리의 마음까지도 저릿하게 한다. 그녀가 휴스턴에 보내는 깊은 사랑만큼 그녀의 음악적 세계는 깊고 단단하며, 본작의 마지막 트랙에서처럼 우리는 그녀가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기에 그녀의 다음 행보를 기대하게 된다.

 

 

  * 비록 본 리뷰에서는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Solange는 본작과 함께 <Texas Film>이라 불리는 33분의 단편 영상물을 같이 소개하였다. 본작의 모든 곡들을 배경음악으로 삼고 있고, 다양한 요소들을 담고 있어 단순히 부차적인 요소로 치부하기 어렵다. 본작과 <Texas Film>을 같이 보는 것도 우리의 감상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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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듣고, 글을 씁니다.
http://www.tonple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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