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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 B, 『Stranger』

글을 쓰고 있는 현재(2019.03) 엠넷(Mnet)의 힙합 프로그램, 고등래퍼의 세 번째 시즌이 진행 중이다. 지원자 모두가 독특한 스타일을 뽐내며 프로그램을 뜨겁게 달구고 있지만, 재미는 예전에 비해 부족해 보인다.속편은 본편을 못 따라간다는 말처럼, 많은 시청자들은 이전 시즌 참가자들을 그리워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언급되는 참가자는 시즌1의 우승자 양홍원, 영비(Young B)이다.


쇼미더머니 출연과 고등래퍼 1의 우승 이후 인디고 뮤직(Indigo Music)에 들어간 영비는 입단1년 만인2018년8월, 첫 번째EP 『SOkoNYUN』을 발매했다. 그는 첫 앨범에서 특유의 강렬한 랩 대신 릴 핍(Lil Peep), 텐타시온(XXXTENTACION)이 떠오르는 이모 랩(Emo-Rap)을 선보였다. 처음에는 팬과 리스너 모두에게 호불호가 갈렸지만, 곧 수작이라는 평을 받았다. 영비의 새로운 모습과 컨셉이 자리잡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반년 뒤 발매된 정규 앨범 『Stranger』를 통해 영비는 자신의 모습을 더욱 확실히 못 박았다. 발음을 뭉개면서도 뛰어난 발성으로 이를 돋보이게 하는 특유의 래핑과 함께 이모 랩 느낌이 물씬나는 싱잉 랩을 구사하며 앨범은 더욱 암울한 분위기를 풍긴다. 이로써 이번 정규 앨범은 지난EP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알게 한다. 

앨범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싱잉 랩이다. 이전 앨범에서 보여준 텐타시온과 트리피 레드(Trippie Redd)를 적절히 섞은 듯한 싱잉 랩은 독특한 감상을 남긴다. 특히 「Gray」등의 트랙에서는 앞서 언급한 영비 특유의 랩 스타일을 결합한 싱잉 랩을 보여주며 새로운 스타일을 구축했다. 또한 대부분 트랙의 훅을 스스로 메이킹한 점이 인상적이다. 그가 보여주는 보컬에서 완벽한 화음이나 중독성을 찾을 수는 없었으나,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를 돋보이게 하는 멜로디를 차용해 국내에서 보기 힘들었던 완성도 높은 이모 래핑을 선보였다. 

영비를 생각할 때면 빼놓을 수 없는 강렬한 랩 또한 앨범의 완성도를 높인다.「SOkoNYUN Freestyle」, 「Next?」 등에서 보여주는 특유의 랩은 지루해질 뻔한 이모 랩 트랙 사이에서 그 빛을 더 발한다. 다만 아쉬운 점은 트랙 배치다. 이모 랩 적인 트랙과 강렬한 트랙들이 적절히 섞이지 못한 탓에 중간중간 지루함을 만들어 낸다. 결국 어느 한 쪽의 분위기도 제대로 끌어가지 못한 채 앨범이 끝나게 된다. 

물론 이런 지루함을 지우려는 시도도 엿보인다. 특히 피처링 진들의 활약이 눈에 띄는데, 더콰이엇(The Quiett), 스윙스(Swings), 도끼(Dok2) 같은 베테랑과 동시에 신예 쿠지(kuzy), 210, 스키니 브라운(Skinny Brown), 홈보이(Homeboy)를 참여시킨 점은 꽤나 인상적이다. 또한 같은 회사 식구인 저스디스(JUSTHIS), 윤훼이(Yunhway), 씨잼(CJAMM)의 랩 또한 매력적이다. 

가장 매력적인 피처링을 보여준 멤버는 210과 윤훼이, 저스디스다. 210은 두 트랙에 참여했는데, 두 번째 트랙 「SOkoNYUN Freestyle」에서는 키드밀리를 연상케 하는 플로우로 이목을 끌며 이어 나오는 영비의 랩을 더욱 부각했다. 이어 「REVENGE」에서는 미드 하이톤에 영어로 벌스를 가득 채우며 타블로(Tablo)의 랩을 연상케 했다. 물론 다른 사람이 떠오르는 음악이 좋다고 말할 수는 없겠으나, 필자는 다양한 톱 래퍼들의 모습을 떠오르게 하는 것 또한 새로운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이어「junky」에 피처링한 윤훼이는 그녀의 강점인 멈블 싱잉 랩을 화려하게 선보인다. 영비의 훅을 그대로 카피하여 해당 라인의 중독성을 높인 점 또한 높게 살 만하다. 마지막으로 「Business class」에서 모습을 보인 저스디스는 앞서 나오는 영비의 빽빽한 랩을 이어받아 특유의 유려한 플로우로 이를 멋지게 마무리했다. 또한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를 섞으면서도 자신의 플로우를 이어가는 모습은 기본기 탄탄한 랩의 정석을 보는 듯했다.

여기에 화룡점정을 찍는 건 판다 곰(Panda Gomm)의 프로듀싱이다. 13 트랙 중 무려9곡을 담당한 판다곰은 지난 EP에 이어 영비와 호흡을 맞췄다. 판다 곰 외에도6명의 프로듀서가 참여했지만, 가장 많은 트랙에 참여한 판다 곰의 활약을 따라오긴 벅찼다. 게다가 「SOkoNYUN Freestyle」 같은 트렌디한 트랩 비트부터 「ILOVEUMYSIS」의 로파이한 비트까지 다양한 컨셉의 장르를 보여준 판다 곰의 프로듀싱은 앨범을 빛낸 숨은 공신이다.

아직 20세라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침에」, 「TEEN TITANS」, 『Stranger』등 다양한 컨셉을 통해 영비는 자신의 무궁무진한 능력을 자랑했다. 처음에는 그저 랩만 잘하는 줄 알았지만, EP와 정규앨범을 차례로 발매하면서 보컬과 싱잉 랩 마저 잘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알린 셈이다. 첫 번째 정규 앨범임에도 이 정도의 퀄리티와 다양한 컨셉 차용을 보여준 영비의 욕심이 다음 앨범에서 어떻게 발휘될지가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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