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 사실 이 앨범이 강조하고 있는 것들은 꽤 여러 가지가 있는 셈이다. 수록된 곡의 개수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하는 앨범이다.
Reviews
워나, 「When I Was Dead」
장희진, 『Dream Signal』
오헬렌&최솔, 『Oh』
소닉픽션, 『유령의 집』
내게 중요한 것은 「Seoul Map」의 요구를 「밤이연주하는침묵이시끄러운소리를낸다」의 식탐으로부터 분리시키는 일인 듯 보인다. 장소들이, 그곳에서의 삶들이, 그곳에서 났던 소리들이 상실될 때의 그 폭력성과 고통을, 「Seoul Map」 안에 집어삼켜진 내용으로만 사고한다면 그것은 교만일 것이다. 그것은 「Seoul Map」이 재생될 때 동시에 기억될 수는 있겠지만, 「Seoul Map」의 내부로 빨려 들어가 수축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요구는 레코드에서부터 레코드 바깥으로 향해야 한다. 문제가 제기되는 수준은 레코드나 음악의 내부여서는 안 된다. 문제가 제기되어야 하는 그 곳에서는, 차라리 레코드가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도 말해야 할 것이다. 「Seoul Map」의 요구는 「Seoul Map」에서 벗어나야 하고, 서울과 여러 다른 도시들의 사라졌거나 사라져가고 있는 장소들로 뻗어가야 한다.
카코포니, 『夢』
Salamanda, 『Our Lair』
선우정아, 「배신이 기다리고 있다」
유래, 『YR-TV』
그러나 유래의 글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시위를 겨눈다. 유래는 『YR-TV』를 듣는 이가 이 앨범을 관조하거나 반성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유래는 청자에게 앨범에 대한 주의를 전면적으로 철회할 것을 권장한다. [……] 그것이 유래의 라이너노트에서 독해할 수 있는 도발성이며, 역설적인 급진성이다. 집중 받지도 감상되지도 않을 『YR-TV』는 스스로 (고전적인 의미의) 작품이기를 스스로 포기할 것이다. 그렇다면 유래는 더 이상 작품으로 생각되지 않을 작품을 들려주고자 뜻한 셈일 테다. 유래의 글은 비-작품에 대한 관념을, 또는 작품에 대한 새로운 관념을 요청한다.